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남철(경제학박사, 한국직업능력개발원 명예연구원)


최근 많은 언론에서 국내 대학의 학생 부족과 재정난, 외국 유학생 증가로 인한 불법체류 및 교육의 질 저하 문제를 강하게 제기하고 있다. 교육부 ‘2018년 교육기본통계’에 따르면 2018년 전체 외국인 유학생 수(재적학생 기준)는 14만2,205명으로 전년 대비 1만8347명(14.8%) 증가했다. 학위과정 유학생 수는 8만6,036명으로 전년 대비 1만4,004명(19.4%) 증가, 어학연수생, 교환연수생 등 비학위과정 유학생 수는 5만6,169명(39.5%)으로 전년 대비 4,343명(8.4%) 증가했다.

2018년 기준 외국인 유학생 수가 5천명 이상인 국가로는 중국(68,537명), 베트남(27,061명), 몽골(6,768명), 우즈베키스탄(5,496명) 등으로 나타났다(교육부, 교육통계서비스, 2019). 중국 유학생 수는 2017년 6만 8,184명으로 전체 55.1%로 10년 전인 2007년 중국 유학생 수 3만 3,650명(전체 유학생의 68.3%)과 비교하면 유학생 수는 2배 이상 증가했다. 베트남 유학생 수는 2017년 1만 4,614명(전체 유학생의 11.8%)로 2007년 1,902명(전체 유학생의 3.9%)명과 비교해 8배 가까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 몽골 유학생 수도 2017년 5천 384명(전체 유학생의 4.3%)로 2007년 1,649명(전체 유학생의 3.3%)와 비교해 3.3배 크게 증가한 수치이다.
OECD 발표에 따르면 유학 대상국 선택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교수언어(Language of instruction)로 영국, 프랑스, 독일, 러시아, 스페인과 같이 세계적으로 널리 사용되는 언어를 사용하는 국가의 경우 외국인 학생의 주요 유학 대상국이 된다. 또한, 교육의 질, 수업료, 이민 정책 및 해당 교육기관․프로그램의 학문적 명성, 학위취득 소요시간에 관한 프로그램의 유연성, 외국 학위의 인정, 본국에서의 고등교육 기회 제한, 본국의 제한적 대학입학 정책, 국가 간의 지정학적, 무역, 역사적 관계, 미래의 직업 가능성, 문화적 영감, 학점교류정책 등을 유학 선택 요인으로 들고 있다.
최근 우리나라에 많은 동남아 국가 출신 유학생이 왜 급증하는가? 여기에는 국내 대학들 내부적인 요인과 외국 유학생의 요구가 딱 맞아 떨어진 것이라고 생각한다. 유학생들의 입장에서는 한국 유학을 통해 한국의 빠른 경제적인 모델 전수, 한국의 문화와 언어를 익히면 자기 나라에 진출한 한국 기업에 일자리를 쉽게 확보할 수 있는 기대감이다. 동남아 개발도상 국가에서는 한국 회사의 임금이 현지 기업보다 3배 이상 되는 경우도 흔해 최고의 직장으로 꼽힌다고 한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 유학을 원하는 학생들은 한국 기업이 많이 진출한 나라일수록 늘 수밖에 없다. 최근 수년간 베트남 출신 유학생이 갑자기 증가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이다. 국내 대학의 입장에서는 대학 입학 자원 부족으로 진학생 수가 크게 줄면서 신입생이 급격하게 발생한 재정난을 유학생 유치로 해결할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원인이다. 대학 진학생은 2010년 50만2,000여 명을 피크로 빠르게 줄기 시작해 2018년 40만1,000여 명으로 줄어들었다. 신입생이 급격하게 감소하였다.
이러한 외국 유학생 증가와 더불어 불법체류자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2018년 11월 기준 법무부가 집계한 D4(어학연수) 비자 불법체류자는 6천437명으로 전년 동기(3천174명)보다 배 넘게 급증했다. 이와 같은 불법체류가 늘어난 가장 큰 이유로 왜곡된 한국 유학 시장의 문제이다. 그러나 정부와 학교 당국들은 불법체류자 학생 최소화 방안을 마련하여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적극적인 외국인 유학생 유치는 긍정적인 면과 부정적인 면이 공존한다고 생각한다. 긍정적인 면으로 외국인 유학생 증가로 인한 지한파 네트워크 구축·활용을 들 수 있다. 더불어 이들이 국내에서 공부하면서 축척한 지적자본은 무형자산으로 본인뿐만 아니라 엄청난 한국사회 발전에 기여를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나라에 유학하고 있는 학생들 중 자비유학생 비율이 전체 유학생 대비89.2%, 89.8.%로 2017년과 2018년도 각각 매우 높게 나타났다. 이들 유학생들이 국내에 공부하는 동안 학비, 생활비 등 재정지출은 적지 않다고 생각한다. 외국유학생 유치를 꼭 돈으로 환산해서 이야기를 하고 싶지는 않다. 하지만 한국은행 발표에 따르면 2017년 유학수지 적자가 3,423.7 백만 달러(3조851,6억 원)
로 여전히 높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유학수지 적자는 2011년 2011년 4,261.2 백만 달러(4조7,938억원), 2015년에 3,619.3 백만 달러(4조717 억원)에 비해 감소추세를 보이고 있으나 우리나라의 높은 교육열 등으로 유학(학위 목적) 지급이 해외소비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여타 국가들에 비해 여전히 높다.
2017-2018년 학사 기간 동안 미국 국립외국인학생자문협회(NAFSA: National Association of Foreign Student Advisers)는 1,094,792 명의 외국 유학생들이 미국 경제에 안긴 액수는 390억 달러(42조 7,000억 원)로 지출했고, 45만 개 이상의 일자리를 창출하거나 지원했다고 발표했다. 미국은 고등교육 공급이 최대 수출 산업이다. 많은 자비 외국 유학생들이 미국에서 공부하기 위해서 체류하는 동안 소비하는 교육비, 기숙사비 등을 지불하게 된다. 이는 여러 대학의 학사 운영에 필요한 중요한 재정 원천이다.
유학생 국내 유치는 인적 및 물적 자산으로 대학의 학생충원과 재정 조달 어려움을 해결하는 동시에 장기적인 측면에서 우리 경제·사회 발전에 큰 기여를 할 잠재적 성장 동력을 양성·활용하는 것이다. 지금 당장 불법체류 등으로 사회적인 문제가 발생하고 있지만 문제를 최소화하는 노력과 검증된 외국 유학생 유치를 더욱더 국가, 대학 및 사회 구성 모두가 노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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