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째 양봉업 외길 인생… ‘꿀벌 박사’로 불러주세요”

[대전투데이 대전= 이정복 기자] 양봉사업으로도 부자가 될 수 있다는 교훈을 준 양봉업자가 있어 화제다. 그 주인공은 대전 서구 기성동 장태산 기슭에서 40년째 양봉사업을 하고 있는 딴지꿀농원 박근호(60·사진)대표가 그 주인공. 박 대표는 1년에 딱 3개월, 꿀벌이 왕성히 활동하는 계절에 큰 돈을 벌어 이미 TV방송(채벌A 서민갑부)에 소개될 만큼 유명세를 탔었다.

박 대표의 양봉업에 대한 사랑은 각별하다. 그래서 그를 주위에서는 ‘꿀벌 박사 ’라고 할 만큼 벌에 대한 지식도 해박하다. 단순히 책에서 배운 이론보다는 실제로 현장에서 벌과 오랫동안 함께하며 벌에 대한 습성에서 양봉사업을 하기까지 양봉에 대해선 단연 우리나라에서는 최고라 할 수 있다.

박 대표가 양봉업과 인연을 맺은 것은 그의 나이 겨우 18세. 폐결핵에 걸리신 아버지가 꿀과 로열젤리를 먹고 호전되는 모습을 보고 양봉을 시작했다. 그 이후 차곡차곡 모은 돈으로 벌통 30군을 구매해 본격적으로 양봉사업에 뛰어들었다. 당시 외삼촌이 양봉업에 종사했던 것도 박 사장이 이 업계에서 성공했던 든든한 후원자이자 은인이기도 하다.

박 대표의 양봉업에 대한 사랑과 열정은 그의 인생이기도 했다.

그는 꿀벌을 키우며 꿀벌의 생활을 알고 자연환경에 그리고 인류의 먹거리를 생산하기위해 꼭 필요함을 알고 무에서 유를 창출해(없어지고 마는 꽃에서 꿀과 화분 푸로폴리스 등) 국민 건강에 크게 기여하고, 꿀벌에게서 질서를 배우고 희생과 공존 무리를 다스리는 리더쉽도 배우며 40년 넘게 외길을 걸었다.

하지만 그가 지금 억대연봉의 양봉사업에 성공하기까지는 그리 순탄치는 않았다.

양봉업 사업초기 벌에 쏘여 보건소에 실려 간 박 사장은 그가 벌 알레르기 체질이라 자칫 잘못되면 죽을 수도 있다는 소식도 전해듣기도 했다. 하지만 벌 알레르기 체질은 딱히 치료약도 없어 지금도 이러한 신체적 약점을 극복하고 이 일에 전념하고 있다.

박 대표는 향후 양봉업이 우리 농가에 큰 수익원이 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이러한 사업비전에 비해 정부에서의 양봉업에 대한 지원은 여전히 열악하다.

박 대표는 “우리나라 국토의 70% 이상이 산지로 이뤄져 있다. 이러한 천혜의 입지조건은 국내 양봉산업 발전에 큰 기회라고 말할 수 있으나, 그동안 양봉산업을 바라보는 정책 당국의 관심과 의지가 많이 부족하다"면서 “드넓은 산지에 비해 양봉농가가 꿀을 생산할 수 있는 다양한 밀원이 부족한 게 현실이다. 따라서 체계적인 밀원수 조림과 한편으로는 잘 가꾸어진 기존 밀원수를 보호하고 육성할 수 있는 근본적인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박 대표는 이외도 “기후변화에 따른 농가의 생산성 악화, 벌꿀등급제 시행, 꿀벌 질병 대책, 의무자조금 도입, 양봉연구소 개설 등 주요 현안들이 산적해 있다”면서“이러한 여러 문제를 하나하나 소통을 통해 조율하여 현장의 목소리를 정책으로 반영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대표는 양봉업에 대한 정부의 지원을 끊임없이 요구해온 결과,‘양봉산업의 육성 및 지원에 관한 법률 제정안’(이하 양봉산업육성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국가 차원에서 양봉산업을 육성·지원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는데 큰 공헌을 했다.

양봉산업 육성법에는 ▲5년마다 양봉산업 종합계획 수립 ▲양봉산업 전문인력 양성 ▲꿀벌 신품종 개발·연구 및 기술 지원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밀원식물 조성 의무 등의 내용이 담겼다.

이 법률제정으로 그동안 어려움에 처해있던 우리나라 4만 양봉농가들에게 큰 힘이 됐다.

한편, 박 대표는 (사)한국양봉협회 대전지회 사무국장, 대전지회장 4선(12년)을 역임하고 현재 양봉협회 수석 부회장을 역임하고 있다.

그리고 지난 2015년도는 한국 최초로 세계양봉대회를 대전에서 성공적으로 개최하는데 큰 공헌을 했다. 수상 경력으로는 농림수산식품부장관(2011),대전광역시장(2014,2015), 대통령 표창(2017)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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