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2022학년도 대입제도 개편안을 8월 말에 발표하기로 하면서 영재고·과학고를 준비하는 중3 학생들이 대입제도 개편방향을 모른 채 고입을 치르는 상황을 맞았다.

입시업계에 따르면 전국 8개 영재고가 이달 원서접수를 하고 2019학년도 신입생을 모집한다. 전국 20개 과학고 가운데 19곳은 올해 8월, 나머지 1곳은 9월에 원서를 받고 신입생을 뽑는다. 대입과 상관없이 특수목적고를 지원하는 학생들도 있지만 내신의 중요성이 점차 커지는 상황에서 대입제도 개편방향을 모른 채 특목고에 지원하는 것은 '깜깜이 지원'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문제는 지난해 정권교체 이후 교육부가 급박하게 대학수학능력시험 절대평가를 추진·유예하다 이런 상황이 발생했다는 점이다. 교육부는 지난해 초, 수능시험 개편 시안을 5월까지 내놓기로 한 바 있다. 문·이과 통합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새 교육과정(2015 개정 교육과정)이 적용되면서 2021학년도 수능부터 수학 가/나형을 합칠지, 고교생이 새로 배우게 되는 통합사회·통합과학을 수능에 추가할지 등이 쟁점이었다.

특목고를 중심으로 고교 입시가 8월에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때문에 5월에 시안을 내고 7월까지 확정해야 한다는 게 당시 교육부 관계자들의 설명이었다. 하지만 정권교체로 갑자기 수능 개편 논의점이 '절대평가'로 바뀌면서 개편안 발표가 지연됐다.

교육부는 예정보다 석 달 늦은 8월에야 급박하게 절대평가 시안을 내놨다가 여론에 밀려 개편 유예를 결정했지만, 2019학년도 고입 일정을 고려하는 대신 기계적으로 '1년 뒤' 새 대입 개편안을 발표하기로 했다.

특목고 입시가 먼저 시작될 텐데 대입 개편방안을 8월에 발표하면 늦지 않느냐는 지적에 당시 김상곤 사회부총리는 대입 '3년 6개월 예고제'를 언급하며 문제가 없다고 답했다. 이진석 당시 대학정책실장 직무대리도 대입 개편이 원래 8월에 예정돼 있었다며 교육부가 '5월 시안 발표, 7월 확정'이라는 계획을 세운 적이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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