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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경제에 닥친 ‘멘붕’현상
김태선  |  ktshmk@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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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6.24  14:0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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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헌태논설고문

6.13지방선거의 후유증이 상상을 초월하고 있다. 선거에서 이른바 참패한 야당을 중심으로 그 대처방안을 놓고 마치 호떡집에 불난 듯하다. 좌충우돌하며 정제·정돈을 하지 못하며 볼썽사나운 ‘네탓타령’만 극심하다. 내홍이 예사롭지 않다. 한 지붕 세가족의 별난 집안에서 틈만 나면 서로 으르렁대니 과연 이런 집단들이 정체성을 갖고 있는지 의아할 정도이다. 말만 같은 정당원이니 원수들끼리 모여 있는 집단처럼 갈등과 상호간의 증오와 미움이 참으로 크다. 이른바 선거를 통하여 국민들의 무서운 심판을 받고도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는 것을 보면 참으로 얼굴이 두껍다. 무서우리만큼 엄청난 국민의 외면과 단죄를 받고도 이 모양이니 그동안의 정치적 처신도 얼마나 국민들의 심사를 뒤틀리게 했는지를 미루어 유추할 수 있다. 이른바 국민들의 따가운 시선을 무시하는 계파갈등의 모습을 아직도 드러내는 것은 보면 케케묵은 이빨 빠진 호랑이들의 싸움처럼 비춰진다.
이들이 이처럼 갈등의 골이 깊어지면서 오히려 선거이후 환골탈태의 자구노력이 미진할 때 6.13선거에 출전하며 비참한 낙선의 고배들 마신 출마자들은 정신적인 공황에 시달리고 있다. 어떤 후보는 선거이후 충격으로 뇌사상태에 까지 빠져 있다는 안타까운 소식도 전해진다. 여기에 국민들의 외면과 심판이 사상 초유의 사태를 빚으면서 득표율도 저조해 기탁금과 선거비용도 보전 받지 못하는 후보들이 전국적으로 참으로 많은 모양이다. 개표결과에 따르면 전국 17곳 시도지사 선거 출마자 중 10%의 득표를 얻지 못해 선거비용을 한 푼도 받지 못하는 후보는 전체 출마자 71명의 약 절반인 35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울산지역은 출마자 221명 가운데 71명이 선거비용을 한 푼도 보전 받지 못한다고 한다. 특이하게도 세종과 강원에서만 모든 후보자가 득표율 10% 이상을 기록해 기탁금과 선거비용의 절반 또는 전액을 받게 됐다고 한다. 특이 상황도 있다.
그러나 전국적으로 참패한 야당들의 중앙당의 충격보다도 지방선거에 나선 출마자들의 충격은 거의 ‘멘붕’수준이라고 한다. 충격파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일부후보들은 남북정상회담과 북미정상회담의 태풍으로 몰락하고 말았다고 자위하고 있기도 하다. 그렇지만 당선과 낙선의 분위기가 과거 선거와는 극명하게 차이를 드러내고 있는 것이 바로 우리가 우려하는 정치적 ‘외상 후 스트레스’ 이른바 ‘트라우마’이다. 충격파가 너무 심하다. 정신적인 안정을 찾지 못하고 선거이후 심각한 정신적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음을 감지하게 된다. 중앙당들조차 갈팡질팡하면서 초점을 잡지 못하고 좌충우돌하는 것을 보면 상당기간 지속될 수밖에 없다. 어쩌면 국회도 정상성을 찾기가 그다지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지역의 정치적 기반마저 송두리째 흔들린 작금의 상황에서 과연 활기차게 정치적 역동성을 갖추고 나갈 수 있을지가 정말 의문이다.
여기에다 당선자들을 중심으로 인수위원회가 꾸려져 인수절차에 착수하고 있는 것을 보면서 당락의 의미가 너무나 극명하게 투영되는 지방자치 현장의 모습을 보게 된다. 하지만 지방의 분위기가 그다지 축제분위기가 고양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일부 지역에서는 주민들마저 당선자들 축하하기는커녕 비아냥거리는 모습까지 보인다. 앞으로 지방자치가 여러 가지로 진통이 클 것으로 예상되는 대목이다. 여기에다 일부 공무원들은 반대성향의 단체를 겨냥하여 이른바 벌써부터 ‘알아서 기는 충성형 행정행태’를 보이기 시작하고 있다. 걱정이 앞서는 대목이다. 이른바 점령군으로서의 자치단체장들의 행태가 은연중에 드러남에 따라 지방자치를 걱정하는 목소리도 서서히 고개를 들고 있다. 국민들의 선택과 심판의 결과이면서도 그 후유증이 만만치 않다. 정치적 멘붕과 공황이 지배하는 대한민국 전역이다.
여기에다 북한이 중국과 밀착하여 새로운 한반도 분위기를 연출하면서 일각에서는 비핵화 추진에 있어 의구심마저 고개를 들고 있기도 하다. 정치적인 공황이 지배하는 사이 우리 사회는 자영업자들을 중심으로 심각한 경제공황현상이 도미노처럼 번지고 있다. 이른바 장사가 안 되어 폐업을 하는 자영업자들이 속출하고 있는 것이다. 경기 침체와 소비 위축, 임대료 폭등에 최근 최저임금 인상이 겹치면서 자영업자 폐업이 속출하고 있다. 국세청에 따르면 2016년 한 해 동안 과세 당국에 폐업 신고한 개인, 법인 사업자는 총 90만9202명이었다. 올해는 100만 명을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음식점과 주점, 카페, 치킨집, 소매점 등을 운영하는 자영업자는 560여 만 명에 달하고 있지만 이들이 경제난을 견디지 못하고 이른바 폐업의 악순환을 거듭하고 있다. 자영업자들의 경제적 멘붕도 한계상황을 넘어서고 있다.
정치, 경제가 공황상태를 방불케 하는 작금의 상황에서 우리는 마냥 지방선거 승리에 도취하거나 낙선의 비감함에 젖어 있을 수만은 없다. 남북문제만 쳐다보며 현실의 주변 상황을 아름답게 장밋빛으로 포장하고 있을 수만은 없다. 최저임금에다 주 52시간 근무제 시행으로 지갑이 열리지 않으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자영업자들에게 돌아가 경제가 기초부터 흔들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오죽하면 폐업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지를 헤아려야 한다. 정부가 창업에만 신경을 쓸 때 폐업의 길을 가야하는 아이러니한 서민경제의 현실이 참으로 안타깝기만 하다. 그런데도 공공부문에서는 지난해 54조라는 조세수입증가율로 사상 최대의 흑자규모를 보였다고 한다. 이율배반의 모순이 아닐 수 없다. 자영업자들은 폐업으로 쓰러져 가는데 말이다.
이런 일련의 사회적 분위기가 서민들의 삶의 고통을 심화시키는 모양새다. 우리는 경제상황이 어려운데도 마치 튼튼한 상황인양 마냥 매화타령만 하고 있을 수 없다. 과거 급작스럽게 닥친 IMF경제위기가 다시 오지 말라는 법이 없다. 서민경제의 파탄이 우리 정치가 바라는 이상향이 결코 아니다. 지방선거에서 돈 한 푼 돌려받지 못하며 정치적 경제적 이중고의 공황상태를 겪고 있는 낙선자들처럼 부채만 짊어진 채 폐업의 길을 걷고 있는 자영업자들의 정신적 고통과 상호 비견될 수 있을 만큼 참담함이 곳곳에서 목도되고 있다. 이런 우리 경제현실을 바로 보고 낙선자들이나 참패정당들도 정치적 공황에서 하루빨리 벗어나야 한다. 국민들의 고통이 심상치 않기 때문이다. 당선자들도 점령군의 자세를 벗어나 보다 겸손하게 우리 서민경제 회생에 우선순위를 두고 적극 나서야 한다. 청년실업율도 역대 최대인 10.5%, 실업자도 무려 112만 명이 넘는다. 참으로 위기이다. 정치적 보복과 반목, 교만과 허세를 벗어나 화합과 겸손의 큰마음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한 요즘이다. 정치, 경제에 닥친 작금의 ‘멘붕’현상을 극복하기 위한 모두의 엄청난 자제력과 솔로몬의 지혜가 요구된다. 물론 이 또한 지나가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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