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특별자치시선거관리위원회 강유진

벚꽃이 질 때 쯤이면 그 아쉬움을 장식하듯 복숭아꽃이 피어나기 시작한다. 4월이 깊어지면서 만발한 분홍빛 물결들이 가득하다. 그 꽃길을 걷다보면 오는 6월 13일에 있을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앞두고 문득 도원결의(桃園結義)의 한 장면을 그린다. 유비, 관우, 장비가 복숭아밭에서 의형제를 맺는 이야기는 위대한 프롤로그 중 하나로 손꼽힌다. 후한(後漢) 말, 세 장수는 복숭아나무 아래에서 나은 세상을 위한 신의를 맹세했다. 21세기 대한민국의 같은 나무 아래에 있는 우리는 무엇을 다짐해야 할지 생각해본다.

도원결의 속 세 장수는 환란(患亂)을 극복하고자 했고 훗날 전설이 되었다. 그런 그들에게서 두 가지를 꼽아 상기하고 싶다. 우선, 그들이 세상을 향해 가진 관심이다. 세 장수가 애초에 국사에 관심이 없었다면 그들은 고민조차 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렇다면 그들처럼 애국심만을 고취시키자는 걸까. 그건 아니다. 독일의 소설가이자 평론가인 토마스 만(Thomas Mann)은 ‘민주주의는 자유와 평등, 개인적 가치와 사회적 요구의 조화이다.’라고 말했다.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우리는 민주주의를 지향하는 국민으로서 마땅히 자신의 기대에 맞는 후보자를 고를 수 있는 권리를 가지고 있다. 지역, 연령, 성별을 초월한 국민의 바람 모두가 대한민국 민주주의를 구성하는 목소리인 것이다. 그리고 우리는 그 목소리를 대신하기 위해 우리의 조건에 부합하는 후보자를 물색하며 관심을 가지고 신중히 고민한다. 관심이 생겨야 사고하고, 생각하며 고민할수록 그 결정의 가치는 높아지기 마련이다.

또한, 결심을 현실로 실천한 그들의 행동력을 지목하고 싶다. 세 장수는 맹세를 한 즉시 행동으로 옮겼다. 오늘 날 선거를 앞둔 지금, 우리 지역을 책임지고 이끌어갈 지도자가 누구인지의 판단은 유권자인 개인의 몫이다. 그러나 우리들은 다수가 뜻을 모아 움직이면 더 좋은 세상을 열 수 있다는 것을 안다. 행동함으로써 일어나는 힘을 알고 있다. 유권자의 투표율이 높아 질 수 록 세상이 귀를 여는 것은 당연하다. 다만, 우리가 관심을 가지고 고심하여 내는 목소리가 더 명쾌하게 들리기 위해 투표는 아주 효과적인 방법이라는 것이다. 만약, 유비∙관우∙장비의 객잔 대담이 탁상공론으로 끝이 났다면 이들의 이야기가 오늘까지 회자되지는 못했을 것이다. 우리의 생각이 아무리 지혜롭고 가치있다 하더라도 그저 고민에 그친다면 얼마나 안타깝고 아까운 일인가.

도원결의의 본래 주인공은 고작 세 명이었다. 그러나 이번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열리는 올해, 복숭아 꽃 아래 주인공은 대한민국 유권자 모두이다. 세종의 복사꽃 축제를 즐기는 유권자들이 우리 지역의 미래를 걱정하며 투표 참여의 결연한 의지로 도원결의의 진정한 주인공이 되는 것은 어떨까.

행복한 우리 동네의 민주주의를 이룰 세종의 유권자가 깨어나면 조선의 성군 세종의 흐뭇한 미소가 상상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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