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환경의 급변’이란 단어에서 읽어야 하는 것은 혁신

김이순 대전충남지방병무청 동원계획계장

행정(行政)이란 “국민의 사회적 욕망을 충족시키기 위한 정부의 노력이나 활동”으로 정의된다. 따라서 국민에게 신뢰받는 행정기관이 되기 위해서는 행정환경의 변화를 직시하고 국민이 원하는 방향으로 제도를 개선해 나가는 것이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 국민에게 병역의무를 부과하는 병무청은 더욱 더 행정환경에 대응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할 것이다.

여러 가지 행정환경 변화를 직시해 병무청에서 개선한 제도 중 병역의무부과통지서(이하 “통지서”라 한다)의 송달 제도의 변천과정을 살펴보고 모바일 통지서에 대해 소개하고자 한다. 통지서 송달제도 변경은 주로 가족형태의 변화와 그 괘를 같이하고 있다. 가족형태의 변화요인은 사회적요인, 가치관적인 요인 등 다양하지만 주로 산업화․도시화․정보화 등과 같은 사회구조의 변화에 따른 것이라는 견해가 많다.

지서 송달제도는 최초 대면교부에서 2000년 우편등기 송달제도로 바뀌었고, 2006년 E-mail 통지제도를 도입해 등기우편과 병행해서 통지서를 교부해왔다. 그리고 2019년 모바일 통지제도를 도입하게 되었다.

먼저 통지서의 최초 교부형태는 대면교부로 시‧군‧구, 읍‧면‧동의 병무조직을 통해 교부됐다. 대면교부는 교부대상인 의무자의 가족단위가 대부분 대가족 형태였고, 지자체와 통장‧이장 등 유기적인 행정체계를 갖추고 있어 어느 정도 경제적 효율성이 있었다.

그러나 산업화· 도시화의 과정에서 대가족 형태가 붕괴되고 핵가족 형태가 가속화되면서 지자체 병무조직을 통한 대면교부는 효율성이 떨어지게 됐다. 실제로 통계청의 인구총조사에 따르면 대가족의 비율은 1970년 19.1%, 1990년 10.2%, 2000년 8.0%로 해를 거듭할수록 급격한 감소경향을 보임을 엿볼 수 있다. 이와 더불어 1990년도 후반기부터 2000년 초반기에 작은 정부구현이 사회적 이슈가 되면서 1999년도에는 읍‧면‧동 정부조직이, 2002년도에는 시‧군‧구 병무조직이 폐지되기에 이르렀다.

대면교부가 불가능해지면서 병무청에서는 병역의무부과통지서를 등기우편으로 송달하는 제도를 채택했다. 등기우편은 본인 또는 가족에게 직접 전달되는 장점이 있어 병역의무자에게 병역의무 고지에 꽤 유용한 송달체계로 자리매김 되었다.

그러나 핵가족을 넘어 나 홀로 가족 시대가 도래(到來)하면서 주소지에서 등기우편을 받을 사람이 없어 반송우편물이 많이 발생해 병역의무부과 고지에 어려움뿐만 아니라 반송우편료 지급에 따른 추가적인 국가예산이 소요됐다.

병무청에서는 가족형태의 변경에 따라 등기우편 제도에서 발생할 수밖에 없는 애로사항을 개선하고자 2006년도부터 E-mail 통지제도를 도입해 현재까지 등기우편과 병행해서 통지서를 교부해왔다.

4차 혁명 시대에 걸맞은 행정이라는 거창한 수식어를 빌리지 않더라도 과학의 발달과 국민의 일상은 쉼 없이 변하고 있다. 행정환경이 급변하고 있다는 것이다.

‘행정환경의 급변’이란 단어에서 병무청 직원이 읽어야 것은 혁신이다. 끊임없이 변화를 추구하고 바뀜을 두려워하지 말아야한다는 것이다. 거기에는 항상 국민의 신뢰와 지지가 기다리고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병무청에서는 기존의 통지서 송달방법 외에 병역의무자가 병역의무 이행일자 등 병역이행 정보에 보다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모바일 통지서 송달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한국갤럽의 전화 여론조사 2018년 7월 통계에 따르면 20대와 30대의 휴대폰 보급률이 각각 100%, 99%에 이른다고 한다.

금년도에 모바일통지서 송달제도를 시행하게 된 것이 좀 늦었다는 감이 있지만 이는 법률의 구성과 모바일로 통지서를 송달하기 위한 시스템 마련 등에 일정시간이 필요했음을 밝혀둔다.

모바일을 통한 통지서 송달은 병역의무자가 시간과 장소에 관계없이 휴대폰만 소유하고 있으면 언제든지 확인이 가능하다. 또한 모바일 통지서는 1통 당 150원으로 2,000원이 넘는 등기우편료를 감안한다면 비용 또한 월등히 저렴함을 알 수 있다. 병무청에서는 모바일 통지서의 도입에 따라 병역의무자의 편의성과 예산 절감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모바일통지서 송달은 병역의무자 당사자의 수신동의가 있어야만 가능하다. 병역의무자라면 누구든 병무청 홈페이지에서 언제든지 수신동의를 신청할 수 있으며 지방병무청에 유선으로도 신청이 가능하다. 예비군인 경우에는 동원훈련장에서도 신청할 수 있다. 모바일에 의한 통지서 송달을 위해 병무청에서는 언론보도 등 다각적인 방법을 통해서 국민에게 홍보를 지속하고 있다. 국민으로서, 병무청 직원으로서 많은 국민의 관심 속에 모바일에 의한 통지서 송달이 활성화되는 그날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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