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화 병무청 차장

자식에 대한 부모의 지극하고 헌신적인 사랑을 비유할 때 흔히 ‘지독지애((舐犢之愛)’라는 표현을 사용한다. 지독지애((舐犢之愛)란 “어미소가 송아지(犢)를 핥아 주는 사랑”이란 의미로 이는 바로 ‘우리 부모들의 마음’이라고 생각된다. 그저 여리고 사랑스러운 자식을 군대라는 낯선 환경으로 보내는 걱정과 아쉬움으로 입영 현장에는 부모들의 슬픔과 안타까움이 있기 마련이다. 이런 분위기를 바꾸기 위해 2011년부터 ‘현역병 입영문화제’가 시작되었다.

입영문화제는 입영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과 부담감을 떨치고 국가의 부름에 응하는 입영자들을 격려하고 응원하기 위해 마련된 행사다. 8년차에 접어드는 올해는 “청춘! 새로운 도전, 새로운 출발”을 슬로건으로 43회의 입영문화제 행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입영자와 함께한 가족들은 입영문화제 현장에서 각종 문화예술 공연을 관람하고 부모님을 업고 걷는 어부바길, 소중한 사람에게 편지쓰기 등 추억과 가족애를 돈독히 하는 프로그램에 참가하면서 이별의 아쉬움을 웃음과 감동으로 채우는 시간을 가진다.

얼마 전 해병대 입영문화제를 참관하였는데, 지난해 육군훈련소에 이어 두 번째로 방문하는 입영문화제 현장이었다. 입영하는 장정들의 눈빛에서 자부심과 패기를 느낄 수 있었고 건강한 대한민국의 청춘들을 볼 수 있는 흐뭇한 시간이었다. 그곳에서 해병대 출신 부자찾기 “부전자전(父傳子傳) 프로그램”에 참여한 아버지와 아들을 보았다. 그들은 시대를 달리했지만 한때는 청춘이었고 이제는 군대 선・후배가 되어 ‘군대이야기’ 추억의 주인공이 되고 있었다.

현장에서 직접 쓴 편지로 부모님께 사랑을 표현하고 많은 사람들이 지켜보는 무대에서 댄스로 자기 장기를 뽐내는 등 당당한 모습의 젊은 청춘들을 보면서 과거와는 다른 밝고 활기찬 입영 현장의 모습에 ‘안심하고 군에 보낼 수 있겠다’고 안도하는 부모들을 많이 볼 수 있었다. 이제 입영문화제는 병무청과 국민이 소통하는 기회이자 입영자와 가족이 공감하는 ‘감동의 장’으로 변하고 있었다.

병역의무는 대한민국 남자라면 당연히 지켜야 할 의무이다. 입영 현장의 분위기가 변한 것처럼 청춘들의 군복무에 대한 인식도 긍정적으로 바뀌고 있다. 질병 등으로 현역으로 복무하지 않아도 되는 의무자가 질병 치유 등으로 자진해서 입영하는 사례가 해마다 늘고 있는 것이 그 증거이다. 인생의 황금기에 병역의무를 위해 입영하는 의무자들이 자부심을 느낄 수 있도록 “반칙과 특권이 없는 공정하고 정의로운, 병역이 자랑스러운 병역문화 정착”을 위해 최선을 다해야겠다.

병무청에서 오랜 공직생활을 하면서 수많은 장병들이 군복무를 통해 더욱 건강하고 늠름한 모습으로 거듭나는 것을 수없이 지켜봤다. 입영문화제 현장에서 만난 청춘들이 있기에 우리의 미래는 더욱 밝아 보인다. ‘비룡승운(飛龍乘雲)’이라는 말처럼 구름을 타고 용이 하늘을 날아오르듯 군복무가 자기 발전의 소중한 기회가 되기를 기대하며, “새로운 도전, 새로운 출발”을 위해 입영하는 청춘들에게 힘찬 응원의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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