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남일 경영학박사

화술은 현란한 언어 구사로 자신을 덧씌우는 일이 아니다. 사람들은 화술이라면 온갖 화려한 수사와 미사여구로 덧칠하는 말의 포장술쯤으로 깎아내린다. 또한 말은 잘못해도 한 분야의 일인자로 군림하는 임권택 감독 류의 인물들을 예로 들면서 화술에 대한 폄하를 주저하지 않는다. 하지만 그들은 카네기나 잭 웰치, 빌 게이츠와 같은 입지전적인 인물들이 쓴 성공학류의 서적이나 화술 서적을 보면서 침이 마르게 칭찬하고 한다. 이런 이율배반적인 모습의 이면에도 말보다는 글을 떠받드는 유교적인 풍토가 한 몫을 단단히 한 이유도 있겠지만, 제대로 된 화술 교육이 없었고, 화술에 대한 인식 자체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니 화술이란 세일즈맨들의 전유물로만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
일부 기업체나 스피치 학원 등에서 행하는 화술 교육도 조악하기 그지없어서 원칙 없는 화술 서적이나 유머집을 교재로 삼거나, 웅변, 연국에서의 발성법을 가르 치는 수준에 불과했다. 그렇지만 경제 현실이 복잡해지고 영업직이니 관리직이니 하는 영역이 무너져가고 있는 현대에 이르러서는 보다 정제된 화술이 비즈니스맨들의 필수 요건이 되었다.
말이 곧 힘이 되고 에너지를 고양시키는 단계가 된 것이다. 그러므로 제대로 된 화술을 구사하지 못하면 인간관계는 커녕 성공적인 비즈니스를 기대할 수 없게 되었다.
좋은 화술이란 말하는 사람의 진실한 정신과 참다운 개성에서 비롯된다. 허풍으로 가득한 과장된 말은 어디에서도 환영받지 못한다. 현대의 인간관계는 자연스러움으로 맺어진다. 처음 만난 사람이라도 오래된 친구처럼 편안하게, 그리고 열정적으로 교감하는 한 마디 한 마디의 말이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는 것이다.
세상에는 많은 말들이 돌아다닌다. 그중에서 진실이 아닌 말은 아무리 많이 알아도 아무런 쓸모가 없다. 그것들은 증권가의 루머처럼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고 실망감을 안겨준다. 그런 쓰레기를 입에 달고 다닌다면 언젠가는 반드시 도태되기 마련이다. 그러므로 누군가와 대화를 할 때는 성실한 태도와 진실한 언행을 가져가야 한다. 허장성세를 보인다든지 뜬소문의 전파자가 되어서는 곤란하다.
엔저나 상대방에게 한 수 배운다는 생각으로 대화에 임하라. 그리고 내 진실한 마음을 전달함으로써 최소한의 도움이라도 되겠다는 태도를 보여라. 그와 같은 겸손과 존경의 마음이 자리할 때 사람들은 당신의 말에 귀를 기울이게 된다. 말을 잘하는 것이 힘이 아니다. 말 속에 담겨 있는 당신의 진실이 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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