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산주재 리량주 국장

지난달 24일부터 28일까지 5일간 현충사, 온양온천역 앞 시내 일원, 온양민속박물관, 곡교천 은행나무길 등에서 분산 개최된 제58회 아산성웅이순신축제가 대단원에 막을 내렸다.

2013년 행사를 마지막으로 2014년 세월호, 2015년 구제역 및 AI로 4월 27일 불꽃놀이만 실시, 2016년 구제역, 2017년 AI, 2018년 구제역 등으로 행사가 최소된 관계로 오랜만에 열리는 축제에 시민들의 관심과 기대는 컸다.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다'는 말과 같이 우려와 걱정은 현실로 나타났다.

24일, 현충사 충무문앞에서 개최한 개회식은 의미는 좋았으나, 날씨와 교통·주차장 문제로 시민들의 관심과 참여를 이끌기에는 역부족이었다. 428대합창은 합창단 가족 1인씩만 관람했어도 자리를 채웠을텐데 관계자를 빼면 100명도 안되는 시민들이 자리를 지켰다.

그 시간 온양온천역 앞은 축제때마다 열리던 개막식을 보러 나온 시민들은 쌀쌀한 날씨에 의자 배열도 안된 텅빈 광장의 을씨년스러운 모습을 바라보며 발길을 돌려야 했다.

이날 민속박물관에서는 오후6시부터 9시까지 판소리, 트리플렛, 마술, 오케스트라, 위드댄스 등 볼만한 공연이 있었으나 관객은 50여명 남짓으로 쓸쓸한 공연이 됐다.

25일은 현충사, 민속박물관, 은행나무길에서 공연등 체험행사가 있었으나 궂은 날씨와 평일인 관계로 자리는 텅텅 비었다.

대망의 26일은 본격적인 축제의 분위기를 띄우기 위해 거리퍼레이드를 시작으로 뭔가 보여줄 기회였으나 우천으로 거리행진만 있고 오후 공연은 취소되는 아쉬운 하루를 보내야 했다.

시민 거리퍼레이드는 쏟아지는 비를 맞으며 열정적으로 참여해 아산시민들의 결속과 다짐을 보여줬다. 하지만 거리행진이 지역마다 특성과 독창성을 살리고 주민자치 프로그램을 적극 활용해야 마땅하나, 일부는 이벤트사에 위임해 퍼레이드에 참여하는 지역이 눈에 띠었다.

이는 주민이 주도하는 행사여야 하는 축제 본래의 취지를 무색케하는 행정이었음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27일, 28일 온양문화원과 아산예총의 공연 및 체험 무대는 많은 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이끌어 냈다. 오히려 온양온천역 앞 본 무대의 공연보다도 훨씬 더 많은 시민들이 공연과 체험을 즐겼다.

한 시민은 "무대가 좁다"며, "역 앞 본 무대에서 공연 했으면 좋겠다"는 응원도 아끼지 않았다. 또, "시민의 축제에 지역의 문화예술인들이 본 무대에서 공연하며 스펙을 키워야 하지 않느냐"며 조언도 했다.

이는 규모를 축소하더라도 시민참여와 주민주도의 행사로 만들어, 모두가 함께하고 가보고 싶은 축제로 성장해야 국가지정축제로 발돋움 할 수 있다.

28일 7시부터 열린 아산시무용단의 '이순신, 꿈을 품다'은 (사)한국예총아산지회소속 아산시무용협회와 지역예술인들의 공연으로 참석한 관객들의 공감과 뜨거운 박수갈채를 받았다. 이는 아산시 문화예술인의 무한한 가능성과 폭발하는 에너지를 그려냈다.

그러나 이어진 오정해의 강강술래와 천안시립풍물단과의 협연은 보는 이들의 눈살을 찌프리게 했다.

강강술래는 음력8월 한가위에 연행되며 한반도 남서쪽에서 널리 행해온 우리지역과 현실에 맞지 않는 공연이었다. 이는 차라리 시민들이 손에 손잡고 합창하는 것이 더 큰 의미가 있지 않았을까 생각된다.

또 아산시무용단의 '이순신, 꿈을 품다' 공연처럼 아산시국악인들의 공연을 본 무대에 올리지 못하는 이유에 대해 축제 기획자와 관계자는 깊은 성찰과 반성이 있어야 한다.

마지막을 장식한 불꽃놀이도 예산이 삭감됐으나 개막식때 못 쏜 축포가 있어 예전 행사때 처럼 한 30분정도를 기대 했으나, 6, 7분만에 끝나 시민들은 아쉬움을 토로했다. 이는 시민들이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에 관심도 없는 한심한 기획이었다는 평가다.

또한 행사장소도 현충사주변 곡교천 부근 넓은 고수부지를 개발해 공원을 만들고 이곳에 먹거리 볼거리 즐길거리 등 모든 행사를 집결시키고, 곡교천을 관통하는 다리를 설치해 걸어서 현충사까지 갈 수 있다면 축제를 찾는 사람들에게 큰 의미가 부여될 것이다.

이번 행사는 낙제점이다. 하지만 행사 때마다 눈에 띠지 않는 곳 곳에서 고생해 준 봉사자 여러분의 덕분에 그나마 행사를 잘 마무리할 수 있었음에 시민의 한사람으로 감사를 드린다. 이렇게 아산의 현재와 미래를 이어주는 아름다운 사람들이 있음이 더욱 자랑스럽다.

'예산이 삭감되어서' 혹은 '행사를 치르지 못한 긴 공백 때문'이라고 변명하기엔 너무도 많은 지적이 있었음을 교훈삼아 시민의 소리를 경청하고 이를 적극 반영하는 '소통하는 행정'이 되어야 '더 큰 아산, 행복한 시민'으로 가는 길 임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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