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 생물소재공학과 한범수

당시 유럽 전체 인구의 4분의1 정도였던 수천만명의 사망자가 발생해 유럽 전역을 공포에 떨게 만들었던 흑사병, 접촉으로 전염되는 치명적인 전염병으로 치사율이 높아 재앙이라 불리는 에볼라 바이러스 등 인류는 예전부터 지금까지도 수많은 바이러스와 공존하며 바이러스로부터 고통받아왔다. 특히 치사율이 높은 바이러스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잃기도 했으며 과학자들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오랜 연구 끝에 백신을 개발하게 되었다. 백신은 우리 몸 속 면역체계의 기억력을 이용해 한번 경험했던 바이러스를 기억하고 다음에 다시 들어왔을 때 더 잘 싸울 수 있도록 항체를 만들어 내 바이러스를 미리 예방하는 것으로 이렇게 탄생하게 된 백신의 개발과 의학기술의 발달로 인해 그동안 공포에 떨게 했었던 수많은 바이러스를 정복하고 많은 사람들의 생명을 구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러한 백신은 주로 동물세포에서 생산해 낸 것으로 저온보관으로 인한 경제적인 부담과 접종 후 합병증과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위험성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이처럼 기존의 백신이 가지고 있는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과학자들은 식물체를 이용한 백신연구를 진행해왔다. 그 결과 동물실험을 통해 특이항원에 대한 특이항체가 유도됨이 증명되고 공격 접종 실험에서 생존력 향상을 가져오는 결과를 확인할 수 있었다.

식물 생산 백신은 대량 생산이 가능한 식물의 특성을 이용해 비교적 적은 비용으로 다수에 투여할 수 있으므로 경제적이며 병원균 감염의 우려와 부작용이 발생할 확률이 상대적으로 적어 보다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현재 연구를 통해 감자, 콩, 옥수수 등 다양한 식물체를 실험하고 있으며 효과가 더욱 뛰어난 식물 생산 백신을 만들기 위해 항원 단백질 생산량을 증대시키는 기술을 개발해 항원력을 더욱 높이려고 하는 등 여러가지 시도를 하고 있다. 아직은 식물 백신으로 사용하려는 식물체 내 재조합 단백질 장내 분해 문제를 극복하려는 경구 투여 방법을 개선하는 것과 발현 시스템을 최적화시키려는 연구 등 개선해야할 점이 많이 남아있지만 이와 같이 관련 연구를 지속해 나간다면 경제적이고 안전한 식물 생산 백신을 현실화하고 실생활에서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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