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죽음을 꿈꾸는 열두살 소년의 버켓리스트"

참 감동적인 영화가 2012년에 제작 발표되었다. “열두살 샘”
전세계 영화제에서 17번 출품에 13번의 수상, 그리고 8번씩이나 최우수 작품상을 수상한 대단한 작품이다.
원제목은“Way to live forever"우리 말로 번역하면 "영원히 살 수있는 길(방법)" 인데 아마도 제목 자체가 종교적인 색채가 짙다는 이유로서 한국 영화기획자들이 제목을 바꾼 듯 싶다.
이 영화는 그동안 많은 영화에서 다루어왔던 주제로서 백혈병에 걸린 시한부 소년의 죽음에 대한 이야기이다.
하지만 이 영화가 세계영화제가 주목하고 그 작품성에 열광하여 최우수 작품상을 수상하게 된대는 그만한 가치와 이유가 있었다. 영화는 분명 한 소년의 죽음이라는 주제로서 눈물과 아픔, 이별, 고통 등이 전제 되어 있을 것이라고 생각되지만 의아하게도 시종일관 영화를 감상하는 동안 내내 웃음을 주고 삶의 의미와 공감을 유쾌하게 받아들이게 하는 그러면서도 깊은 감동을 주는 묘한 매력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 영화는 일인칭 나레이션으로 낭독하는 기법을 사용한다. 그래서 관객들은 더욱 이 영화를 마치 현실처럼 느끼며 깊은 감상 속에 빠져들게 되는지도 모른다. 또 하나 이 영화는 모든 사람들이 반드시 경험하게 될 죽음이라는 주제가 우리에게 어떤 의미를 부여하는가? 하는 메시지를 가지고 인생을 다시한번 생각하게 만드는 영화이다. 모든 영화가 끝이나고 한참동안을 삶과 죽음이라는 주제로서 생각을 연장하게 만드는 것이다. 그런 다음에야 문득 영화 속 소년의 죽음을 생각하며 뒤늦게 눈시울을 붉게 하는데 이것이 이 영화의 은근한 매력인 것같다. 영화이야기 구성 또한 독특한 연출솜씨가 엿보인다. 이미 치료를 중단하고 시한부 인생을 살아가고 있는 소년에게 누구도 답할 수 없는 정답없는 7가지의 질문으로서 자신의 시한부적인 삶을 가치있게 데코레이션 해준다. 샘이 스스로에게 자문하는 첫 번째 정답없는 질문은 ‘사람은 왜죽어야 하는가?’ 이다. 이 질문에 앞서 샘은 자신의 존재를 다섯까지로 표현한다. “내 이름은 샘이고 나는 12살이며 나는 신기한 이야기에 관심이 많고 나는 백혈병 환자로서 언젠가 내가 쓴 일기를 누군가가 보게될 때에는 이미 죽어있는 사람” 일꺼라고 했다. 열두살 소년 샘은 모든 환자들이 가지고 있을 법한 기적이라는 희망의 실마리를 가지고 있지 않다. 그래서 그런지 샘은 누구나 두려워해야할 죽음에 대해서 두려움을 갖지 않고 그것을 숙명으로 받아들인다. 참 영특한 소년이다. 어쩌면 이것이 스스로 자문하는 정답없는 질문에 대한 자신의 답변인지도 모른다. 샘은 이러한 자기 생각을 구체적으로 일상의 삶과 함께 일기형식의 비디오 영상으로서 기록을 남기게 되는데 이것은 윌리스선생님의 제안을 합당하게 공감했기 때문이다. 샘은 병원에서 만난 같은 또래의 백혈병 환자 펠릭스와 함께 홈스쿨링으로 공부를 한다. 어느 날 윌리스 선생님은 그들 두 소년에게 사람이 영원히 살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라는 질문을 한다. 그것은 관객을 향한 영원한 생명에 대한 질문이기도 하다. 그러나 소년들의 대답은 엉뚱했다. 펠릭스는 뱀파이어가 되면 영원히 살 수 있을 거라고 말했고 샘은 냉동인간으로 잠들게 한 후 과학 기술의 발달로 영원히 죽지않는 기술이 개발될 때 그 때 냉동해제를 시키면 살 수가 있을 거라는 그럴듯한 대답을 한다. 비록 삶의 기적을 바라지는 않지만 본능적으로 삶에 애착을 가지고 있는 평범한 소년임을 말해주고 있는 장면이라서 갑자기 코끝이 찡해진다. 이 때 윌리스 선생님은 그들에게 현재 남아있는 자신들의 삶을 일기나 비디오로 찍어 놓으면 좋을 것 같다는 제안을 한다. 이로서 샘은 자신의 생각과 일상을 일기와 비디오로 기록을 해놓으면서 한편으로 버킷 리스트를 작성해서 그것을 실천해보기로 했다. 샘은 계속해서 정답없는 물음으로 삶에 도전하고 연구를 시도하며 마치 옴니버스식으로 영화 줄거리를 전개시켜 나간다. 그리고 사람이 왜 죽어야 하는가?에 이어 샘의 정답없는 나머지 6가지의 질문은 계속된다. 두 번 째 질문- 하나님은 왜 어린아이인 자신에게 죽음의 아픔을 경험하게 하시는 걸까? 세 번째 질문-자신은 살아있는데 남들이 죽었다고 생각하면 어떻게 하나? 네 번째 질문-죽는다는 것은 영원히 아프다는 것일까? 다섯 번째 질문 -죽음은 어떤 모양이며 어떤 느낌일까? 여섯째 질문- 사람은 모두가 꼭 죽어야 하는가? 마지막 일곱 번 째 질문은 사람이 죽으면 어디로 가는걸까? 이다. 이 영화에서 감독은 묵시적으로 정답이 없는 질문이라고 했지만 분명 기독교적인 관점에서 그 해답을 제시해주고 싶어했다. 그러면서 또 감독은 이런 심각한 질문 도중에 갑자기 현실적인 상황으로 카메라 앵글을 옮기면서 샘과 펠릭스가 죽기 전에 하고 싶은 일 다섯가지를 기록하게 하고는 마치 성장드라마와 같은 코믹한 장면들을 보여준다. 죽음이라는 주제로서 심각해하며 지금 이 시간을 낭비하지 말라는 영화관객들에게 코멘트를 제공한다. 샘이 죽기 전에 하고 싶은 일은 참 단순하고 소박하다. 첫째 과학자가 되어 논문을 발표하기, 둘째 성인들이 보는 공포영화보기. 셋째 에스컬레이트를 거꾸로 타고 올라가 보기, 넷째 비행선을 타고 하늘 높이 날아가보기, 다섯째 10대 소년으로서 술과 담배를 멋지게 피워보고 예쁜소녀와 키스해보기이다. 이것은 자기에게 주어지지 않을 성인의 시간에 대한 일종의 기대심리였던 것이다. 샘의 이러한 소원은 마침내 친구 펠릭스의 도움으로 실현된다. 그러나 이러한 순진한 웃음을 제공하고 친구 펠릭스는 먼저 세상을 떠난다. 그들이 예상했던 죽음이 현실로 다가온 것이다. 이 때 샘은 펠리스의 죽음의 소식을 듣고는 절대로 울어서는 안된다고 다짐을 하면서도 자기방의 창문에다 ‘This is not fair(인생은 너무 불공평해!)“ ’라고 써놓고는 울부짖는다. 그리고 샘은 펠릭스의 시신 앞으로 다가가서 평소 펠릭스가 자신에게 부탁한대로 펠릭스의 안경을 펠릭스에게 씌워준다. 전부터 두 소년은 죽음은 삶의 연장이기 때문에 모든 사물을 계속 관찰할 수 있을거라고 믿고 있었기 때문이다. 죽음 앞에서도 이렇게 의연한 어린 샘을 통해 샘의 아빠와 엄마는 하나님께 감사하면서 교회성가대에 열심을 다한다. 물론 영화 중간 중간 아들의 죽어가는 모습과 고통에 아파하는 엄마의 눈물이 우리로 하여금 울컥 눈물을 쏟아내게도 한다. 그러나 전반적으로 감독은 앞서 밝힌바 처럼 사람에게는 각자에게 주어진 삶의 길이가 있지만 죽음은 필연적으로 오는 것이고 그 죽음은 삶의 연장 선상임을 강조해주고 있기 때문에 죽음을 눈물로 연결시키지 않는다. 이 영화에서 샘역할을 맡은 ‘팔로마 아퀴에라스’는 이미 ‘캐리비안의 해적’에서 아역으로 출연한 전문 아역배우이고 펠릭스역을 맡은 ‘토미 헤어’ 역시 영국의 아역 전문배우이다. 따라서 이들은 성인들도 하기 힘든 삶과 죽음을 연기한다는 것 자체가 몹시도 힘든 컨셉이었겠지만 많은 영화출연 경험을 통해서인지 성인연기자들 보다 훨씬 더 노련하고 사실적인 연기를 보여주고 있다. 펠릭스의 장례식 중 샘은 ”이 모든 가식적인 예배순서가 내게 무슨 의미인지 모르겠어!“ 라고 외치면서 교회 밖으로 뛰쳐나간다. 그리고 하늘을 향해 두 팔을 벌리고 하나님께 정답없는 7가지의 질문을 소리쳐 되묻는다. 그리고 왜 하나님은 내 물음에 침묵하고 계시느냐고 투덜댄다. 바로 이 때 펠릭스의 사촌여동생인 아름다운 소녀 케일러가 다가와서 샘에게 다정한 키스를 해준다. 그것은 하나님이 너를 이렇게 사랑해주신다는 암시적인 은유처럼 느껴진다. 마지막 장면에서도 샘은 죽음이 다가오는 그 순간에 우는 아빠에게 이렇게 속삭인다. ”아빠 저는 준비됐어 그러니까 울지마세요“라고... 이 영화의 제목처럼 ‘영원히 사는 길은 무엇일까?’ 영화는 모든 관객들에게 장면 장면 알 수 없는 감동을 전해주면서 더불어 영생에 대한 심오한 질문을 생각게 한다. 참 아름다운 볼만한 영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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