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부 김민선기자

음력 7월 달에 대만을 방문하는 관광객들은 길거리에서 대만사람들이 철통에 금색 종이를 넣고 태우는 모습을 많이 볼 수 있다. 이 금색종이를 많이 궁금해 한다. 이 금색종이는 지전(紙錢)이라고 불리는 것으로 저승으로 보내 귀신한테 바치는 가짜 종이돈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천등을 날릴 때 밑에 불을 부칠 때도 지전에 불을 부친다. 그리고 길거리에셔 지전을 태우는 것뿐만 아니라 길거리에 빨간 테이블 위에 과일, 과자, 향 등을 올리고 제사 지내는 모습도 많이 볼 수 있다. 많은 관광객들은 이런 모습을 매우 이색적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음력 7월에 대만을 방문하면 많은 사원에서 제사지내는 행사를 하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다. 음력 7월이 대만사람들에게 어떤 의미이기에 이렇게 제사를 많이 지낼까?
대만사람들이 길거리에서 지전을 태우고 제사를 지내는 이유는 바로 음력 7월을 귀신의 달(鬼月)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대만사람들은 음력 7월 초하룻날이 귀신의 문이 열린 날이라고 본다. 그래서 문을 넘어 귀신들이 이승으로 온다고 생각한다. 음력 7월 15일은 중원절(中元節)이라고 하여 귀신의 기운이 가장 세졌을 때를 가리켜 대부분의 가정과 회사, 사원에서 제사를 지낸다. 음력 7월 29일에는 귀신의 문이 닫혀 귀신들이 저승으로 돌아간다고 한다. 그러므로 음력 7월 한 달 동안 귀신들이 이승에서 떠돈다고 하여 귀신을 달래기 위해 재물을 바치며 제사를 지낸다.
중원절의 기원은 도교와 불교에서 찾아볼 수 있다. 도교에서는 음력 1월 15일, 7월 15일, 10월 15일은 상원(上元), 중원(中元), 하원(下元)으로 인간의 선악에 대해 살피는 때를 의미한다. 이 날에는 천관(天官), 지관(地官), 수관(水管)의 삼신(三神)에게 제사를 지냈다. 또한, 불교에서는 음력 7월 15일에 죽은 사람이 저승에서 거꾸로 매달려 음식을 먹지 못하고 고통 받는 것을 구제하기 위해서 다양한 음식을 갖춰 조상과 귀신과 부처에게 바치는 우란분재(盂蘭盆齋)를 행했다. 도교의 중원 풍습과 불교의 우란분재가 합해져서 귀신들의 혼령을 달래주는 제사를 지내는 명절로 발전하게 되었다.
귀신의 달에는 물가를 가는 것, 수영, 이사, 여행, 새로운 일의 시작 등을 되도록 하지 않는다. 물가에 가지 않고 수영을 하지 않는 이유는 물에 빠져 죽은 귀신이 사람을 끌어당길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귀신의 달에는 밤에 늦게 돌아다니지 말아야 한다. 왜냐하면 이승을 떠돌고 있는 귀신과 마주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여행, 새로운 일 등은 귀신의 저주를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자제한다. 물놀이를 많이 가는 음력 7월에 물놀이를 삼가고 수영을 삼가는 것은 굉장히 합리적으로 보여 진다. 미신을 통해서 현실에서 일어날 수 있는 사고의 가능성을 줄이는 것 같다는 생각도 해볼 수 있다.
음력 7월에는 거의 한 달 동안 대만 전역에서 제사를 자주 지내고 음력 7월 15일 중원절 당일에는 모든 가정과 회사, 사원 등에서 쫑위엔부뚜(中元普渡)라고 하는 제사를 지내기 때문에 재물에 대한 수요가 많다. 그래서 그 시기에 마트에 가면 제물코너가 따로 있을 정도이다. 우리나라와 달리 과자도 재물로 올려서 마트에 가면 대량으로 포장되어 있는 과자를 쉽게 볼 수 있다. 그리고 음력 7월에 대부분이 밤늦게 다니지 않고 실외활동을 자제하기 때문에 소비경제가 침체될 수 있다. 그래서 많은 상점이나 마트, 백화점에서는 중원절 프로모션을 하여 할인을 많이 하기도 한다. 이 시기에 여행 온 관광객들은 각종 상점이나 마트 등에서 저렴한 가격으로 쇼핑하는 행운을 얻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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