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액암 투병 파나마 유학생, 위기 넘기고 가족의 품으로

[대전투데이= 이정복 기자] 건양대학교(총장 이원묵)에서 학업 중 암이 발견돼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던 외국인 유학생이 대학과 병원, 그리고 동료 학생들과 지역사회의 도움으로 큰 위기를 넘기고 고국으로 돌아가게 돼 주변을 훈훈하게 하고 있다.

정부초청 외국인 장학생(GKS)으로 지난해 8월 입국해 건양대에서 학업을 진행하던 파마나 국적 제시카 씨는 올해 6월초 허리통증으로 인해 1차병원 진료를 받은 뒤 통증이 지속돼 건양대병원으로 이송됐다.

건양대병원은 각종 검사를 통해 혈액암 3기로 최종 판정하고 환자의 상태가 매우 심각하다는 판단에 암병동 중환자실에 입원시켜 집중치료를 시작했다.

건양대는 파나마에 있는 가족에게 연락해 한국으로 오는 항공권을 제공하는 한편 건양대 국제교육원 교수 및 직원들이 직접 제시카 씨의 병실에 머무르며 간병에 나섰다.

제시카 씨의 아버지와 언니가 한국에 도착하자 건양대는 대전 캠퍼스 내 게스트하우스를 이들에게 제공해 생활에 불편함없이 간병에 전념할 수 있게 했고 주치의인 건양대병원 혈액종양내과 최종권 교수의 항암치료가 좋은 반응을 보이며 환자의 건강이 점점 회복됐다.

제시카 씨의 상황이 동료 외국인 유학생 및 건양대 학생들에게 알려지면서 제시카 씨를 돕기 위한 모금활동이 이루어졌으며 헌혈증도 100장 가까이 모였다.

또한 논산시와 대전시에 있는 교회 및 지역사회에서 약 500여만원의 성금을 모아 전달했으며 건양대 설립자이자 전 총장인 김희수 명예총장은 직접 제시카 씨를 방문해 사비로 격려금을 전달하기도 했다.


건양대병원 입원 당시 상태가 매우 위중해 비행기에 타기도 힘들었던 제시카 씨의 상태가 호전됨에 따라 제시카 씨와 가족들과 파나마 고국으로 돌아가 암 치료를 계속하기로 했다.

이에 제시카 씨는 29일 새벽 인천공항을 통해 가족과 함께 고국으로 출발했고 한국시간으로 31일 오전 무사히 파나마에 도착했다.

건양대는 제시카 씨와 가족들이 인천공항에 가서 비행기를 타는 순간까지 대학 간호학과 교수와 통역 및 환자를 보살필 교수와 직원을 동행시키는 등 안전에 최선을 다했다.

이에 제시카 씨는 “낯선 나라에서 큰 일을 당하게 돼 처음에는 정말 막막했고 어찌할 바도 몰랐다. 하지만 제가 안심하고 치료에 전념할 수 있게 도와주시고 가족들을 위한 배려도 많이 해주신 건양대 모든 분들에게 감사드리며 또한 동료 유학생 및 건양대 학생들, 도움을 주신 논산/대전 지역사회 여러분, 국립국제교육원 관계자분들에게 깊은 감사를 드린다”고 밝혔다.

제시카 씨는 “아직 병이 다 낫지는 않았지만 꼭 건강을 되찾아 다시 한국에 와서 학업을 계속하고 싶다. 그래서 이 모든 은혜를 한국에 다시 갚을 수 있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건양대 이원묵 총장은 “외국인 유학생이라도 우리 대학에서 공부하는 한 건양대생이라는 마음으로 학생 건강을 위해 최선을 다했고 그 결과 가족과 함께 고국으로 돌아갈 수 있게 돼서 기쁘다”며 “제시카 씨가 다시 건강한 모습으로 한국에 돌아올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건양대 설립자인 김희수 명예총장은 “먼 나라에서 학업을 위해 한국을 찾아 공부하던 학생이 큰 병에 걸렸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을 때 평생을 교육자로 살아온 사람으로서 모른척 할 수 없었다. 앞으로도 건양대는 한국인이든 외국인이든 우리 학생을 위한 모든 노력을 다하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진설명) :건양대에 유학하다 암이 발견돼 건양대병원에서 치료받던 제시카 씨(가운데)가 고국으로 돌아가기 위해 병원을 퇴원하기 직전인 지난달 26일 오후 대학 및 병원 관계자와 함께 기념사진은 찍는 모습. 왼쪽부터 주치의인 건양대병원 혈액종양내과 최종권 교수, 건양대병원 최원준 의료원장, 건양대 이원묵 총장, 제시카 씨, 제시카 씨의 부친인 리카르도 알바로 씨, 제시카 씨의 언니인 야리 씨, 건양대 간호학과 박민정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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