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선만 논설위원

미국 투자은행 골드만삭스가 지난 18일 올해와 내년의 한국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낮춘 보고서를 냈다. 미·중 무역분쟁이 심화되는 동시에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회복세가 더디다는 이유다. 골드만삭스는 지난 18일 발표한 한국 금융시장에 대한 분석 보고서(Korea: Three reasons for the BOK to ease more slowly than priced in markets)에서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3%에서 2.1%로 낮추고,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도 2.5%에서 2.3%로 하향 조정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이 같은 분석 배경으로 "메모리 반도체 시장이 바닥을 찍는 시점이 올해 4분기에서 내년 2분기로, 낸드플래시 메모리는 3분기에서 4분기로 미뤄져 한국 주요 반도체 업체의 실적 전망치도 새롭게 하향 조정했다"며 "수출 부진으로 2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예상보다 저조한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고 했다. 또 "한국이 대만에 이어 중국과 미국의 무역 관계에 두 번째로 많이 노출돼 있기 때문에, 한국은 역내 대부분의 다른 경제 단위들보다 더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했다.
윤종원 청와대 경제수석도 지난 9일 브리핑에서 "연초 생각했던 것보다 대외 여건의 불확실성이 커졌기 때문에 앞으로 대외 여건에 따른 하방 위험이 장기화될 소지도 배제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윤 수석은 "통상 마찰이 확대되면서 글로벌 교역과 제조업 활동이 예상보다 크게 위축됐고 반도체 가격도 기대보다 크게 하락했다" 라고 했다. 그는 이날 세계경제 둔화 등에 대해 장시간 설명하면서 '하방(下方)'이라는 단어를 10차례 언급했다. 이처럼 대통령 경제 참모들이 한국 경제에 대해 부정적 전망을 내놓으면서 문재인 정부 내에서 얼마 전까지 나왔던 '경제 낙관론'이 종적을 감춘 모양새다.
경제학자 둘 중 한 명은 “한국 경제가 ‘L’자형의 장기침체에 진입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더욱이 중단기 경기전망에 대한 질문에 응답자의 절반에 가까운 46.3%가 알파벳 ‘L’자 모양의 장기침체 가능성을 제기했다. 지금처럼 약한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27.5%였다.
경제학자들은 성장 동력 회복을 위해 정부가 인위적인 시장 개입을 줄이고 기업의 자율성을 최대한 보장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이러한 경제 불황은 기업인뿐만 아니라 국민모두에게 영향을 준다. 경제 불황 극복책은 정부에서 먼저 세워야 하지만, 이렇게 장기불황이 예측되는 시점에는 전문가를 포함해서 대국민 대토론회를 가지고 문제점과 해결책을 공유해야 한다.
경제는 심리라는 말이 있다. 실제 경제상황도 중요하지만, 경제주체인 기업과 소비자 등 모두의 심리에 영향을 받는 것이다. 그래서 이런 경제 난국을 풀어가려면 모든 문제를 들어내놓고 국민 합의점을 찾아 경제정책을 수립하여 강력한 드라이브가 필요한 것이다.
실제 실물경제는 바닥인데 거시경제 지표만 가지고 정부에서만 고민해서 해결될 상황이 아니다. 모든 것을 들어내 놓고 국민 대 토론을 거쳐 새로운 경제 정책에 대하여 여야는 물론 쩐 국민의 동의를 받아 강력하게 추진 할 때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
지금처럼 바닥경제는 엉망인데 정부에서는 기종 정책만 고집하기보다는 실패한 경제정책은 솔직하게 인정하고 바로 잡을 것은 과감하게 바로잡아 위기에 빠진 한국경제를 구출해 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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