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智德體를 겸비한 지역인재 양성 ‘50년’… 대전 명문사학 이끌 터”

어려운 교육 환경속에서도지역 인재 양성에 앞장서온 강형천 동준학원 이사장.

[대전투데이 대전= 이정복 기자] 2020년 경자년(更子年) 새해가 밝았다. 저마다 한해의 소망을 담아 새해 설계를 짜느라 분주하다. 강형천(70세) 학교법인 대전 동준학원 이사장에게도 올 한해는 의미가 크다. 지난해 동준학원이 설립 50년을 맞았고, 이제는 어엿한 대전지역 중견 학원으로서의 입지를 다져야 하기 때문이다. 강 이사장은 교육의 제1 목표는 무엇보다 학생들의‘인성교육’이라고 강조한다. 바른 인성교육이야 말로 학교가 추구해야 할 소중한 덕목 중의 하나이기 때문이다. 대전투데이는 2020년 경자년(庚子年) 새해를 맞아 어려운 교육환경 속에서도 꿋꿋이 지역 인재 양성에 앞장서온 강형천 동준학원 이사장을 만나 그의 교육 철학과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인터뷰를 했다. <편집자 주>


▲이사장님 경자년(庚子年) 새해가 밝았습니다. 새해 덕담 한 말씀 해주시죠.

경자년(更子年) 새해 모든 가정에 건강과 행복이 함께하시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그리고 우리 동준학원 가족들도 올 한해 모두 소원성취 하시기를 바랍니다. 올해는 우리 동준학원이 한 걸음 더 나아가 우리 대전을 대표하는 사학으로 거듭나기를 기원해 봅니다.

▲동준학원의 설립 취지는 무엇입니까.

동준학원은 ‘인간의 사명은 봉사’임을 깨닫고 어려운 환경에서 돈이 없어 진학 못하는 청소년을 위해 봉사하겠다는 저의 부친이신 설립자 강동준 박사의 철학을 바탕으로 1969년 설립됐습니다. 동준학원의 역사는 사실 50년이 훨씬 넘습니다. 1953년에 설립한 도원농림학교가 동준학원의 전신으로 대전공과학교를 거치면서 지역의 가난한 학생들에게 배움의 기회를 제공하다가 1969년 법인 설립 이후에 본격적인 후학양성의 길을 걷게 됐습니다. 저희 학원의 건학이념을 ‘봉사자 육성’으로 정한 것도 바로 아버님의 고귀한 교육철학을 받들고자 한 것입니다. 그리고 교육지표는 ‘우리는 천체(天體)의 중심, 우주(宇宙)의 등대, 저 북극성(北極星)과 같이 인류역사의 길잡이가 됩시다’입니다.

▲부친께서 교육사업에 헌신하게 된 계기는 무엇입니까.

부친께서는 가정형편이 매우 어려운 집안에서 태어나셨습니다. 공부는 잘했지만 집안 형편이 어려워 중학교는 야간학교를 다닐 정도로 고생하시면서 공부를 했습니다. 이러한 것이 한(恨)이 됐었는지 부친께서는 돈을 벌면 어려운 학생들을 위해 학교를 설립해야겠다는 생각을 항상 간직하고 계셨습니다. 그래서 광산사업에서 번 돈으로 고향인 대전에 1954년 도원 농림학교를 설립하게 된 것입니다.

대전제일고 학생들과 교정에서 기념 촬영한 강형천(첫째줄 왼쪽에서 네번째)동준학원 이사장.

▲동준학원은 여러번 교명이 변경됐지요.

1954년 도원농림학교를 시작으로 1965년 대전공과학교를 거쳐 1969년 학교법인 동준학원이 설립됐고, 1970년 대전제일중학교(전 대전북중학교), 1979년 대전 북상고로 출발, 1985년 대전북고등학교로 교명을 바꾸고 인문계 비 적용지역학교로 학생들을 모집해왔습니다. 그리고 2007년 3월 평준화 학교로 전환되면서 교명을 ‘대전제일고등학교’로 변경했습니다.

▲이사장님의 교육철학은 무엇인지요,

우선 학교는 학생들은 가고 싶은 학교, 선생님들이 머물고 싶은 학교로 만들고, 학부모님들이 보내고 싶은 학교를 만들자는 것이 저의 교육철학입니다. 그리고 즐거운 학교, 안전한 학교, 재밌는 학교, 아름다운 학교, 깨끗한 학교를 지향하고 있는데 동준학원 구성원들이 잘 따라주며 전국 최고의 학교를 만드는데 동참해주고 있습니다.

▲이사장님께서는 평교사를 거쳐 이사장이 되신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네. 저는 충북대 사범대 체육학과를 졸업했습니다. 당시엔 국립대 사범대를 졸업하면 교사자격증이 주어졌습니다. 그래서 교사의 길을 걷게 됐구요. 저는 대학 졸업후 부친께 다른 학교에서 교사 생활을 하면서 많은 것을 배우고 난 뒤 부친께서 설립한 학교에서 근무하겠다고 말씀 드렸습니다. 그러던 중 부친께서 저에게 “고등학교를 설립해야겠으니 네가 도와주어야겠다. 학교로 와서 근무하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래서 저는 부친께서 세운 학교에서 근무하는 대신 조건을 걸었습니다. 집에서는 아들이지만 학교에서는 다른 선생님들처럼 동등하게 교사로 대우해 달라고 말씀 드렸습니다. 저는 학교에서 평교사로 재직시절, 법인에 대한 인사나 재산관리는 절대 관여하지 않았고, 교감과 교장을 거쳐 현재 이사장 자리에 앉은 것입니다.

▲학교 운영에 많은 어려움도 있었지요.

우선 우리 학교는 다른 학교에 비해 학교 시설이 낙후됐습니다. 그래서 학생모집에 많은 어려움이 있었던 것도 사실입니다. 왜냐하면 학부모들은 우선 자녀들의 학교를 선택할 때 소프트웨어(교육프로그램)보다는 하드웨어 즉, 건물 등을 먼저 보잖아요. 그래서 저는 교감이 됐을 때 오토바이를 타고 진잠중학교, 유성중학교, 신탄중앙중학교, 충남중학교, 가오중학교,복수중학교 등 대전지역 중학교 등을 일일이 돌며 학생모집에 손수 나섰습니다.
또 여러 번 교명을 바꾸다보니 지역사회에서 학교에 대한 이닞도가 많이 뒤떨어져 학교 홍보에 상당히 어려움이 많았는데요. 당시 선생님과 행정직원들이 모두 합심해 학교발전에 노력한 결과가 명문고로 발전한 원동력이 된 것 같습니다.

▲학교이름을 대전북고에서 대전제일고로 변경한 이유는 무엇입니까.

학교 이름을 ‘대전제일고’로 바꾼 것은 평준화 적용과 함께 학력 인성 진학 등 모든 부문에서 최고가 되고자 하는 의지의 표명”입니다. 전 구성원이 ‘변해야 산다’는 슬로건 아래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습니다. 또한 교명 변경과 함께 학교시설 확충에 전력을 다했습니다. 학교 환경 개선을 지난 2006년 600석 규모의 식당, 17교실의 특별실, 다목적체육관을 건립했습니다. 또 학생들의 학력 증진을 위해서 교사들은 전공교과에 대한 석박사 학위를 취득하고 교과 연구대회에도 적극 참여하고 있습니다.

강형천(세째줄 왼쪽에서 다섯번 째) 대전 동준학원 이사장이 학교 교육이념 표지석에서 학생들과 기념사진을 촬영한 모습.


▲이사장님의 교육철학은 무엇인지요.

우리 학교에 자녀를 처음 보낸 학부모는 혹시 자녀가 불량학생에게 피해를 입지 않을까 염려를 합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학생들의 본성을 알고 학부모가 먼저 학교에 대한 신뢰를 보내옵니다. 저의 교육철학은 수혜자가 감동하는 교육 실천을 위해 눈높이 교육을 하자는 것입니다. 그리고 학생들을 위해 가장 배려하는 것은 언어의 사용이다. 선생님의 격려 한마디는 학생의 인생을 바꿀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 학교 교사들은 학생 저마다 가진 소질을 격려함으로써 학생들에게 자신감을 심어주고 있습니다.

▲대전지역 사학 가운데 유일하게 야구부를 창단했는데요,

제 전공이 체육학이다보니 항상 체육부에 대한 관심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저희 학교를 대표하는 야구부를 지난 2017년 창단하게 됐습니다. 그런데 야구부를 창단한다는 것이 쉽지만은 않았어요. 우리 학교 야구부 창단은 대전지역 중학교 야구부에서 운동하고 있는 학생들에게 야구선수의 꿈과 희망을 살리는 중요한 계기가 되며, 대전지역 초.중.고 엘리트 야구선수들을 육성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그리고 앞으로 야구부가 우리 동준학원을 빛낼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합니다.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말씀해 주시죠.

교육은 하드웨어 못지않게 시대적 흐름에 맞게 소프트교육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제4차 산업혁명시대에 맞는 인재양성을 위해서는 다양한 교수법이 개발돼야하고, 창의성 있는 교육, 학생들의 소질과 능력을 개발하는 교육이 진행돼야 할 것입니다. 특히 우리 동준학원의 설립 취지에 맞는 인성교육에도 더욱 매진해 나갈 것입니다. 그리고 저출산시대로 앞으로 학생모집에 많은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래서 고등학교에서도 앞으로 동남아 등에서 학생들을 유치해야 한다고 봅니다. 대학만 외국에서 학생들을 유치할 것이 아니라 고등학교에서도 학생들 유치에 나서야 할 것입니다. 현재 일부 학교에서 시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우리 학교도 앞으로 시행중인 학교를 방문해 적극 벤치마킹할 계획입니다.

대담= 이정복 편집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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