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부 김민선기자

31편에 이어 2박 3일 여행의 마지막을 이야기해보려 한다. 르웨탄에서 하룻밤을 자고 일어나 조식을 챙겨먹고 숙소를 나섰다. 전날 자전거를 타고 르웨탄을 둘러봤기에 페리를 타고 르웨탄을 둘러보기로 하였다. 수이서부두(水社碼頭)에서 전날 산 르웨탄패스에 포함되어 있는 페리이용권을 냈다. 손등에 도장을 찍어주었다. 이 도장을 보여주면 같은 회사 페리를 무제한으로 탈 수 있다고 했다.
페리를 타고 시원한 르웨탄의 바람을 맞으며 현광사(쉬엔광쓰, 玄光寺)가 있는 쉬엔광부두(玄光碼頭)로 향했다. 현광사는 현장법사를 기리는 절로 이전에 현장법사의 사리를 모셨지만 사리는 현재 근처 현장사로 옮겨져 있다. 쉬엔광부두에서 페리를 내리니 원주민들이 춤과 노래를 하며 길거리 공연을 하고 있었고 오른편에 사람들이 줄을 서서 차예단을 샀다. 차예단(茶葉蛋)이란 찻잎과 간장, 오향분을 넣고 삶은 계란으로 대만의 편의점에서 쉽게 볼 수 있다. 현광사로 향하는 계단아래 위치한 차예단이 유명하다고 해서 나도 하나를 사서 현광사로 향했다. 현광사의 규모는 그렇게 크지 않았고 내부에 현장법사가 불경을 가지고 오기 위해 지났던 길들이 표시되어 있었다. 그리고 현광사 앞쪽에는 ‘르웨탄’이라고 적힌 비석이 있어서 사람들이 줄을 서서 사진을 찍었다. 현광사에서 바라보는 르웨탄의 풍경이 매우 아름다웠다. 현광사에서 조금 더 가면 현장법사의 사리가 있는 현장사(玄奬寺)가 있고, 장제스가 어머니를 위해 세운 9층 팔각탑인 자은탑(慈恩塔)이 있다.
쉬엔광부두의 관광지를 구경한 후 이다샤오부두(伊達邵碼頭)로 향했다. 이다샤오부두에서 내리니 왼편에 멀리 구족문화촌(九族文化村)으로 향하는 곤돌라가 보였다. 곤돌라를 타러 가기 전 이다샤오상점거리를 구경했다. 길게 늘어선 줄이 있어서 보니 닭날개볶음밥을 사먹기 위한 줄이었다. 스펀의 닭날개볶음밥이 유명한데 이곳의 닭날개볶음밥은 스펀과는 달리 파와 고추를 썰어 넣어주었다. 닭날개볶음밥을 먹으며 상점거리를 둘러보았다. 곳곳에 르웨탄의 유명한 홍차인 대차18호(台茶18號)를 팔고 있었다. 대차18호를 한잔 사서 마셔보니 평소에 먹었던 홍차와는 달리 상쾌한 박하향이 났다. 보통의 홍차와는 확연히 차이가 나는 맛이었다. 르웨탄을 간다면 대차18호차를 마셔볼 것을 강력히 추천한다.
대차18호차를 마시며 곤돌라를 탑승하는 곳으로 향했다. 이다샤오상점거리에서 걸어서 약 10~15분 떨어진 곳에 있었다. 르웨탄패스를 이용해 곤돌라를 탑승했다. 곤돌라에는 바닥이 투명인 곤돌라가 있는데 주말이나 축제가 있을 때는 보통 곤돌라보다 훨씬 많이 기다려야하나 평일에 가면 오래 기다리지 않고 바닥이 투명인 곤돌라를 탈 수 있다. 바닥이 투명인 곤돌라는 다른 곤돌라보다 훨씬 스릴감이 있다. 곤돌라를 타고 르웨탄을 다른 각도에서 감상하며 구족문화촌에 도착할 수 있다.
구족문화촌은 대만의 원주민 문화를 소개하는 곳으로 아미족(雅美族), 아미족(阿美族), 태아족(泰雅族), 새하족(賽夏族), 추족(鄒族), 포농족(布農族), 비남족(卑南族), 노개족(魯凱族), 배만족(排灣族) 등 9개 부락을 주제로 한 테마파크라고 생각하면 쉽다. 놀이기구도 있고 유럽스타일의 가든도 있다. 곤돌라에서 내려 위에서 아래로 구경하면 된다. 가장 흥미로웠던 것은 원주민의 공연이었다. 원주민들의 다양한 춤과 노래를 감상할 수 있으며 그들의 전통의복도 가까이에서 볼 수 있다. 대만에서 지내면서 원래 대만섬의 주인인 원주민에 대해 궁금했었는데 구족문화촌에서 각각의 부락의 모습도 볼 수 있었고 그들의 문화도 체험해볼 수 있었다. 다만 안타까운 점은 대만의 원주민들이 한족에 의해 산 속으로 밀려나 현재까지도 대만섬의 진정한 주인으로 서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구족문화촌도 한족이 운영하는 곳으로 결국 원주민이 한족의 돈벌이 수단으로 이용되고 있다는 것도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구족문화촌을 쭉 둘러보고 출구로 나와 타이중으로 향하는 버스를 탔다. 약 1시간 10분을 달려 타이중고속철도역에 도착하여 고속철도를 타고 타이베이로 돌아올 수 있었다.
대만에서의 생활을 마무리하며 2박 3일 여행을 다녀왔는데 여유로운 일정 속에서 여러 대만의 모습을 바라볼 수 있었다. 또한 대만 생활을 마무리하며 ‘중국사와 대만이야기’도 마무리할 시간이 됐다. 매주 중국사와 대만에 관련된 이야기를 하며 독자여러분들과 대만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보았다. 대만과 태국을 헷갈리는 사람이 아직도 많지만 대만은 우리나라의 경제, 역사, 문화 등에서 많은 부분 연결되어 있는 이웃나라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잠시 잊고 지냈던 우리의 이웃인 대만에 대해 다시금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저의 글로 인해 대만이라는 나라에 대해 관심 갖고 대만과 가까워진 독자가 계시다면 그걸로 보람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그동안 애독해주신 독자분들께 감사함을 전하고 기회가 된다면 대만을 직접 경험해보시길 추천하며 글을 마무리 짓도록 하겠습니다.

저작권자 © 대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