“주민자치회 시범사업 확대 …권역별 맞춤형 사업 추진”

[대전투데이 대전= 이정복 기자] 장종태 대전 서구청장은“2020년은 새로운 비전의 해이다. 구민께 드린 약속을 실천해 구체적 성과를 내야 하는 중요한 시점이기도 하다. 밀려오는 도전 앞에 당당히 맞서기 위해서는 익숙함과 관행으로부터 벗어나 더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자세를 가져야 한다”고 새해 신년사를 통해 밝혔다.

장 청장은 2020년 구정 운영 사자성어로 '신심직행'(信心直行)으로 선정했다. '옳다고 믿는 바를 곧바로 실행에 옮긴다'는 뜻으로, 적극적이고 속도감 있는 행정을 펼치겠다는 의지다. 대전투데이는 2020년 경자년(庚子年) 새해를 맞아 장종태 대전 서구청장을 만나 지난해 구정성과와 올 한해 역점 정책 등에 대해 인터뷰를 했다. <편집자 주>


▲지난해 가장 기억에 남는일 하나만 꼽는다면?

지난해는 대전 서구에 유난히 경사도 많았습니다. 그래도 한 가지를 꼽으라고 하면, 지난봄 첫 번째 ‘행복동행 동네 마실’을 떠났던 기성동에서의 기억입니다. 생활 형편이 어려운 어르신 댁을 찾아 도배와 장판도 교체하고 집 청소도 하는 봉사활동을 펼쳤는데요. 어르신께서 “곰팡이와 먼지 때문에 생활하기 불편했는데, 깨끗하게 수리되어 너무 기쁘다”며 좋아하시는 데 제가 더 기쁘더라고요. 작은 일이라도 주민과 함께할 때 힘이 솟는다는 사실도 새삼 깨달았습니다.

▲상복(賞福)도 많았던 해였습니다. 비결은 무엇인지?

사실 특별한 비결이 있는 것은 아니고요. 직원들의 참신하고 혁신적인 아이디어, 그 아이디어를 구현하려는 열정, 또 이러한 행정에 적극 참여해주시는 주민들의 관심이 삼위일체가 되었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생각합니다. 지난 10월의 마지막 날이었죠. 대전 서구가 올해 처음 시행한 ‘민·관·학 공영장례’가 공공서비스 혁신 대통령상을 받았다는 기쁜 소식을 구민들께 전해드렸습니다. 고독하게 생을 마감하는 무연고 사망자가 외롭지 않게 떠날 수 있도록 보살피는 정책인데요. 비록 수혜자가 소수이더라도 인간의 존엄성과 관련된 일이어서 더 뜻깊게 생각합니다.

▲공약을 잘 지키신다고 큰 상도 받으셨다는데?

지난 7월 전국 기초단체장 매니페스토 우수 사례 경진대회에서 최우수상을 받았고요. 이에 앞서 민선 7기 공약실천계획서 평가에서도 4년 연속 최우수(SA) 등급을 받았습니다. 또 인구정책 유공 국무총리 표창, 대한민국지식대상 우수상, 공공부문 인적자원개발 우수기관 인증, 지방자치행정대상 대상 등 중앙부처와 민간단체로부터 굵직한 상을 여러 개 받았습니다. 상 많이 받았다고 자랑하려니 조금 부끄럽기도 한데요. 하지만 제 개인이 아니라 대전 서구와 구민, 그리고 직원 전체가 받은 것이기에 마음껏 자랑해도 될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 상을 받기 위해 열심히 일한 게 아니라, 열심히 일하다보니 받은 상이라 더 기쁘고 자랑스럽습니다. 직원들에게도 늘 ‘수상(受賞)을 목표로 일하지는 말자’고 강조합니다.

▲소통에도 많은 관심을 기울였다고 하던데요.

그야말로 소통의 시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런데 이게 말처럼 쉽지 않지요. 진정한 소통은 ‘내가 이야기’ 하는 게 아니라 ‘상대방의 이야기를 듣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가급적 많이 듣기 위해 노력한 한 해였다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주민에게 다가가 현장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구정을 살피기 위해 ‘행복동행 동네 마실’을 다녔고요. 행정의 최일선인 동 행정복지센터를 방문해 직원들과 식사를 하고 이야기를 듣는 ‘행복 밥상’도 운영했습니다. 이렇게 직접 마주하고 들을 수 없는 이야기를 듣기 위해 온라인 소통 창구인 ‘행복동행 대나무숲’도 개설했어요. 또 매월 두 차례씩 점심시간을 이용한 서구청 내 음악방송인 ‘서통방통’도 시작했습니다.

▲주민 참여를 통한 자치분권을 늘 강조하셨는데?

민선 7기로 접어들면서 지방자치의 패러다임도 크게 바뀌고 있습니다. 단순히 지자체가 구민들을 위해 무엇을 해 줄 것인지를 고민하던 시대에서, 구민들이 지방행정에 어떻게 참여할지를 고민하는 시대가 된 것입니다. 우리 동네의 중요한 일을 주민들이 결정하고, 예산도 세우고, 직접 실행도 하는 그야말로 진정한 ‘풀뿌리 민주주의’인 셈이죠. 대전 서구에서도 갈마동에서 최초로 주민자치회가 출범해 ‘주민이 주인이 되는 주민자치’를 구현하고 있습니다. 이와 별개로 대전 서구에서는 지난 2011년부터 ‘주민 참여 예산제’를 시행하고 있으며, 지난 6월에는 ‘1004 주민정책참여단’을 발족해 주민의 정책 참여를 높이고 있습니다. 목표 인원인 1,004명에는 조금 부족하지만, 구정을 투명하고 책임감 있게 운영하려는 취지이니 구민 여러분의 더 많은 관심을 당부드립니다.

▲경자년 새해 계획은?

먼저, 자치분권 역량 강화에 집중하겠습니다. 올해는 정부의 핵심 국정과제인 자치분권이 임기 후반기를 맞아 좀 더 구체화되고 보다 성숙한 단계에 접어들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에 발맞추어 제도의 변화를 온전히 수용할 수 있는 내적 역량을 높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이를 위해 풀뿌리 민주주의 실현의 장인 주민자치회 시범사업을 3곳으로 확대 시행하겠습니다.

행정 과정에 실질적 주민참여를 보장하기 위해 지난해 출범한 주민정책참여단과 동(洞) 주민참여예산제를 활성화 시키겠습니다.

또한, 마을자치 역량 강화를 위해 마을활동가 아카데미와 더불어 마을캠프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가겠습니다.

재정분권 없는 자치분권은 무의미합니다. 재정분권 과정에서 기초지방정부가 소외되는 일이 없도록
정당한 권리에 대해 강한 목소리를 내겠습니다. 이어서 국가적 현안인 일자리 창출에 속도를 내겠습니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습니다.

경기침체가 지속되면서 서민들의 삶은 팍팍해지고 청년들의 취업기회는 갈수록 줄어들고 있습니다.

시대적 과제인 일자리 문제 해소를 위해 중앙부처 및 시의 고용정책과 연계한 일자리 창출 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해 나가겠습니다.

청년층 직업체험, 해외취업 컨설팅, 맞춤형 취업훈련 등 다양한 취업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청년일자리의 양과 질을 개선해 나가겠습니다.

또한, 보다 많은 사회적경제 기업이 지역에 뿌리내릴 수 있도록 지원에 힘쓰겠습니다.

아울러, 전통시장 주차환경 개선과 시설 현대화 사업으로 전통시장의 안전성과 편의성을 한 단계 높이겠으며

소상공인이 안정적인 경영활동에 전념할 수 있도록 금융지원을 비롯한 다양한 노력을 펼치겠습니다.

다음으로 문화와 교육의 품격을 한 단계 높이겠습니다. 문화와 교육은 서구의 핵심 경쟁력입니다.

금년에는 한층 더 업그레이드된 모습으로 구민의 행복지수를 향상시킬 것입니다.

5회째를 맞이하는 서구힐링 아트페스티벌은 정부지정 축제로 발돋움 할 수 있도록 내실을 다지고 완성도를 높이겠습니다.

또한, 시기별‧테마별 다양한 문화 공연을 마련하여 일상에서 문화예술을 누릴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습니다.

탄방길 작은도서관을 개관하고 공‧사립 작은도서관에 대한 지원을 강화해 생활 속 도서관 문화를 정착시키겠습니다.

서구행복이음 혁신교육지구 사업을 통해 배움의 공간을 마을로 확장하고 교육 1번지 도시로서의 위상을 확립하겠습니다.

아울러, 정부의 생활 SOC공급 확대정책과 연계한 공모사업에도 발 빠르게 대응하겠습니다.

아울러, 구민 건강과 복지 증진에 더욱 힘쓰겠습니다. 100세 시대를 맞아 건강은 단순히 아프지 않은 것 이상의 의미를 갖습니다.

생애주기별 맞춤형 건강서비스의 질을 높이고 전담부서를 신설해 구민 건강관리에 적극 대응하겠습니다.

복지정책의 큰 방향은 보편적 복지를 확대하고 복지 사각지대를 최소화하는 것입니다.

‘지켜드림, 안아드림, 보내드림’사업을 통해 사회적 단절가구에 대한 안전망을 구축하겠으며 취약계층인 어르신, 장애인을 위한 맞춤형 일자리와 사회활동 지원을 확대하겠습니다.

또한, 여성친화 행복마을 조성, 어르신 청춘회관 건립 등 사회적 약자를 위한 인프라 구축을 차질 없이 추진하고

아동친화도시 조성사업에도 속도감을 높여 아이부터 어르신까지 다 함께 행복한 복지환경을 만들어 나가겠습니다. 그리고, 조화로운 균형발전에 박차를 가하겠습니다.

둔산권역에서는 둔산센트럴파크 조성과 연계된 공원정비 사업으로 도심 속 녹지공간을 특성화하겠으며 지역의 새로운 랜드마크가 될 갈마동 복합커뮤니티센터가 조기에 착공될 수 있도록 행정력을 집중하겠습니다.

원도심권역에서는 주민 주도의 도시재생 뉴딜사업을 로드맵에 따라 계획대로 진행하고 매천가도교 개량사업, 용문동 청사 신축을 통해 서구 원도심의 면모를 일신해 나가겠습니다.

신도심권역에서는 구봉지구 교육‧연수 클러스터 조성사업이 원활히 추진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습니다.

아울러, 천혜의 자연자원을 가진 기성권역에서는‘노루벌 구절초와 반디의 숲 체험원’을 조성해 구민의 녹색복지 체감 수준을 높이고 장태산휴양림 주변 힐링 테마공원 조성 사업에도 속도를 높여 나가겠습니다.

▲끝으로 구민들께 전하고 싶은 당부 말씀이 있다면?

마을 행사에서 한 주민이 이런 말씀을 했던 기억이 납니다.“큰일뿐 아니라 작은 일에도 관심을 기울여줘서 고맙다.” 저는 이 말씀을 칭찬이 아니라 그렇게 해달라는 당부이자 요청으로 들었습니다. 소외와 격차 없는 복지도시, 조화로운 균형도시, 뿌리가 튼튼한 일자리 경제도시, 주민이 주인인 자치도시, 사람이 먼저인 인본도시 건설은 대전 서구의 역점시책이자 기본적인 철학입니다. 작은 일, 소외된 곳, 소외된 사람을 위해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이는 구정을 펼쳐나가도록 하겠습니다. 많은 애정과 관심 당부드립니다. 감사합니다.

대담= 이정복 편집부국장 ·정리= 김태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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