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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력범죄 잇따르는 정신질환 탈원화 정책 실패했다
김태선  |  ktshmk@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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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7.15  13:1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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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헌태논설고문


“재범 위험성이 높은 정신질환 범죄자는 앞으로 치료감호가 끝나도 보호관찰을 계속할 수 있게 된다.” 정부는 지난 해 4월 11일 국무회의를 열어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치료감호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심의·의결했다. 이는 "지난 2016년 강남역에서 발생한 살인사건과 2017년 3월 조현병 치료를 받던 10대 소녀에 의한 초등학생 살해 등 최근 정신질환자에 의한 범죄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어 국민들의 우려가 크다"며 종합적 관리대책 마련을 절박하다는 인식아래 단행했다. "지금은 정신질환자에 의한 각종 범죄로 부터 국민들을 안전하게 보호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라며 이같이 밝혔다. "법무부, 복지부 등 관계부처에서는 정신질환자 범죄에 대한 종합적인 관리대책을 마련·추진해 국민 불안감을 해소하는데 주력한다는 입장이었다.

그러면서도 정부(복지부)는 지난 해 5월 30일 정신건강증진 및 정신질환자 복지서비스 지원에 관한 법률, 이른바 정신건강복지법의 전면 시행에 들어갔다. 개정이유를 보면 얼마나 정신질환에 대한 본질을 가볍게 다루는 지를 일견해서 엿볼 수 있다. 법 개정 이유는 “ 정신질환자에 대한 치료 중심의 관리 체계에서 예방ㆍ보호 중심의 관리 체계로 전환하는 내용으로 「정신보건법」이 전부개정(법률 제14224호, 2016. 5. 29. 공포, 2017. 5. 30. 시행)됨에 따라, 정신건강증진 및 복지서비스 지원을 위한 국가계획ㆍ지역계획 및 시행계획의 수립절차 및 방법 등에 관한 사항을 정하고, 정신건강전문요원에 대한 보수교육의 방법 및 절차 등에 관한 사항을 정하며, 정신재활시설의 위탁운영을 위한 기준 및 방법 등을 정하는 등 법률에서 위임된 사항과 그 시행을 위하여 필요한 사항을 정하려는 것임”을 내세웠다. 여기에서의 핵심사항이 정신분야 정책의 골격을 이루고 있다. 이른바 탈원화 정책이다. 그 명분을 세워놓고 정신보건 분야를 뒤흔들어 놓은 지 1년이 넘었다. 국민 불안감 해소는커녕 현실은 정반대로 갔다.

더욱 심각한 것은 정신질환자의 범위를 중중정신질환자로 축소 정의했다는 점이다. 그렇다고 한다면 이법은 경증정신질환자에게는 해당사항이 없다는 결론이 나온다. 모순점이 여기에 있다. 이 정의에 따르면 경증은 정신질환자의 범위에 들어가지도 않는다. 그러나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으면 경증이 중증되는 것이 바로 정신질환인데도 말이다. 이런데서 비롯된 정신질환자에 대한 치료 중심의 관리 체계에서 예방ㆍ보호 중심의 관리 체계로 전환하는 내용이 바로 ‘탈원화’임이 분명하다고 보여 진다. 이 때문에 인권을 강조해 정신질환자 스스로 하는 자의입원을 유도하고 보호자에 의한 입원, 이른바 강제입원은 엄청나게 요건을 강화해 정신병원 입원대란이란 말이 생겨날 지경에 이르렀다. 가족들조차 입원을 마음대로 시키지 못하는 형국이다. 그나마 정신질환자이지만 자.타해 위험이 없는 환자는 입원치료가 절대 불가하다. 한마디로 정신건강복지법이 진단의사가 돼버렸다.

여기다가 전국 5개 국립정신병원에 설치된 입원적합성심사위원회로부터 입원 1개월 이내에 입원적합성 심사를 또 받아야 한다. 그리고 6개월마다 정신보건심판위원회로부터 계속입원치료 심사를 받고 퇴원명령이 떨어지면 ‘지체없이’ 즉시 퇴원해야 한다. 치료도 제대로 안된 상태에서 퇴원 후 갈 곳 없는 대다수의 정신질환자들은 지속적인 투약관리 등의 서비스를 받지 못하면 당연히 정신질환이 다시 악화되고 결국 길거리로 내몰리며 범죄에 노출될 수밖에 없는데도 말이다. 이런 악순환이 거듭되고 있는 것이다. “정신질환 범죄증가‘는 현행 정신건강복지법 졸속 입법의 필연적 결과라는 지적이 바로 이런 연유에서 비롯된다.

이는 지난 해 법무부 법무연수원이 발표한 ‘2016년 범죄백서’에서 엿볼 수 있다. 정신질환자에 의한 범죄 통계로서 2014년 6천301명이던 정신질환 범죄자가 2015년에는 7천16명으로 전년 대비 11.3% 증가했다고 한다. 정신질환 범죄자는 2011년 5천357명, 2012년 5천378명, 2013년 5천937명으로서 아주 완만한 증가세를 보이다가 2014년부터 갑자기 큰 폭의 증가를 보이고 있다. 2015년에는 절도 1천749명(24.9%), 폭행 848명(12.1%), 상해 601명(8.6%), 살인 66건(0.9%)의 유형을 보여주고 있는데 "정신질환자 범죄 중 절도, 폭행, 상해 등의 비중이 높은 것은 이들의 사회경제적인 여건이 악화한 데 따른 결과"라고 보고 있다.

경찰대학 치안정책연구소에서도 올 1월 18일 「치안전망 2018」이라는 자료를 통해 올해 ‘정신질환 범죄’가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실제로 2012년 5,311명에 불과하던 정신질환자 범죄가 2016년에는 8,287명으로 급증했다. 탈원화 정책으로 조현병 환자들의 강력범죄가 잇따르고 있는 것도 결코 우연이 아니라 예견된 결과라는 점에서 더욱 충격이다.


우리나라 정신건강을 주도하는 정신건강복지법과 각종 관련 정책을 보면 정신질환자에 의한 범죄 증가는 필연일 수밖에 없다. 정신질환자에 대한 치료 중심의 관리 체계에서 예방ㆍ보호 중심의 관리 체계로 전환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경우가 반면교사(反面敎師)로 다가온다. 1960년대 이후 시작된 탈원화 정책의 결과 지역사회로 나온 정신질환자 대다수가 연방교도소에 수감되어 실패한 정책이 되었다. 최근 잇따르고 있는 조현병 정신질환자들의 묻지마 살인과 강력범죄가 이를 단적으로 말해 주고 있다. 우리나라의 탈원화 정책에 대한 암울한 전망을 미리 보여주고 있다.

지난해 10월 국회 국정감사에서의 경찰청이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살인·강도·절도·폭력 등 4대 범죄를 저지른 정신질환자가 매년 늘고 있다. 2012년부터 2016년 사이 범죄를 저지른 정신질환자는 총 1만9142명에 달해 2만 명에 가깝다. 더 큰 문제는 재범률도 높다는 것이다. 2012년 1054명에서 2016년 1458명으로 매년 늘어났고, 5년 평균 재범률이 32%로 매우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살인·강도·절도·폭력 등 4대 범죄유형별 정신질환자 재범률을 살펴보면, 절도 42.8%, 폭력 20.3%, 강도 6.4%, 살인 5.5%로 절도와 폭력의 재범률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일각에서는 정신질환자 같은 심신미약의 경우 형을 줄여주는 제도를 없애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이들 정신질환자에 대한 체계적인 관리가 우선되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 강남역 살인 사건 범죄자는 잔인한 범행 수법과 반성하지 않는 태도를 보였음에도 심신미약이 인정돼 징역 30년을 선고받았다. 여론은 죄질에 비해 가벼운 형이라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지난 6월 11일 포항약국 칼부림 사망사건과 관련 가해 남성을 제대로 처벌해 달라는 국민청원이 올라와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지난 8일 경북 영양읍에서는 출동한 김 모(51) 경위가 조현병을 앓던 40대 남자가 느닷없이 휘두르는 흉기에 찔려 숨졌다. 강릉에서는 치료 의사를 폭행하고 망치까지 휘두르며 난동을 부렸다. 이처럼 조현병 환자로 인한 '묻지마 강력범죄'가 잇따라 발생하자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정신질환으로 감형되는 제도 없어졌으면 합니다’라는 제목의 글까지 올라오는 등 사회적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는 실정이다.

정신질환은 치료를 멈추면 악화되는 것이 당연하다. 그런데도 완치도 되지 않은 환자들을 6개월이라는 상한선을 묶어두고 즉시퇴원을 유도하고 있는 정책은 과연 누구를 위한 정책이고 법인지를 명백하게 가려내야 한다. 19대 국회 말 졸속으로 입법처리한 정신건강복지법이 이처럼 사회불안을 조성하는 촉매제가 된다면 이는 과감히 정비되어야 한다. 2인 이상 교차진단도 작년 연말까지 예외규정으로 유예하다가 올 연말까지도 또다시 유예했다. 문제가 있다는 것을 자인하는 셈이다.

우리는 1960년대 미국의 탈원화 정책이 범죄자를 양산했던 사회적 혼란과 실패를 반면교사(反面敎師)로 삼아야 한다. 합리적인 일본의 정신보건정책이나 중국연변의 재활 정책들을 타산지석(他山之石)으로 삼아야 한다. 특히 정신질환자 급여환자들의 정액수가제도와 비인간적인 식대문제를 과감히 개선해야 한다. 이러한 모순된 법과 정책으로는 정신질환자의 인권이나 강력범죄 근절은 요원할 뿐이다. 현재 대략 6만7천명에 달하는 입원환자들을 10% 이상 탈원화시켜 사회로 쏟아져 나온다면 앞으로 사회적 불안감은 더욱 증폭될 수밖에 없다. 졸속 입법된 현행 정신건강복지법과 전근대적인 정책이 과감히 달라져야 한다. 아무 대책없이 무작정 길거리로 내모는 탈원화 정책은 위험천만하다. 조현병은 물론 정신질환은 꾸준히 평생을 치료해야 하기 때문이다.

정신질환자에 대한 치료 중심의 관리 체계에서 예방ㆍ보호 중심의 관리 체계로 전환하겠다는 정신건강복지법의 취지는 이미 실패했다. 국민들이 불안해하는 강력범죄에 대한 절박감이 상실됐기 때문이다. 입원에서 퇴원에 이르는 과정에 불합리한 문제점 해소로 치료와 재활, 사회복귀 내지는 관리체계에 이르는 합리적인 선순환 사이클 정책과 현실적인 법체계를 마련하는 것이 바로 정신질환 문제해결과 강력범죄를 줄이는 첩경임을 알아야 한다. 정신질환자의 범위를 중증정신질환자로 축소 정의한 정신건강복지법이 ‘묻지마’ 강력범죄라는 이름의 부메랑이 되어 후폭풍을 일으키며 사회적 불안감을 증폭시키는 결과를 낳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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