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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패가 없는 세상을 누가 감히 말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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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12.15  14:3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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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헌태논설고문

국제투명성기구(TI: Transparency International)는 지난 1995년부터 매년 각 국가별로 공무원과 정치인의 부패정도에 대한 기업인 및 애널리스트들의 인식정도를 국가별로 지수화하여 발표하고 있다. 다시 말해 부패인식지수를 발표하는 것인데 국가 사회 및 특정 기관의 부패정도에 대한 관련자들의 인식을 지수화한 것으로 주로 공공부분의 부패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이를 통하여 대한민국사회를 청렴성을 살펴볼 수 있다는데 매우 큰 의미가 주어진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한국의 부패인식지수는 바닥을 걷고 있다. ​올해 1월에 독일 베를린에 본부를 둔 국제투명성기구(TI, Transparency International)에서는 2018년도 각 국가별 부패지수기준이라 할 수 있는 부패인식지수 2018(2018 Corruption perception Index)이 발표했다. 관련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부패인식지수(CPI)는 100점 만점 중 57점으로 조사대상 180개국 중 45위이다. 이전보다 6계단 상승했으나 30위 이하로 기준되는 부패지수 국가로 여전히 부패한 국가로 분류됐다. 한마디로 우리 사회가 부패로부터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말이다. 부패유발의 주체도 대부분 정치인들로 지목하고 있다.
그동안의 부패지수를 살펴보면 우리나라가 어디까지 왔는지를 극명하게 보여준다. 우리나라는 첫해인 1995년 조사대상국 41개국 중 27위를 차지한 것을 시작으로 1996년 54개국 중 27위, 1997년 52개국 중 34위, 1998년 85개국 중 43위에 이어 1999년 99개국 중 50위를 차지했다. 이는 부패척결을 외치면서도 아직도 구호에 그치고 있다는 반증이다. 특히 정경유착의 지표(PRS)는 지난 2012년부터 2018년까지 매년 낮은 수준인 100점 만점에 50점에 머물고 있다. 공직사회의 부패정도가 다소 개선된 반면 정경유착의 전반적인 부패수준(PERC)은 45점에서 42점으로 점수가 오히려 내려갔다. 정치인들이 부패의 온상이라는 지적이다. 그러니 아직도 부패공화국의 오명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참으로 부끄러운 일이다.
세계 10위권의 경제 대국의 자화상이 이렇다. 북한의 경우는 최하위에 가까운 171위였으니까 이를 쳐다보며 대견해 할지 모르지만 이를 비교한다면 이는 참으로 어리석은 일이다. 문재인정부가 적폐를 청산한다고 하지만 실제 이는 생각대로 되지 않고 있다. 올해 대한민국을 혼돈에 빠트린 사건들이 이를 말해주고 있다. 일일이 열거하지 않더라도 아직도 관련 정치인들이 검찰의 수사선상에서 부정부패의 썩은 고리가 들춰지고 있음을 보게 된다. 국민들이 정치인들을 어떻게 보고 있는지를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이러니 국민들의 마음과 정신이 얼마나 피폐해지고 있는지는 불문가지이다. 도대체 어디에서부터 어디까지 썩어있는 지 끝이 보이질 않는다. 더욱 가관인 것은 거짓과 위선으로 이를 포장하며 국민들을 기만하고 있는 것이다. 도무지 자기성찰이 보이지 않는다. ‘도덕불감증’인지 아니면 ‘사이코패스’나 ‘소시오패스’인지 일말의 양심의 가책을 살펴보기 힘들다. 이런 사회와 국가를 우리는 병든 사회, 병든 국가라 일컫는다. 안타깝지만 대한민국이 이런 형국으로 국민고통은 날로 배가되고 있다.
그런데 더욱 가관인 것은 반부패와 청렴을 부르짖는 사람의 모습에 이런 기운이 감돈다는 사실이다. 부패를 말하면서 스스로가 부패한지 모르는 양두구육의 부패운동이 혹세무민하고 있다는 것이다. 마치 자신들은 부패하지 않은 사람인양 포장하며 뒤돌아서서는 부패의 갖은 추악한 짓을 서슴지 않고 있다고 한다. 반부패, 청렴운동을 말하면서 갖은 명목으로 금전을 요구하며 이른바 반부패장사를 일삼고 있다는 전언이다. 이러니 부패운동을 그렇게 해도 나라가 아직도 부패공화국의 오명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마치 과거 환경운동을 한다면서 갖은 약점을 이용하여 기업체들을 괴롭히고 돈을 뜯어내는 형국과 다름이 아니다. 아니 오히려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 않는다고 본다. 그 대상층이 너무나 다양하고 선량한 참여자들이 알게 모르게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안타깝다. 우리는 반부패운동을 명목으로 상식을 벗어나는 행각을 일삼는 행위에 대하여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 이는 또 다른 부패이기 때문이다. 부패한 자들이 반부패를 외치는 황당한 사회가 대한민국의 사회이고 반부패 청렴운동이 되어서는 부패공화국을 청산하지 못한다는 사실은 명약관화하다. 부패방지조직이 부패온상이 되어 사회적 지탄과 조롱거리가 된다면 국민적 신뢰를 얻을 수 없다. 이는 환경운동을 빙자하며 기업체들에게 돈을 뜯던 무리들이나 다름이 없다. 반부패 청렴운동을 한다면서 사리사욕을 취하는 무리들이 존재한다면 이는 과감히 척결해야 할 심각한 적폐이자 사회적 해악이다.
반부패 척결에는 너와 내가 있을 수 없다. 우리 모두가 대상이며 예외가 있을 수 없다. 거짓과 사기는 안 되는 것이다. 오로지 정의와 진실만이 존재하는 것이 바로 반부패청렴운동이다. 김영란법을 만들어 청렴사회를 위한 발판이 마련되어 있다. 심지어 검찰조직에까지 반부패전담부서가 생겼다. 일시적인 외침이나 구호만으로는 청렴사회를 이루기가 어렵다. 어릴 때부터 청렴교육을 생활화하고 표리부동하지 않은 심성을 가꾸어나가는 우리 모두의 노력이 선행되어야 한다. 반부패를 외치는 사람이 썩어 있거나 청렴을 내세우는 사람이 추악한 모습을 감추고 있다면 이는 어불성설이며 국민사기극에 다름이 아니다. 좋은 게 좋다고 불의와 허상에 타협하며 협잡을 하면 이 또한 공동정범이다.
차제에 국민권익위원회는 산하 부패방지관련 단체들의 실체를 정확히 파악하여 바른 길을 걷고 있는지를 점검하기를 바란다. 이들 조직에 대한 투명성과 반부패성을 오히려 살펴야 할 시점이라고 생각한다. 재원마련은 어떻게 하고 있는지 이 재원들이 제대로 사용되고 있는지 이들의 세입세출이 투명하게 공개되고 있는지를 분명히 살펴야 한다. 기존에도 많은 추한 문제점들이 노출되어 아직도 세간에 비난을 받고 있는 사례도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지도감독을 소홀히 하거나 조직운영전반에 대한 감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면 이는 직무유기이며 향후 심각한 사태에 직면할 수 있음을 직시해야 한다. 반부패 청렴운동은 누구의 전유물이 될 수 없음을 모두가 깊이 깨달아야 한다. 여기에는 나라를 사랑하고 국민을 사랑하는 애국애민 정신이 투철해야 한다. 거짓과 사기, 불의와 퇴행, 교만과 협잡, 부정부패의 온상에서 탈피하여 진실과 선행, 정의와 겸손, 그리고 청렴한 마음가짐을 다시금 재정립하며 자신들부터 되돌아보아야 높은 도덕성이 요구된다. 그래야 대한민국 반부패정신과 청렴의 정신이 바로 설 수 있는 것이다. 성경에 “어찌하여 형제의 눈 속에 있는 티는 보고 네 눈 속에 있는 들보는 깨닫지 못하느냐” 는 말이 있다. 우리말 속담에 “똥 묻은 개가 겨 묻은 개 나무란다”라는 말이 있다. 이 모든 말은 바로 나부터 먼저 깨끗하고 나서야 남을 탓할 수 있음을 말한다. 하물며 성경에는 “네 오른 눈이 너로 죄를 짓게 하거든, 그것을 빼어서 내버려라. 신체의 한 부분을 잃는 것이, 온몸이 지옥에 던져지는 것보다 더 낫다.​”고 하였다. 반부패에 대한 강력한 경종이다. 일그러진 모습으로 반부패를 외치는 추한 모습은 우리 모두가 추구하는 지향점이 아니며 죄악임이 분명한 것이다.
민주주의를 외치는 국회가 민주절차를 포장하는 정당들의 야합으로 예산을 통과시키는 것을 국민들이 잘했다고 박수를 칠 리가 없다. 제대로 심의가 되었을 리가 만무하다. 그 피해자는 국민이다. 민주주의가 부패하고 퇴행하는 모습이 아닐 수 없다. 더 나아가 국민을 위하여 일한다고 나선 정상모리배들이 국가 중요기관과 지방자치단체의 중요 직책을 맡아 갖은 추악한 비리와 부정부패를 일삼는 것은 한마디로 내면의 정신세계가 썩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누구보다도 높은 도덕성이 요구되지만 온 세상이 경멸하는 들보를 눈에 담고 다니는 격이다. 이런 자들 때문에 나라의 부패지수가 높아진 것이다. 이제 사회고위층인사에게 부여되는 높은 도덕적 수준을 의미하는 ‘노블리스 오블리제(Noblesse-Oblige)’를 다시금 생각해야 한다. 정치인이든 기업인이든 유명연예인, 사회단체의 리더들이든 모두가 지켜야 하는 가치이자 의무이다.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럽지 않아야 한다. 2019년 세밑 지나온 잘못과 허상을 집어 던지고 환골탈태하는 자기성찰 속에서 다시금 변화해야 한다. “부패가 없는 세상을 누가 감히 말하는가?”에 대한 답이 바로 여기에 있다. 그래야 보다 깨끗한 마음가짐으로 2020년 경자년 새해를 당당하게 맞이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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