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일 대전대학교 둔산한방병원 통증척추센터 교수

한낮에는 날이 풀렸나 싶다가도 아침, 저녁으로 계속되는 영하의 날씨로 인해 아직 겨울의 한가운데임을 다시 깨닫게 된다. 겨울은 일 년 중 질병이 가장 많이 발생하는 계절이다. 기온이 내려가기 시작하면 바깥 생활이 줄어들고 몸과 마음도 움츠러들어 행동이 둔해지고, 또한 체내와 외부환경의 차이가 크므로 외부환경의 변화에 주의하면서 건강관리에 유의해야 한다. 겨울철에 발병 빈도가 높은 질병으로는 감기, 아토피 등의 피부질환, 구안와사, 뇌졸중, 빙판에서의 넘어짐 등으로 인한 압박골절이나 염좌 등이 있을 수 있다. 이들은 모두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조금만 주의를 기울이면 예방이 가능한 질환이기도 하다.

내부와 다른 온도로 인해 외부환경에 대처하는 인체의 면역력이 떨어지게 되어 감기에 쉽게 걸리게 되는데 조금만 주의하면 충분히 예방할 수 있다. 심한 온도 차가 감기의 원인이 되기는 하나 실내 공기가 건조한 것도 큰 원인으로 작용하므로 온도 조절과 더불어 습도의 조절이 감기의 예방에 필수적인 요건이 된다.

감기가 시작되려는 시점에 컨디션 조절을 잘하면 본격적인 감기로 진행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감기 기운이 있는 듯하면 외출을 삼가고 일찍 귀가해서 평소보다 일찍 잠자리에 든다. 생강을 잘게 썰어 대추, 계피와 함께 끓여 꿀을 타 먹는 것이 도움이 되며 이외 유자차나 모과차, 배 찜 등이 도움이 된다. 더불어 따뜻한 죽과 차를 먹고 가습기를 틀고 이불을 덮고 땀을 살짝 내는 것이 좋으나 이미 감기가 들어 있는 상태라면 감기가 완전히 물러갈 때까지 음주를 금하는 것이 기본이다. 평소보다 수면을 많이 취하고 과로하지 않아야 하고 이럴 때 침과 한약 치료는 인체의 면역력을 돋우어 체력을 보강해주어 감기를 치료하는 효과가 있다.

겨울철에 빈발하는 구안와사란 한쪽 얼굴에 마비가 와서 입이 비뚤어지고 눈이 감기지 않는 것을 말하는데 와사풍, 안면신경마비, 안면마비라고도 불리며 대부분의 경우 특발성으로 나타나 ‘벨마비’라고도 불린다. 발생 연령은 유아로부터 노인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과로와 스트레스를 비롯하여 신경이 쇠약하거나 급격한 정신적 충격으로 인한 심리적인 불안 등으로 면역체계가 갑자기 약해지면서 발생하는데 한의학에서는 찬바람과 같은 외기의 영향, 담이나 어혈과 같은 병적 산물 및 신체의 허약과 같은 조건들로 하여 안면에 분포된 경락에 기혈순환이 되지 않아서 온다고 보고 있다. 일반적인 전조 증상은 몸살이 있는 듯 많이 피로하며 뒷목이 뻣뻣해지거나 귀 뒤쪽의 통증이 있으며 두통, 어지러움, 메슥거리고 토할 것 같은 느낌이 있는 경우도 있는 경우도 있다.

안면마비는 중추성마비와 말초성마비로 나뉘는데 일반적인 상황에는 말초성 마비를 주로 가리키며 정확히 감별하여 치료에 임해야 한다. 구안와사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평소 과로를 피하고 충분한 휴식을 취하며 과음, 찬 곳에서 잠을 자거나 찬바람에 노출되는 것을 피하고 외출 시에는 모자나 마스크 등을 착용하여 보온에 신경을 써야 한다. 마비가 발생한 후에는 적극적으로 치료에 임하여야 하며 침, 한약 치료를 이용하여 병적 조건을 제거하여 경락을 소통시키고 마사지, 물리치료를 행한다. 가정에서의 관리법으로는 지나친 불안과 긴장을 풀고 과음, 과식과 자극성 식품의 섭취를 피한다. 또, 마비된 곳에 찬바람을 쏘이는 일을 피하며 따뜻한 물찜질을 1일 2-3회 하는 것도 좋고 거울을 보면서 여러 가지 표정을 지어 보고 안면근육이 움직이는 방향에 따라 마사지를 하거나 경혈 부위를 지압해 주는 것이 크게 도움이 된다.

이 외에 겨울에는 운동 시간을 새벽이나 아침보다는 낮으로 조절하고 충분한 준비운동을 시행한다. 따뜻한 곳에 있다가 갑자기 차가운 곳에 나가는 등의 급격한 온도변화를 피해야 뇌졸중과 심근경색 등의 위험을 줄일 수 있다. 아울러 외출 시에는 충분한 보온에 신경을 써야 한다. 의복은 얇은 것을 여러 개 겹쳐 입고 내의는 순 면류를 입는 것이 땀 흡수가 용이하고 피부에 자극이 없어 아토피나 건조로 인한 피부질환에 좋다. 실내 공기는 온도와 습도를 모두 적당히 유지해야하며 너무 실내에만 있는 것보다는 한의학의 음양 조화 같이, 적당한 실외 스포츠를 즐기는 것이 겨울철에 건강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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