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부 김민선 기자

타이베이라는 도시의 매력에 빠져있다 보면 대만의 대자연 풍경이 궁금해지기 마련이다. 대만은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국토의 대부분이 산지이다. 그렇기 때문에 대만에서 대자연의 풍경을 만나는 것은 어렵지 않다. 타이베이 시내에는 양명산국가공원(陽明山國家公園)이 위치하고 있다. 타이베이에서 대만의 대자연을 마주하고 싶다면 양명산을 방문하는 것도 좋다. 타이베이를 벗어나면 ‘화련(花蓮)’이라는 곳이 있다. 화련에 위치하고 있는 ‘타이루거협곡’과 ‘칠성탄’, ‘청수이단’은 대자연의 풍경으로 유명하다. 그래서 많은 관광객들은 북부와 함께 화련을 함께 여행하는 경우가 많다.
화련은 대만의 동부에 위치해있는 곳이다. 대만의 동부는 험준한 산으로 이루어져 있어서 고속열차가 없다. 그래서 타이베이에서 화련까지는 일반적인 기차를 타고 약 3시간을 가야한다. 화련을 하루 동안 둘러보기 위해서는 적어도 아침 7, 8시에는 타이베이에서 출발해야 한다. 화련역에 도착하면 우리나라 소도시의 오래된 기차역의 풍경을 느낄 수 있다. 대중교통을 이용하여 타이루거협곡을 둘러볼 수도 있지만 배차시간이 길어 보통 택시투어나 버스투어를 많이 이용한다. 미리 예약을 안했어도 많은 택시 기사님들을 기차역 앞에서 찾아볼 수 있다. 일반적으로 택시투어 8시간에 약 NT2600~2800정도이다.
미리 예약해둔 버스투어를 이용하였는데 인원이 적어서 밴투어가 되었다. 화련역에서 타이루거국가공원(太魯閣國家公園)까지 가는 길에 창 왼편에는 웅장한 산맥이 쭉 이어진다. 그 산맥들을 구경하다보면 어느새 타이루거국가공원에 도착한다. 대만에서 4번째로 지정된 국가공원으로 대만의 100대 준봉 중에 제27위에 해당된다. 타이루거협곡은 웅장한 대리석 절벽으로 이루어져 있다. 대리석에 물이 흐르면서 이러한 협곡을 만들냈다. 또한 타이루거협곡은 중횡고속도로(中橫公路)의 시작점이기도하며 대만의 원주민 중 하나인 타이야족(泰雅族)의 문화유적들도 살펴볼 수 있다. 타이루거에는 석회성분이 많아 흐르는 물이 보통의 물보다 탁하며 회색빛을 띠고 있다.
안쪽으로 더 들어가 사카당(砂卡磄) 원주민문화보행도로를 둘러볼 수 있다. 사카당은 원주민 말로 어금니라는 뜻을 갖고 있다. 협곡 사이 울창한 숲길을 따라 걷다보면 마치 시간을 거슬러 원주민이 된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위험할 수 있으나 뱀도 볼 수 있으며, 원숭이들도 자유롭게 나무 위에 있는 모습을 보면 정말 현대도시를 벗어난 느낌을 크게 받을 수 있다. 걷다보면 원주민의 5채의 집이 있는 곳이 있고 그 곳에는 원주민들이 먹던 산에서 나는 후추로 만든 소세지를 판다. 소세지의 맛이 일품이므로 사카당을 하이킹하는 사람에게 반드시 추천하고 싶다.
사카당을 둘러보고 헬멧을 쓰고 옌즈커우(燕子口)로 향한다. 옌즈커우라는 이름은 협곡 사이사이에 침식작용으로 생긴 구멍이 있는데 그 곳에 제비가 산다고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낙석의 위험이 있기 때문에 안전모를 쓰고 둘러본다. 옌즈커우부터 자모교까지가 타이루거에서 가장 아름다운 절경을 볼 수 있는 길로 웅장한 돌산의 위엄을 느낄 수 있다. 옌즈커우를 둘러본 후 잠시 점심을 먹고 유명 여행프로그램에서 나온 웨왕팅(岳王亭) 흔들다리로 향했다. 8명이 정원인 좁고 긴 흔들다리이다. 이 흔들다리에서 바라보는 풍경이 그렇게 아름다웠다.
다음 코스는 붉은색이 인상적인 장춘교를 지나 있는 장춘사(長春祠)이다. 타이루거의 좁은 길은 군인과 죄수들을 동원해 만들었다. 중국본토와의 전쟁에 대비해 퇴각로를 만든 것이라는데 이 과정에서 226명이 절벽에 떨어지거나 낙석에 의해 돌아가셨다고 한다. 그래서 그들을 기리는 사원을 만들었는데 이게 바로 장춘사이다. 그 분들의 이름 하나하나가 새겨진 위패를 보니 절로 묵념을 하였다. 현재 많은 사람들이 타이루거의 풍경을 향유할 수 있는 것이 바로 이런 희생이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장춘사까지 둘러보고 다음으로 향한 곳은 칠성탄(七星潭)이라고 하는 해변이다. 일곱 개의 별이 보이는 호수라는 뜻이다. 반달모양의 해안선으로 보이는 중앙산맥이 절경을 이루는 곳이다. 이곳의 해변은 특이한 것이 모래가 아니라 둥근 자갈로 이루어져 있다는 것이다. 많은 관광객들이 하얀 자갈만 골라 글씨를 만들거나 탑을 쌓아 올리는 모습을 볼 수 있다. 파도에 의해 하루에 몇 번이라도 침식되기 때문에 자갈이 매우 곱고 부드럽다. 하나 주머니에 넣어 오고 싶었지만 이곳의 돌을 함부로 가져가면 벌금을 낼 수 있다.
칠성탄 해변에서 한 없이 푸르른 바다와 하늘, 산맥을 바라보다보니 어느새 타이베이로 향하는 기차를 탈 시간이 다가왔다. 타이베이와 왕복 6시간이기 때문에 구경하는 시간이나 이동시간이 비슷하여 더 아쉽게 느껴졌다. 아쉬움이 남아야 다시 찾을 거라는 생각으로 아쉬움을 뒤로 했다. 다음에 화련을 방문한다면, 혹은 지인이 화련에 방문하겠다고 하면 1박 2일로 여유로 갖고 여행하는 것을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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