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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없습네다.’로 생긴 오해대전대덕경찰서 보안계 경사 김은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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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12.04  17:2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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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인의 식당에 탈북민이 취직을 하게 되었다. 탈북한 후 어렵게 식당에 취직하게 되어 열심히 일을 하는데 서툴고 특히나 말을 잘 알아듣지 못해서 속도가 느렸다. 그래도 주변 분들이 도와주려고 다가가서 물으면 예외 없이 “일 없습네다.”를 했다고 한다. 남한 분들의 입장에서는 도와주려고 하는데 자꾸 일 없다고 퉁명스럽게 하니까 기분이 많이 상했다고 한다.

남한에서 일 없다는 것은 별로 좋은 의미가 아니다. ‘귀찮으니 저리 가라’는 의미로 들린다. 그런데 북한에서 ‘일 없습네다.’는 ‘괜찮습니다.’이다. 그 식당의 탈북민도 그저 좋은 의미와 미안한 마음에서 ‘일 없습네다.’를 반복하는데 남한 분들이 기분 나쁜 표정으로 가버리니 그분 역시 마음에 상처를 입었다고 한다. 그리고 퉁명스러운 것이 아니고 억양이 세서 그런 것인데 한참이 지나고 나서야 서로간의 오해가 풀렸다고 한다.

이렇듯 남북 간의 미묘한 언어의 차이가 있다. 벌써 광복 73주년이 되었고, 광복 때 태어난 '해방둥이'들이 올해 74세를 맞았다. 남북이 갈라선 세월만큼, 문화와 언어에도 큰 차이가 생겼다. 그로 인해 그들을 차별하고 무시한다면 목숨을 걸고 국경을 넘어 온 그들을 다시 벼랑 끝으로 내모는 것이 아닐 수 없을 것이다. 같은 언어를 쓰고 있다 하더라도 각기 다른 체제 속에서 분단 70여 년의 세월을 살아왔기에 삶의 방식과 행동양식, 그리고 보이지 않는 수많은 부분에서 괴리감이 존재할 것이다. 사람과 사람의 통일이 진정한 통일이라는 것을 상기할 때 이질화된 문화의 벽을 허물어야 통일 후 벌어질 문화충격을 최소화 할 수 있다.

국립국어원에서 발간한 ‘탈북주민 한국어 사용실태 보고서’에 따르면 탈북민들은 남한에서 쓰는 단어의 절반 정도밖에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남북한 언어 차이가 생활언어는 30~40%, 전문용어는 60% 이상 되는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성인에 비해 문화적 이질감에 더 예민할 수 있는 탈북청소년들의 언어 장벽 문제는 향후 이들의 원활한 정착과 성장을 위해서 해결되어야 할 시급한 과제인 셈이다.

문화 이질감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먼저 서로의 문화 차이를 아는 것이 필요하다. 탈북민들은 북한의 체제, 사회, 문화 등 북한의 실상을 적극적으로 알리고 남한 주민 또한 통일에 대한 열정과 열망으로 이들과의 교류와 소통을 통해 민족 동질성 회복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외국에서 탈북민들의 인권과 생존권이 짓밟히는 장면을 언론을 통해 볼 때면 화가 치밀어 오르는 것을 느낀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한민족’임을 증명하는 것이다. 주변에서 만나는 탈북민들에게 먼저 손 내미는 이웃이 되어보자. 그들을 인정하고 따뜻하게 받아들일 때 통일은 한 걸음 더 가까이 다가 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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