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헌태 논설고문

코리안 몬스터 메이저리그 류현진 선수가 시즌 10승 통산 50승을 달성했다. 미국 메이저리그 진출 6년만이다. 1987년 3월 25일 생으로 올해 32살이다. 신장 190센티에 113kg의 투수 류현진이 미국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것은 2013년이다. 지금으로부터 6년 전이니까 26살에 꿈의 무대인 미국 메이저리그에 첫발을 내딛었다. 류현진의 메이저리그는 한마디로 드라마가 아닐 수 없다. 영욕이 점철된 메이저리그의 드라마다. 지난 시즌이 끝나고 프리에이전트 자격을 얻었지만 다저스의 퀄리파잉 오퍼 제안을 받아들인 류현진은 올해 1790만 달러(한화 약 207억원)의 연봉을 받는다. 그러나 올해 연봉대비 4.8배의 활약으로 팀 동료인 코디벨린저와 함께 기여도와 가치 그리고 가성비는 가히 압도적으로 평가된다.
류현진은 지난 5일 오전 10시 10분(이하 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2019 메이저리그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홈경기에 선발 투수로 나서 6이닝 3피안타 3볼넷 5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팀은 5-1로 승리했다. 메이저리그 LA 다저스의 류현진 선수가 시즌 10승 통산 50승을 달성한 것이다. 류현진 10승은 4전 5기 끝에 거둔 성과다. 지난 5일(한국시간) 기준으로 17경기 10승2패 평균자책점 1.73의 류현진은 WAR(대체선수 대비 승리 기여도) 3.1로 팀 내 투수들 가운데 최고 수치를 기록 중이다. 리그 전체로 따져봐도 류현진은 투수 4위이다. 1998년 7월의 투수로 선정된 '코리안 특급' 박찬호(당시 LA 다저스)에 이어 21년 만에 한국인 투수로서 5월 이달의 투수로 등극하는 영광도 누렸다.
데뷔 7시즌 만에 박찬호(124승), 김병현(54승)에 이어 역대 코리안 빅리거 세 번째로 통산 50승(30패)도 달성했다. 류현진(32·LA 다저스)은 2013년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진출 이후 가장 화려한 전반기를 보냈다. 10승 2패 평균자책점(방어율) 1.73. 평균자책점 1위, 삼진/볼넷 비율 1위(9.90), 다승 공동 3위, 이닝 당 출루 허용률 2위(0.91), 이닝 당 투구 수 2위(14.47) 등등. 투수 활약을 나타내는 지표 대부분 상위권에 올라 있다.
2013년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류현진은 14승(8패)을 올리면서 10승 투수가 되며 화려하게 등극했다. 이듬해 다시 14승(7패)을 올리며 다저스의 핵심 투수로 자리매김했다. 하지만 2015년 왼 어깨, 2016년에 팔꿈치 수술을 받으면서 성적이 뚝 떨어졌다. 2017년에 25경기에 나와 5승(9패)을 기록했다. 류현진은 어깨와 팔꿈치 수술 후 처음 시즌을 제대로 소화한 2017년에 선발 로테이션에 들어가는 것도 불안정했다. 포스트시즌 엔트리에서 제외되는 등 시련을 겪었다. 지난해에는 사타구니 부상으로 다시 부상자 명단에 이름을 올리면서 전반기에 제대로 나오지 못했다. 최종 성적은 7승(3패)이었다.
모두가 주지하는 바와 같이 어깨 수술을 받은 투수의 구위가 회복할 확률은 7% 정도로 부정적인 기류가 강하다. 많은 정형외과 전문의들조차도 그 수치를 근거로 내세우면서 류현진의 성공적인 복귀는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나 류현진은 불굴의 의지로 이를 극복했다. 전문의들도 놀라고 있다. 근육량을 늘리면서 자신의 한계를 극복하고 부활과 재기에 성공했다. 대단한 의지가 아닐 수 없다. 온 국민들이 류현진의 재활의 과정을 노심초사 지켜보며 쾌유와 전성기를 고대했다. 이에 보답이라도 하듯이 류현진의 올해는 개막전부터 달랐다.
류현진은 올해 엄청난 시즌을 보내고 있다. 3월 29일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 개막전 선발투수로 나와 올 시즌 첫 승(6이닝 1실점)을 거뒀다. 5월 8일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전에서는 6년 만에 자신의 빅리그 두 번째 완봉승을 기록하고 5월에만 5승을 수확하며 평균자책점 0.59로 활약했다. 생애 처음 ‘5월 이달의 투수’로 뽑혔다. 미국 전역에 중계된 경기에서 승리를 챙기며 전국구 스타로 떠올랐다. 이에 힘입어 올스타전 선발투수로도 선정됐다. 10일 예정된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 프로그레시브필드에서 열리는 MLB 올스타전에 내셔널리그를 대표해 선발 투수로 등판한다. 강력한 사이영상 후보 중 하나로 거론되기까지 한다. 생애 첫 ‘별들의 무대에서’ 전설들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 명실상부한 메이저리그 최고의 투수로 올라섰다. 감격적인 스토리이다. 자랑스럽다.
올해 20승을 하고 싶다던 류현진은 자신의 전반기 점수를 99점을 주었다. 모자라는 1점은 지난 콜로라도 경기 탓으로 돌렸다. 그러나 그 이상이면 이상이지 그 이하는 아니다. 모자라는 1점은 국민들이 주고 있다. 100점이다. 10승을 위해 승수를 추가하는데 한 달이 걸렸지만 5번째 도전 만에 기어이 10승을 달성하고 메이저리그 역사를 새로 썼다. 국민들은 10승을 갈망했지만 스스로는 조바심을 내진 않고 침착하게 대처해 왔다. 마운드의 모습처럼 생각도 듬직하다. 20승 이상도 보인다. 이 경기 전까지 통산 596개의 탈삼진을 기록 중이었던 류현진은 개인 통산 600탈삼진도 달성했다. 이런 자랑스런 한국인 류현진에게 국민들은 뜨거운 박수를 보낸다.
류현진은 인터뷰에서도 겸손함이 돋보였다. “경기 시간도 다른데 많이 시청해주고 응원해주셔서 너무 감사드린다. 후반기에도 전반기처럼 몸 관리 잘해 시즌 끝까지 잘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불굴의 의지로 다시 일어선 류현진의 이런 모습은 국민들에게 귀감이 되고 있다. 어떠한 난관에도 굴하지 않고 다시 일어서는 오뚝이 같은 의지는 오늘의 류현진을 더욱 굳건한 반석위에 올려놓았다. 앞서 언급한 놀라운 기록들이 이를 말해 주고 있다. 메이저리그의 기라성 같은 선수들과 겨루며 부상의 불운을 딛고 일어선 류현진의 오늘은 그래서 더욱 값지게 다가선다. 26살의 류현진이 보낸 메이저리그 6년의 결산은 드라마보다 더 드라마틱하다. 이번 올스타전 선발투수로서도 멋진 모습을 기대한다. 값진 메시지를 던지는 류현진 선수가 있어 요즘 짜증스런 정치를 잠시 잊게 되고 국민들은 그나마 엔돌핀이 솟아 행복하고 즐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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