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대전도시공사 사장 박남일

가정은 우리가 처음으로 태어나 살아가는 곳이다. 어려서부터 가족들과 함께 생활하며 세상의 온갖 기쁨과 슬픔을 함께 한다. 의식주를 함께 하고 사회생활의 기초가 되는 생활양식을 배우며, 바람직한 인격을 형성해 나간다고 생각된다.
가정생활을 통하여 부모 자식, 형제 자매, 부부 간에 깊은 애정을 나누며 서로를 위해 준다. 그러면서 나름대로 각자의 행복을 추구해 간다.
가정은 사회를 이루는 최소단위로서 자신의 성격형성이나 태도, 가치관 등을 형성하고 지적 발달의 장이 된다. 가정은 우리 인간이 성장하는데 있어 가장 먼저 경험하는 공동생활의 장이요, 사회화의 첫 출발점이다. 가정이나 그 구성원들을 대상으로 하는 가정교육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으며 오히려 그 중요성이 증대하는 것이 오늘날의 현실이다.
사람은 누구나 건강한 가정과 행복을 추구한다. 집안 식구들이 밖에 나가 집으로 돌아올 때 “역시 우리 집이 최고다!”라며 탄성을 자아낸다. 이것은 빈겁데기에 불과한 건축물만을 보고 이야기하는 것은 아니다. 가정과 가족의 소중함을 깨달으며 무의식중에 내뱉는 경험상의 발로다. 그러나 가정의 소중함과 행복은 가족 구성원들의 사랑과 공경을 전제로 한다.
가정 내에서 자연스럽게 형성되는 가족들의 사랑과 공경은 화합과 공생의 기초가 되며 원만한 사회생활을 위한 활력소가 된다. 이런 점에서 가족들 간의 사랑과 공경을 강조하는 가정에서의 효 교육은 반드시 필요하다. 가정의 행복은 물질적으로 풍요로운 생활을 한다고 해서 이루어지는 것도 아니요, 사회적으로 높은 지위와 명예를 가졌다고 해서 일어지는 것도 아니다. 가족 간에 서로 아기고 감싸주는 사랑과 공경의 마음이 있어야 한다. 부모는 부모대로 제 역할을 하고, 자식은 자식대로 제 역할을 다해야 하며, 부부는 부부대로 자기 역할에 충실해야 한다.
또한 가족 구성원 서로 간에 예절을 지켜야 한다. 가금 주변을 보면 부모와 자식 사이나 부부 사이에 가깝다고 예절을 소홀히 하는 경우를 볼 수 있는데 잘못되었다고 생각한다. 서로 가까운 사이일수록 더 예절을 지킬 때, 가정의 화목을 유지할 수 있으며, 최소한 사람된 도리를 다하게 된다. 가정에서 가족과 함께 생활하면서 무엇이 옳고 그른 것인지, 선과 악이 무엇읹를 배우며, 삶의 방법과 도리를 익히게 되는데 효 교육은 바로 가정에서부터 시작 된다.
그런데 가정의 모습은 사랑과 공경이라는 근본정신을 바탕으로 하고 있지만 시대 상황에 따라 조금씩 변화되어 왔다. 전통사회의 가정은 가족 구성원들의 끈끈한 사랑을 바탕으로 의식주 문제에서부터 교육문제나 여가활동에 이르기까지 모든 문제를 가정에서 해결해 왔다. 가정생활은 가부장 중심으로 운영되었으며 가장의 권한이 절대적이었다. 가족 구성원들은 부자, 장유, 남녀 구별에 따라 각자의 지위와 역할이 정해졌고, 집안마다 어른들로부터 예절교육을 비롯한 인간됨 교육으 받았다. 특히, 조상들은 가정 윤리의 핵심을 ‘효’라고 생각하며 모든 행동의 근본으로 삼았고, 사람이라면 반드시 실천해야 할 도리라 생각 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고 사회가 변화함에 따라 가정의 모습도 크게 달라졌다. 현대사회의 가정은 도시화가 가속화도면서 대부분의 가정이 핵가족화 되었다. 맞벌이 부부의 증가와 자녀의 입시문제가 가정교육의 핵심을 으루면서 전통적으로 누려왔던 가장의 절대권은 붕괴되었고 부부중심 또는 자녀중심의 가정으로 변모하고 있다. 가족 구성원 간의 역할과 관계에서도 민주적인 평등관계를 강조하게 되었고 가정의 교육기능도 축소되었다. 하지만 핵가족화의 심호로 노인문제가 발생하고 가족 이기주의가 팽배하는 등 여러 가지 사회문제가 대두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정은 사회를 이루는 기본 단위로서 인간이 태어나서 처음으로 대하는 공동생활의 장일 뿐 아니라 일생을 통해서 지속적인 영향을 주는 성격 형성의 모태이다. 가정은 몇 명의 가족 구성원이 만나는 인간관계를 넘어서서, 그 가정이 속한 사회의 문화와 규범을 반영하고 있기 때문에 가족의 일원으로서 자라나는 동안에 아동은 자신의 역할과 능력을 깨닫게 되고 다른 사람의 정서적 반응 속에서 자기 자신의 심리 발달을 경험하게 된다. 이처럼 인간의 성격, 도덕성, 효심, 효행은 태어날 때부터 일정한 형태를 갖추고 있는 것이 아니라 그가 태어난 가정의 문화적 환경과 교육에 영향을 받는다. 그럼으로 가정에서의 효 교육은 학교 교육이나 사회교육보다도 중요하다고 생각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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