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호 가톨릭대학교 대전성모병원 신장내과 교수

손과 발, 얼굴 등 몸이 붓는 부종을 호소하는 사람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이는 부종이 단순한 생리 현상에서부터 약물, 기저 질환의 악화, 새로운 질환의 발생에 의해 유발되는 등 다양한 원인과 연관돼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부종으로 인해 병원을 찾은 환자를 치료해야 하는 의료진은 어느 진료과에서 어떤 검사를 시행하고, 어떤 치료부터 시작해야 할 지 고민거리다. 우리 몸에 나타나는 부종은 왜 나타나는 것인지 알아본다.

▲부종은 간질액이 증가해 발생
우리 몸의 수분은 1/3이 세포 밖에 존재한다. 이 중 25%는 혈관 내에 75%는 간질 내에 분포하는데 간질액이 크게 증가하게 되면 부종이 생기게 된다. 좀 더 자세히 말하면 혈관과 간질 사이의 수분 균형은 정수압과 교질삼투압, 간질에서 혈관계로 체액을 되돌리는 림프관으로 유지되며, 이 중 어느 하나의 변화가 일어나면 혈관 밖으로 체액이 빠져 나와 간질의 수분이 증가돼 부종이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

▲다양한 부종, 증상과 체중 변화
부종의 양상은 주로 눈 주변 부위로 나타나는 얼굴 부종과 손가락으로 눌렀을 때 피부의 함몰이 관찰되는 함요부종이 나타난다. 이밖에도 손가락으로 눌렀을 때 흔적이 남지 않는 비함요부종, 흉수 또는 폐부종에 의한 호흡곤란, 복수로 인한 복부 팽만 등의 증상으로도 나타날 수 있으며, 반지나 신발의 착용이 어려워지는 양상으로도 나타날 수 있다. 이러한 증상들은 발생 전에 체중 증가가 먼저 일어날 수도 있어 체중의 변화가 있지 않은지 반드시 확인할 필요가 있다.

▲내과적 질환과 연관된 전신 부종
급, 만성 부종이 전신 또는 양측, 흉수 또는 복수 양상일 경우 갑상선, 심장, 간, 신장 질환 등 내과적 질환으로 인해 유발되었을 가능성이 있다. 내과 진료 및 혈액검사, 소변검사, 흉부 엑스레이, 심전도 등의 기본검사를 통해 어느 장기와 연관된 이상 소견이 있는지 확인하고, 의심되는 질환이 발견되었을 경우 그에 맞는 전문과에 추가 진료 및 정밀검사를 진행해야 한다.

▲급성 부종이 한쪽 다리에 나타날 경우 각별한 주의가 요구돼
72시간 이내에 발생한 급성 부종이 한쪽 다리에 나타날 경우에는 혈전이 폐동맥을 막아 사망에 이를 수 있는 심부정맥혈전증일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실제로 국내의 한 연구에서 하지부종으로 응급실로 내원한 노인 환자에서 한쪽에서 하지 부종이 발생한 경우 심부정맥혈전증이 가장 많은 것으로 보고한 바 있다. 그 다음으로 사지와 관련된 급성 부종의 원인으로 봉와직염, 조직을 괴사시키는 급성구획증후군, 무릎 뒤쪽과 안쪽에 물혹이 생기는 베이커 낭종 파열, 근육 파열 등이 있다.

▲만성적인 다리 부종, 정맥부전이 약 30% 차지
만성적인 다리 부종은 정맥 판막 기능 장애로 유발되는 정맥부전이 약 30%를 차지한다. 보통은 하지 정맥류의 양상으로 나타나는데 장시간 앉거나 서있는 경우에는 부종이 나타난다. 이외에도 피부색 변화, 피부 궤양이 동반되기도 한다. 만성적인 다리 부종은 거상과 압박스타킹 등 보존적인 치료를 시행하며, 반응이 없거나 악화될 경우에는 혈관초음파, 정맥조영술을 시행해 치료한다. 이후 결과에 따라 운동 프로그램을 시행하거나 수술적 방법을 고려할 수 있다.

이밖에도 사지에서 발생하는 림프부종은 암, 수술, 방사선 치료, 감염, 외상으로 인한 림프관 손상, 장기간 부동 상태로 인한 림프관 기능 저하 등 다양한 이차성 원인에 의해 발생하지만 선천적으로 림프관 발달 문제가 발생해 일차성 림프부종이 유발될 수도 있다. 치료로는 림프마사지, 압박치료, 약물치료에서부터 완전울혈제거요법, 수술적 방법 등이 있다.

▲약물 복용에 의해 부종 나타날 수도
혈압약(칼슘통로 길항제)을 복용하면서 부종이 유발될 수 있다. 이는 동맥혈 확장에 의한 말초혈관의 정수압 증가로 수분의 간질 이동에 의해 부종이 유발되는 것이다. 따라서 다른 혈압약인 안지오텐신수용체 차단제로 변경하거나 같이 복용해 정맥혈 확장을 유도해주면 부종을 호전시킬 수 있다. 이 외에 당뇨 약제 중 티아졸리딘디온, 진통제로 흔히 복용하는 비스테로이드 항염증제, 스테로이드 등의 다양한 약 복용으로 부종이 나타날 수 있어, 이런 경우 복용을 중단하고 부종의 호전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

▲특발성 부종은 젊은 여성에서 흔하게 나타나
특발성 부종은 젊은 여성에서 흔히 나타나며, 얼굴과 손, 사지의 부종을 주로 호소한다. 월경 전 부종과 다르게 월경 시작 후에도 부종이 지속되는데, 원인은 아직 명확하지 않다. 다만 비만, 우울증, 이뇨제 사용과 연관이 있다는 보고가 있다.

이 같은 환자에서 이뇨제를 사용하면 용적 감소로 인해 호로몬 변화를 유발시켜 부종을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 이뇨제 복용을 최소 2~3주간 중단해 부종의 호전 여부를 확인하며, 저염식이, 압박스타킹 등 보존적 치료를 시행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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