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무열 민주평화당 대전 유성(갑) 지역위원장

광장의 목소리는 민의(民意)인 것은 사실이지만, 그 목소리가 온전히 건강하다고는 단정하기 어렵다. 불온한 집단이 스며들어 자신들의 음흉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조종하거나 선동을 부추기기 때문이다.

지난 몇 달간 曺國사태를 보면서 문재인 정권이 우선적으로 공약한 검찰개혁 의제가 산산조각이 나면서 불량한 진보와 건강하지 못한 보수 간의 장벽이 더욱 공고하게 높아졌다. 과거의 여·야는 부싯돌처럼 부딪치며 합의점을 찾아가는 모습이었다면 지금은 국민과 민생은 안중에도 없고 너 죽고 나 살자 식이고 무조건 반대를 위한 반대의 모습이다.

올해의 국정감사를 ‘曺國 국정감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曺國사태 블랙홀로 빠져들었다. 권력욕에만 매몰된 이기적 정쟁이 얼마나 큰 손실과 국민을 피폐하게 만드는지 여실히 보여주었다.

올해는 특이한 광장정치의 모습이 나타났다. 과거에는 부정한 정권이나 노·사간의 부당함을 규탄하는 하나의 목소리였다면 이번에는 국민이 두 갈래로 나뉘어 서로를 향해 공격했다는 부분을 심각하게 생각해야 한다. 이는 언제든지 불씨가 생기면 국론이 분열되어 국가적 재앙으로 번질 수 있다는 신호일 수 있다.

그동안 국민은 공공기관의 불공정, 각계각층의 부패, 불평등과 양극화를 목도하면서도 참아왔으나 국정농단과 권력층의 자녀 특혜로 불거진 촛불 혁명이 선택의 여지없이 문재인 정권을 급하게 탄생시켰다. 어쨌든 국민은 정의로운 사회를 갈망하며 기대에 한껏 부풀었으나 무능한 현 정권에 실망한 나머지 등을 돌리고 있다.

그나마 지금의 지지율을 지킬 수 있는 요인은 문 정권이 잘해서가 아니라, 또다시 국정을 농단한 무리에게 정권을 넘겨줄 수는 없지 않으냐는 생각과 아직도 정신 못 차리고 시대착오적 발상과 막말로 연신 헛발질하는 제1야당이 있기 때문이다. 오죽하면 문 정권은 야당이 도와주는 행운을 가졌다고 한다.

정치권은 민생은 아랑곳하지 않고 선거기획단을 꾸리며 내년에 있을 총선 준비에 들어갔다. 그간 몇 년 동안 정치권이 격동하면서 민심은 까칠해지고 경제는 바닥으로 추락했다. 안보와 외교도 역대 어느 정권보다 불안하다.

지금이야말로 온 국민이 단결하여 지혜로운 국면을 만들어 내야 한다. 정치권은 스스로 자정할 수 없고 자정 능력 자체를 잃었다. 더 이상의 기대는 깨끗이 접어야 한다. 이제는 거대 양당의 나눠먹기식 정치형태를 깨고 다당제를 온전히 착근시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민주주의는 다양한 목소리를 경청하고 힘없는 소시민을 대변할 수 있어야 하며 사회적 약자를 위한 정책이 마련되어 다 함께 행복할 수 있는 선진 복지국가를 건설해야 한다. 그러려면 지금까지의 한국 정치의 모습을 탈피해야만 대한민국의 장래는 밝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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