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진 대전대학교 둔산한방병원 소아청소년센터 교수

소아 감기는 가장 흔한 질병으로 1년에 평균 6~8회 정도 감기에 이환되며 특히 2세 이하의 영유아에서 가장 많이 발생 한다. 면역력이 약한 소아의 경우 처음 어린이집이나 유치원 등의 단체생활을 시작한 이후 6개월에서 1년 정도 잦은 감기 및 호흡기 질환에 끊임없이 이환되는 경우가 많은데 소아의 경우 호흡기의 표면적이 적고 기도의 내경이 작으며 점액선의 밀도가 높아 호흡기 질환에 이환될 시 객담의 배출이 어렵고 중이염, 부비동염, 폐렴 등의 합병증으로의 전변이 빠르다.

면역력은 우리 몸을 보호하는 방어 시스템으로 최근 들어 질병을 치료 하는 것 뿐 아닌 예방하는 것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 한의학에서는 『황제내경(黃帝內經)』에서 부터 치미병(治未病)이라는 개념이 존재하여 질병 예방의 중요성에 대하여 강조 하였는데 이는 아직 질병이 발생하지 않은 건강한 시기에 양생법칙을 따라 건강을 유지하고 질병을 예방하는 의미이다. 또한 “上工治未病中工治已病者何謂也”(유능한 의사는 병이 생기기 전에 치료하고 서투른 의사는 병이 이미 생긴 것을 치료한다.)라고 하여 미병을 고치는 의사에게 상의라는 호칭을 붙여 예방의학의 중요성을 강조하였다.

예방의학의 한 방법으로 한의학에서는 동병하치(冬病夏治)라 하여 삼복첩을 통하여 겨울철에 호발하거나 심해지는 질환을 여름철에 미리 예방하는 치료법을 사용하고 있다. 삼복은 춘추시대 경부터 내려오는 동아시아의 절기 중 하나로 삼복에 대한 최초의 기록은 사마천(司馬遷)의 『사기(史記)』에서 찾아볼 수 있다. 한의학적으로 볼 때 삼복은 인체의 양기가 가장 왕성하고 음기가 약한 시기로 잦은 감기, 기침, 천식, 기관지염, 비염 등 호흡기 질환 특히 肺系虛寒證(폐기능이 허약하고 차서 생기는 호흡기 질환)을 치료하기 가장 좋은 시기이다. 초복, 중복, 말복의 시기를 이용하여 온경활혈통맥(溫經活血通脈)하여 인체의 면역력을 증강 시킬 수 있다.

삼복첩은 시술 방법이 간편하고, 통증이나 불편함이 적어 소아에게 유용하게 적용 할 수 있는데 백개자(白芥子), 현호색(玄胡索), 세신(細辛), 생강즙(薑汁), 꿀(蜂蜜) 등을 갈아 고제의 형태로 만든 것을 패치 형태로 만들어 인체의 등에 위치하고 있는 혈자리인 심수(心兪), 폐수(肺兪), 격수(膈兪)에 2-3시간 동안 부착 하는 것으로 초복, 중복, 말복의 기간에 총 3회 시술하는 것을 권한다. 감기에 자주 걸리고, 평소 코피가 자주 나거나 비염, 편도선염, 인후염 등을 잘 앓는 호흡기계가 허약한 소아의 경우 이번 삼복에 삼복첩 시술을 통하여 미리미리 예방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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