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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투논단]말과 글
김태선  |  ktshmk@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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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4.07  11: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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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헌태논설고문

현대 언어학의 아버지라는 미국의 언어학자 노암 촘스키교수(Noam Chomsky)는 인간은 동물과는 달리 태어날 때부터 두뇌 속에 특별한 “언어 습득 장치(LAD:Language Acqisition Device)”를 가지고 태어남으로써 어린이가 자연스럽게 언어를 습득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는 12~13세를 기점으로 급격하게 사라진다고 주장하였다. 이 학설이 언어학 발전에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언어습득장치이론’이다. 언어학을 공부하는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촘스키를 비중 있게 다루지 않을 수 없다. 언어(言語)의 사전적 의미를 살펴보면 생각, 느낌 따위를 나타내거나 전달하는 데에 쓰는 음성, 문자 따위의 수단. 또는 그 음성이나 문자 따위의 사회 관습적인 체계라고 정의되어 있다. 한마디로 말과 글이다. 이는 커뮤니케이션의 수단이기도 하다. 그래서 말이나 글로 메시지를 전달하면 화자(話者)가 있고 이를 전달받는 청자(聽者)가 있다. 그러나 오늘날 매스컴의 발달로 신문 방송이나 인터넷, SNS등 소통채널이 다매체 다채널로 다원화되어 정보홍수시대를 맞고 있다.
그러나 인간관계나 사회생활에서 무엇보다 중요시 되는 것은 전달되는 정보의 진실성이다. 이른바 진실커뮤니케이션이다. 언어라는 소통수단을 통하여 거짓을 전달하거나 왜곡된 정보를 전한다면 이는 개인이건 대중이건 수용자들의 거부감과 신뢰감을 잃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같은 말이라도 조심스럽게 전달하게 되는 것이다. 이를테면 흔히 들었던 우리 속담이지만 열거를 해보자. 말만 잘 하면 어떤 어려움도 해결할 수 있다는 말로 “말 한마디로 천 냥 빚을 갚는다.”는 말이 있다. 같은 내용의 말이라도 말하기 나름으로 사뭇 달라진다는 말로 “아 해 다르고 어 해 다르다.”는 말이 있다. 실천은 하지 않고 모든 것을 말만으로 해결하려 듦을 이르는 말로 “말로 온 동네를 다 겪는다.” 말을 삼가야 함을 경계하는 뜻의 말로 “발 없는 말이 천 리 간다.” 말과 글은 그 속뜻을 잘 음미해 보아야 한다는 말로 “글 속에 글 있고 말 속에 말 있다.” 미욱하고 고집스러워 도무지 알아듣지 못하는 사람과는 더불어 말해 봐야 소용없다는 말로 “담벼락하고 말하는 셈이다.” 가정에 말이 많으면 살림이 잘 안 된다는 말로 “말 많은 집은 장맛도 쓰다.” 라는 속담들이 있다. 이처럼 예로부터 말과 글의 중요성을 함축의미로 보여주고 있다.
오늘날 아날로그시대가 가고 디지털시대 그야말로 쌍방향 커뮤니케이션 시대를 맞았다. 일방적으로 주입식 정보를 접하던 시대가 아니고 이른바 즉각적인 피드백이 이어지는 시대가 된 것이다. 어떤 메시지가 인터넷이나 SNS에 전달이 되면 그 반향이 즉각적으로 이루어지고 곧바로 여론이 형성된다. 여론조작도 중범죄로 다루어지는 시대가 됐다. 요즘은 심지어 유튜브나 페이스북, 아프리카 TV등을 통하여 1인 미디어 시대를 맞고 있다. 세상이 변해도 엄청 변했다. 휴대폰도 이른바 5G 시대를 개막하여 초스피드시대를 맞고 있다. 정보혁명을 넘어 대변혁의 시대를 맞고 있다. 봉화대에서 연기를 피워 메시지를 전달하고 말을 달려 급한 소식을 전하던 시대는 그야말로 원시적인 시대처럼 느껴지는 요즘이다. 지상파중심의 방송시대에서 종편과 인터넷방송, 유튜브 등의 등장으로 방송도 새롭게 재편되었다. 기존 지상파 중요뉴스 시간대의 시청률이 바닥을 치고 있는 것도 이런 변화를 말하고 있다. 과거처럼 일방적인 뉴스전달이나 의도적인 뉴스로는 수용자들의 공감을 얻지 못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정보가 이상하면 다른 매체를 통하여 확인하고 인터넷을 통하여 이를 다시 다중에 전달하기 때문에 뉴스 접근방식도 획기적으로 변했다고 본다. 정보의 진실성과 신뢰성을 검증하는 시대인 것이다. 말과 글이 넘쳐도 곧이곧대로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말이다.
특히 공인의 말과 글은 사회적 파장이 매우 크다. 그래서 참으로 조심조심해야 한다. 잘못하면 돌이킬 수 없는 화를 자초하고 만다. 이른바 설화(舌禍)인데 이는 혀를 잘못 놀려, 수많은 사람들의 따가운 관심을 끌어들여 당하게 되는 화(禍)의 총칭하는 말로 역사적으로 그 사례가 엄청나게 많다. 정치인의 노인폄하발언으로 노인들이 등을 돌리고 정치생명이 위협받았고 모 정치인은 장애인비하발언으로 개망신을 당했다. 어떤 아나운서는 ‘지혜있는 자는 물을 좋아하고 어진 자는 산을 좋아한다.’는 뜻인 ‘요산요수(樂山樂水)’를 ‘낙산낙수’로 말했다가 어느 날 화면에서 사라졌다. 최근에는 독립유공자로 선정되는 과정에서 부친 특혜논란에 휩싸인 모 국회의원이 페이스북에 "나라를 위해 목숨을 걸었던 제 아버지를 물어뜯는 인간들 특히 용서할 수 없다"며 "니들 아버지는 그때 뭐 하셨지?"라고 해서 세간의 논란을 부추겼다. 한마디로 한번 붙어보자는 식이다. 일부에서는 공분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국민모독이라고 할 수 있는 대목이라는 지적이다. 참 정제되지 못한 표현으로 사회지도층으로서의 언어로는 결격이라는 비난이 거세다. 요즘 정치인들의 수준낮은 말과 글들이 도마 위에 오르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앞서 열거한 속담들이 어쩌면 이처럼 딱 맞아 떨어지는지 기가 막힐 정도이다. 언어습득과정에서의 문제점을 드러낸다는 지적이다.
어느 할아버지가 한동안 함께 살다 분가한 장남과 함께 6살 손녀가 오랜만에 찾아오자 이런 흔한 질문을 던진다. “아빠가 좋아? 엄마가 좋아? 할아버지가 좋아?”, 손녀는 이렇게 대답한다. “그거 할아버지에게 얘기 못해요! 슬퍼할까봐!” 할아버지는 껄껄 웃고 말았다. 그러나 참으로 기특하고 기분이 좋았다고 한다. 6살 어린아이도 아빠, 엄마가 좋다고 하면 할아버지가 상처를 받을까봐 깜찍하고 지혜가 넘치는 이런 배려의 말을 하고 있다. 6살 어린아이도 이럴 정도인데 성인이고 사회지도층인 인사들이 쏟아 내놓는 수준 낮은 언행은 오히려 낯이 부끄러울 정도가 아닐 수 없다. 이제 말을 배워가는 어린아이만도 못한 말과 글로 추한 심성을 드러내는 모습을 볼라치면 연민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아무리 첨단 시대의 SNS로 자기 PR시대를 맞았지만 잘못 활용하면 설화(舌禍)로 이어지고 돌이킬 수 없다는 사실을 직시해야 한다. 특히 공인의 경우에는 더욱 그러하다. 언제나 언행과 몸가짐을 바로 하지 않고 무책임하게 함부로 말과 글을 쏟아낸다면 부메랑이 되어 다시 돌아오게 된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말 한마디로 천 냥 빚을 갚는다.”는 우리 속담은 바로 말의 소중함과 진실성, 신뢰성을 함축하고 있다. 대인과의 커뮤니케이션에 있어 바로 6살 어린아이의 지혜로운 소통장면이 많은 것을 시사하고 있다. 성격이나 언행이 가탈스러우면 남의 공격을 받게 된다는 말로 “모난 돌이 정 맞는다.”고 한다. 그보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 말처럼 부드러운 언행과 상대를 배려하는 ‘말과 글’이 더 소중하다. 국민 앞에 나서는 사회지도층이나 공인, 특히 국회의원, 정치인들은 진실한 커뮤니케이션에 기초한 ‘말과 글’이 더욱 감동을 줄 수 있다는 사실을 깊이 되새겨야 한다. 언어구사에 있어 기본과 정도(正度)를 벗어나는 사람들은 어린 아이시절 자신의 언어습득장치를 다시금 바로 점검해 정상소통능력을 되찾아야 한다. 말과 글은 곧 자신의 품격이자 인격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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