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헌태 논설고문

북한의 김정은 위원장이 핵실험 중단과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 중단, 또 핵실험장 폐쇄 등을 결정했다는 매머드뉴스가 전 세계를 뒤흔들고 있다.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미국과 중국, 러시아가 이를 크게 반기는 분위기이다. 일본은 멍한 상태에서 덩달아 이른바 ’부화뇌동형‘ 환영입장이다. 일본 패싱의 우려감을 반영한 듯 북일정상회담의 추진으로 한반도 문제에 수저를 얹히려는 분위기도 보인다. 여러 가지 셈법에 아베스타일, 일본스타일로 나서는 모양새이다. 아무튼 전 세계가 김정은 위원장의 풍계리 핵실험장의 폐쇄 결정에 매우 놀라운 반응을 보이고 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반응은 이를 반기며 기정사실화하는 듯하고 어딘가 사전교감이 이루어진 듯한 냄새도 난다. 남북정상회담과 북미정상회담을 앞둔 사전 정지작업이 향후 엄청난 변화를 예고하는 듯하다. 우리 국민들도 이를 반기면서도 한편으로는 엄청난 속도감에 반신반의하는 분위기도 있다. 하지만 한마디로 엄청난 대사건이 벌어지고 있다는 데는 모두의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그렇다면 한반도에 평화의 봄이 찾아 왔는가 자못 궁금하다. 세계의 시선이 한반도에 쏠리고 있다는 사실이 이에 대한 궁금증을 말해주고 있다. 과연 지구상에 남아있는 최후의 이념대립의 장인 한반도에 평화가 찾아온 것인지 분석들도 요란하다. 청와대는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체제 구축을 꾀하고 있다고 한다. 그것은 바로 정전협정을 평화협정 체제로 전환하는 ‘종전 선언’ 을 논의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세간에서는 평화협정에 대한 불안한 시각을 보이는 보수적 개념도 존재한다. 벌써부터 보수 쪽에서는 핵실험중단은 ‘위장쇼“에 불과하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한마디로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고 있는 것이다. 세계사적인 일대 사건을 놓고도 무슨 사연인지는 모르지만 독설부터 쏟아놓고 있다. 평창동계올림픽에 북한의 참여를 놓고도 평양올림픽이니 뭐니 하면서 폄하하던 엊그제 모습과 비슷한 행보이다. 의도적인 역주행인지 아니면 ’돌다리도 두드려본다‘는 조심성인지는 다소 분간이 어려운 것도 사실이다.
그래도 평창동계올림픽이 평화적으로 잘 마무리된 것은 그나마 어떤 이유에서든 간에 북한 김정은 위원장의 전향적인 자세에서 비롯된 것은 분명하다. 2018년 1월 1일 올림픽 참가와 남북 대화 가능성을 언급한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장의 신년사로부터 시작된 남북문제는 4개월여 동안 마치 롤러코스트를 타는 듯이 정신없이 지내왔다. 짧은 기간 동안에 참으로 많은 일들이 벌어졌다. 신년사부터 시작된 북한 측의 특사 파견과 대북특사방북, 예술단 교류공연, 남북정상회담과 북미정상회담 개최 결정, 핵실험 중단과 미사일발사중단 선언에 이르기까지 숨 가쁘게 돌아간 한반도의 지난 몇 달간의 역사적인 시계는 마치 수십 년 동안 해야 할 일을 한꺼번에 모아놓고 처리를 하는 듯 그 속도감이 엄청났다. 한마디로 북한의 김정은 위원장의 파격행보가 모두를 놀라게 하고 있는 것이다. 모두가 그 뒤를 쫓는 듯하다. 예상을 뛰어넘는 파격행보와 결정에 놀라움을 금치 못하고 있는 것이다. 북한이 어떻게 급작스럽게 이렇게 바뀔 수 있는지 그동안의 행태를 보면서 너무나 의아한 것도 사실이다. 달라져도 너무 달라졌기 때문이다. 핵보유국의 지위는 자신들만이 인정하고 있고 이의 달성을 선언하면서도 앞으로 핵실험을 하지 않겠고 대륙간 탄도미사일도 발사하지 않겠다며 마치 이제 전쟁을 하지 않는 나라가 되겠다는 듯이 나서니 정말 헷갈리는 것은 당연지사이다. 과연 그럴까 하는 의구심을 갖는 사람들도 있다.
그렇지만 역사의 시계는 가고 있다. 북미정상회담보다 먼저 개최되는 남북정상회담에서는 이러한 궁금증을 다소나마 덜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북한이 이제는 핵실험이나 미사일 발사가 아니라 경제건설에 매진하겠다는 새로운 변화의 선언이 한반도의 평화를 위한 긍정적인 전환점이 될 것은 분명하다. 어떤 방식으로든지 이렇게만 된다면 꿈에 그리던 평화의 봄이 찾아온 것이다. 동족상잔의 비극의 역사가 종언을 고하는 세계사적인 대사건이 될 것이다. 트럼프미국대통령도 이점을 강조하고 있다. 트럼프대통령과 북한의 김정은 위원장이 말 전쟁으로 으르렁대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남북특사가 오가고 정상회담을 갖는다며 서로 교감하는 모습을 보면 참으로 격세지감을 느낀다. 햄버거를 같이 먹겠다던 트럼프의 말이 실행되는 순간도 전 세계는 지켜볼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 중국도 전격 방문하며 세계무대에 공식 등장하고 있는 북한 김정은 위원장의 파격행보가 예사롭지 않은 것도 분명하다. 남북이 평화롭게 공존하며 남북통일이 이루어진다면 이 얼마나 감동적인 일인가 싶다. 독일통일을 그렇듯이 말이다. 천문학적인 통일비용이 소요되지만 통일은 민족적 염원이며 한반도 평화의 종결편이다. 살벌한 전쟁분위기가 감돌던 때도 엊그제 같은데 급작스럽게 평화분위기를 타고 있는 것도 마치 꿈꾸는 듯싶다. 하지만 어떤 식으로든지 결론이 날 것이다. 그 수용자세도 가다듬어야 할 시점이다.
안타깝게도 이런 중차대한 역사적 순간에 국내 정치권에는 ’드루킹‘인지 뭔지 듣도 보도 못하던 댓글공작단체가 화두로 등장하여 세간의 저작거리가 되고 있다. 썩은 냄새가 진동한다. 못된 짓을 숨어서 하다가 들킨 형국이다. 거짓말퍼레이드도 여전하다. 앞뒤가 맞지 않는 거짓말들이 드러나면서 예의 그렇듯이 연루사실이 없는 것처럼 비겁한 모습도 보게 된다. 관행을 주장하다 위법이란 선관위의 철퇴를 맞고 나가떨어진 김기식 전 금융감독원장의 전례를 보는 듯하다. 지금 한반도에서 전개되고 있는 역사적인 사건 앞에서 국민정서에도 맞지 않는 수준 낮은 졸작품들의 스토리를 접하는 국민들의 마음이 편치 못하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손바닥으로 하는 가리는 못된 정치판 행태는 이제 종식되어야 한다. 지금이 어느 때인데 거짓이 난무하고 표리부동한 행태를 보이며 국민들의 앞에 서서 정치를 한다는 말인지 참으로 낯이 두꺼운 사람들이 정치판에는 많다. 그 어떤 사람이든지 국민을 기만하는 정상모리배들은 퇴출되어야 한다. 분칠하며 과대 포장하여 선거판에 등장하는 경우가 없어져야 한다. 지금 국민들은 엄청난 역사적인 격변기를 맞고 있다. 한반도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를 통하여 민족공존의 주춧돌을 다시 놓아야 하는 시점에 와 있다. 국민정신건강을 해치는 수준 낮은 황당 댓글사건들은 속전속결로 낱낱이 파헤쳐 소모적인 논쟁에서 하루빨리 벗어나야 한다. 격이 떨어지고 지금 이럴 때가 아니다. 그렇게 갈망하던 평화의 봄을 맞이할 준비 시점이다. 부디 이것이 신기루가 아니길 바라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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