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선기자


많은 사람들은 ‘대만여행’하면 어떤 이미지를 떠올릴까? 아마도 타이베이에 우뚝 솟아 있는 옥빛의 101빌딩, 대륙에서 온 기질이 느껴지는 웅장한 중정기념당, 홍등이 가득한 지우펀 라오지에(九份老街), 철도에서 날리는 소원 적힌 색색의 천등(天燈), 대나무로 짜 만든 통에 담긴 먹음직스러운 샤오롱바오(小籠包), 예류지질공원(野柳地質公園)에 도도하게 서있는 여왕머리바위 등을 떠올릴 것이다. 오늘은 대만의 랜드마크로 당당히 자리 잡은 여왕머리바위로 유명한 대만의 대표 관광지인 예류지질공원에 대해 이야기해보도록 하겠다.
대만을 찾는 관광객들이 보통 ‘예류’를 간다고 하는데 사실은 예류에 위치한 ‘예류지질공원’을 가는 것이다. 예류라는 명칭은 여러 가지 설이 있다. 하나의 설은 쌀과 관련이 있다. 해안가에 위치한 예류에서는 쌀이 굉장히 귀했다고 한다. 쌀이 부족하여 반드시 내륙에서 공급을 받아야했다. 쌀을 가져오던 상인들은 종종 예류 현지인들에게 약탈을 당했고 이 때 ‘야만인에게 또 당했다.’라는 대만어에서부터 예류라는 지명이 유래되었다고 한다. 대만어에서 유래하여 중국어에서 가장 비슷한 한자로 표기를 했기 때문에 한자의 뜻과는 관련이 없다.
예류지질공원을 가게 되면 마치 다른 행성에 온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특이하게 생긴 바위들이 공원에 산재해있기 때문이다. 1구역에 가면 버섯바위, 생강바위, 촛대바위를 볼 수 있고 한국 관광객에게 일명 하트바위라고 불리는 바위가 있다. 이 바위들은 지반이 지각작용에 의해 상승하였다가 파도, 바람, 햇빛, 기온 차에 의해 침식되고 있다. 바위의 아래 부분은 칼슘이 많은 사암으로 이루어져 있고 위 부분은 딱딱한 암석으로 이루어져 있어서 비교적 침식작용에 약한 아래 부분이 차별적으로 침식되어 마치 버섯과 같은 형상을 하고 있다.
2구역에 가면 많은 사람들이 가장 기대하는 여왕머리(女王頭) 바위를 볼 수 있다. 여왕머리 바위는 이집트의 아름다운 여왕인 네페르티티의 옆모습을 닮았다고 하여 이름이 붙여졌다. 여왕머리바위는 사람들이 줄서서 찍은 그 방향에서만 여왕의 옆모습처럼 보인다. 그리고 이 바위의 현재 목 둘레가 약 138cm로 매우 가늘어 침식작용으로 언제 그 목이 부러질지 모른다고 한다. 그래서 인지 여왕머리바위 앞은 여왕머리바위와 사진을 찍고 싶어 하는 관광객들로 인해 항상 긴 줄이 늘어서 있다.
사실 2009년도에 대만을 처음 가 예류지질공원을 방문하고 이후로도 몇 차례 방문했지만 예류가 딱히 다른 여행지보다 좋다고 못 느꼈다. 그래서 한 동안 지인들과 대만을 방문했을 때도 예류를 방문하지 않았다. 그 후로 몇 년이 지나 다시 예류를 방문할 기회가 있었는데 그 때 오랜만에 온 예류는 그동안 찾지 않은 나에게 자신을 뽐내는 듯 매력을 한껏 보여주었다. 바다의 청록빛, 기암괴석들이 황토빛, 지질공원에 있는 작은 산의 연두빛, 그리고 예류를 뒤덮고 있는 천공의 하늘빛이 어울어져 한 폭의 그림을 만들어내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 후로는 지인들이 대만에 갈 때 반드시 예류지질공원을 추천하고 있다.
자연이 만들어낸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예류지질공원으로 가는 방법은 다양하다. 많은 관광객들이 버스투어를 이용하여 예류를 스펀, 진과스, 지우펀과 함께 다녀오고 있다. 저렴한 가격으로 하루 동안 타이베이 근교의 관광지를 둘러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두 번째로 택시를 대절하여 이동하는 방법이 있다. 이는 편리하기 하나 가격이 조금 더 비싸다. 세 번째로 직접 대중교통을 이용하여 다녀올 수 있는 방법이 있다. 국광(國光)버스 터미널에서 예류로 향하는 버스를 타면 한 번에 예류지질공원까지 갈 수 있다. 하루에 많은 곳을 돌아보는 것을 안 좋아하는 관광객이 느긋하게 예류를 즐기기 좋다.

저작권자 © 대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