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내 성 관련 비위가 연일 언론에 오르내리고 있다. 특히 상명하복의 관계가 뚜렷한 군대, 경찰, 학교, 정치권에서는 물론이고 사회 전반적인 곳에서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 최근 공론화된 고위 공직자의 성추행 사건 또한 폐쇄적인 문화가 정착되어 있는 공직계열의 회식자리에서 발생하였다.

물론 직장 내 성 비위 관련 예방 교육을 매월 실시하고 있으며 직장인들은 의무적으로 교육을 들어야 한다. 그러나 성 비위에 관련한 사건 사고가 끊이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으나 필자는 그릇된 회식문화가 성 비위 사건을 부추긴다고 생각한다. 최근 직장 내 성희롱 설문조사에 의하면, 여성 직장인과 대학생의 30%가 술 취한 선배에게 성희롱·추행을 당했다는 응답을 하였으며, 가해자의 79%가 직장상사라는 응답을 하였다. 술자리에서 행해지는 성 비위 사건이 올바른 직장 문화에 멍이 들게 하고 있으며 가해자에게는 ‘술을 마셔서 실수했다’는 좋은 변명거리를 제공해주며 피해자는 ‘회식자리 분위기의 눈치 보느라’ 라며 속수무책으로 피해를 보게 되는 것이 현실이다.

요즘은 늦은 퇴근으로 인해 즐길 거리가 제한되었던 과거와 다르다. 퇴근시간이 앞당겨 지고, 영화·연극·스포츠를 즐길 수 있는 문화 공간이 많이 갖춰져 있으며, 종류 또한 다양하다. 술자리 회식 대신 스포츠와 문화 즐기기 회식이 어디 성 비위 사건만 예방 하는가 음주운전·주취소란을 예방하면서 동시에 체력과 동료애를 느끼게 해주는 일거다득의 효과가 있다. 이제는 회식=술이라는 공식을 깨고 건전한 문화회식의 자리를 정착시켜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천안서북경찰서 쌍용지구대 경위 박 현 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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