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조병진 (전) 서산시 산림공원과장

강산이 변한다. 세월의 나이테에 따라 산림정책도 변하고 있다.

치산녹화를 최우선으로 하였던 60년대와 경제림육성으로 전환하였던 80년대, 하지만 지금은 1차 산업으로 여기던 우리나라의 산림사업이 3차에서 6차 산업으로 변모해가고 있으며, 국민의 기대욕구도 단순한 연료채취목적의 임업소득원에서 점차 건강증진 여가선용 대상이 되었고 이젠 웰빙시대 에서 힐링시대로 변하고 있다.

산림에 대한 급격하게 변하고 있는 국민의 기대욕구를 충족시키는 한편 산림에서 창출되는 문화 및 휴양기능을 적극적으로 활용 국민에게 쾌적하고 안전한 산림문화 휴양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국민의 삶에 질을 향상시킴의 목적으로 목표를 수정할 때 이다.

산림문화의 임무는 앞선 세대 덕분에 오늘의 산림을 우리들이 향유한다는 자각과 다음세대에 부끄럽지 않게 산림에 대한 우리책무의 중요성을 우리사회의 마음에 심는 일이 급선무라 생각한다.

이제 우리는 숲을 새롭게 보아야 한다. 숲을 가꾸고 지키는 일이 사라져 가는 금수강산을 복원하는 일이고 잊혀 져 가는 생명의 문화를 창달하는 길이며, 흐려져 가는 민족의 정체성을 되살리는 길과 다르지 않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생명의 원천이며 삶의 터전이고, 정신문화의 고향인 숲의 가치는 자연과 인간이 공존해야만 될 새로운 문화에서 더욱 주목 받을 것이다.

숲에 대한 인식이 새롭게 바뀌고 있다.

산림이 보유하고 있던 재래의 단순한 목재를 생산하는 개념과는 오히려 다른 가치체제가 우리에게 다가오고 있다.

단순하게 양적자원으로서의 가치보다 오히려 자연과 인간이 문화적으로 화합할 수 있는 공간으로서의 가치에 더 중요성을 부여하는 것이 세계적인 추세이다.

숲은 지구가족의 생물다양성을 지켜주는 최후의 보루로, 자연과 인간의 화합을 위한 문화공간으로서 그 가치가 새롭게 인정받고 있다.

숲은 생태맹(인간이 자연과는 떨어질 수 없는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음을 인식하지 못하는 상태)을 극복하기 위한 교육의 장, 자연보존 윤리의 실습장으로 활용할 뿐만 아니라, 환경윤리와 같은 새로운 윤리의 실습공간이나 내면적 체험을 중시여기는 자연조화의 체험공간으로 활용해야 된다.

숲은 자연과 인간을 문화적으로 화합시킬 수 있는 매개체이다.자연에 대한 우리조상들의 인식은 오늘날과 달랐음을 나무나 숲을 통해서도 알 수 있다.

정이품이라는 벼슬을 나무에게 줄 정도의 정신적 여유, 나무를 가꾸고 보호하기 위해서 높은 벼슬이라는 상징적 이입을 적용 시킬 수 있을 정도의 자연관, 오늘날에서야 서구에서 겨우 제기되고 있는 이런 것을 문화적으로 지속가능한 환경인식이라고 이야기 할 수 있다.

숲은 자아실현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공간이다. 숲은 현대 문명병의 살아 있는 병원이며, 숲은 민족정체성을 확인할 수 있는 생명문화재이다.

요즘 특히 도심지에서 지나친 개발이익을 추구하다보니 선진국에 비해 도시 숲조성이 빈약하고 관심이 저조하다보니 도시열섬화현상이 심화돼 미세먼지 차감부족등 심각한 생활주거환경과 도시미관에 심각한 지장을 초래하고 있는 실정인 것이 사실이다.

뿌리를 망각한 민족은 흔히 몰락한다고 한다. 숲은 한민족의 정체성을 지켜주는 뿌리이며 국토의 얼굴이기도 하다.

물질적인 풍요 속에 정신적, 정서적 빈곤의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이 추구해야 할 문화적 가치 추구는 현대인이 갖고 있는 문화적 향수이고, 이러한 향수는 숲에서 찾을 수 있다.

숲은 우리조상들의 영혼과 숨길을 간직한 채 살아있는 문화재이고 우리 국토의 얼굴이기 때문이다.
숲에는 이렇게 많은 우리조상들의 숨결이 숨어있다.

우리가 산에 가는 것은 바로 조상을 만나러 고향에 가는 것과 다르지 않다. 산림은 그냥 바라보기만 하는 공간이 아니다.

숲은 나무의 거친 줄기나 새봄의 부드러운 새싹을, 찔레의 가시를 느껴볼 수 있는 장소이며, 새들과 벌레와 나무와, 개울물의 소리를 들을 수 있는 곳이며, 부드러운 흙과 꽃과 풀잎 향기를 느껴볼 수 있는 곳이다.
숲이 가진 다양한 모습을 느껴보고 체험해 보는 것은 물질적 풍요와 정신적 빈곤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에게 다양한 면에서 중요하다.

우선 이들은 우리 선조들이 느꼈던 소리요, 냄새요, 감촉이기 때문에 선조와 우리를 연결해주는 끈이 된다. 또한 요즘같이 고향을 잃고 사는 세상에서 우리의 자리를 확인시켜 주는 정체성이 된다.
우리가 소중이 해야 할 것이 바로 우리의 자리에 대한 인식이다.

우리의 자리, 한국의 자리는 바로 우리 숲에 가서 체험할 수 있는 냄새, 소리, 감촉 등에서만 얻어 질 수 있다.

앞으로 우리사회가 건전하게 발전하기 위해서는 경제적으로만 지속성장을 할 것이 아니라 문화적으로 지속성장을 하지 않으면 안 될 것이다.

우리의 것이 무궁무진하게 담겨져 있는 숲을 통해 좀더 우리의 것을 찾는 노력을 할 때, 삶의 질은 향상될 것이고 우리는 우리문화의 정체성을 계승하고, 숲과 나무의 소중함을 알리고 사람과 숲이 어우러진 풍요롭고 아름다운 우리의 녹색 터전이 요구 된다.

조병진 (전) 서산시 산림공원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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