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산경찰서 청문감사관 지근원

국제투명성기구(Transparency International)발표 자료에 따르면 2017년 우리나라의 부패인식지수(Corruption Perceptions Index. CPI)가 100점 만점에 54점으로 지난해 보다 1점 올랐다. 이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35개국 중 29위, 조사대상 180개국 중 51위를 기록했다. 1위는 뉴질랜드(89점), 2위는 덴마크(88점), 핀란드와 노르웨이·스위스가 85점으로 공동 3위를 차지했으며 아시아에서는 싱가포르 6위(84점), 홍콩 13위(77점), 일본 20위(73점)등이 좋은 평가를 받았다.

국제투명성 기구는 부패인식지수 50점대는 절대 부패에서 갓 벗어난 상태이고 70점대가 되어야 사회가 전반적으로 투명한 상태라고 평가하고 있다고 한다.

한국의 CPI는 지난 2009년과 2010년 39위, 2011년 43위로 떨어진 뒤 2015년까지 40위권에 머물렀고 2016년에는 53점으로 52위로 대폭 하락하여 지난 10년간 낙제점을 면치 못하고 있다.

우리는 세계 10위권의 경제규모와 국민소득 3만달러 시대를 살고 있고 얼마 전 세계인들의 눈과 귀가 집중된 가운데 평창 동계 올림픽을 성공적으로 개최했다. 하계 올림픽과 동계 올림픽을 모두 개최한 국가는 우리나라를 포함 8개국 밖에 없는데 국격에 어울리지 않는 부패인식지수는 다시 한번 생각해 볼 문제가 아닌가 싶다.

물론 지난 정부 말기 혼란스러웠던 정국상황과 대형 부패·비리사건으로 다소 영향을 받은 것도 부인할 수 없겠지만 지난 10년간 지속적으로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음은 시사 하는바가 크다.

우리사회는 지난 50여년간 전쟁의 폐허를 딛고 산업화와 민주화과정을 거치면서 눈부신 경제발전과 세계인들이 부러울 정도로 민주화를 이루어냈다. 이러한 고도성장의 이면에는 비효율과 부정부패로 대표되는 도덕적 해이가 사회곳곳에 만연해있다.
청렴도는 경제성장의 중요한 요소이며 국가의 신뢰도 및 경쟁력과 직결된다.

부정청탁금지법이 시행 된지 2년여가 흘렀다. 그동안 공직을 비롯한 우리 사회가 맑고 투명해진 것은 틀림없다. 그러나 아직도 사회 곳곳에는 부패·비리의 관행이 미풍양속 처럼 잔존하고 있는 것 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얼마 전 모 부처 공무원들이 상한액을 넘는 밥값 천원 때문에 무더기 징계를 받았다는 언론보도를 본적이다. 아주 작은 액수이고 사소할지 몰라도 우리가 작은 잘못에 양심의 울림이 없다면 큰 잘못에도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못할 것이다.

버클리대학의 저명한 인류학자 존 옥부는 물질의 변화보다 정신문화의 속도가 느리다고 지적한바 있다. 고도 성장기 우리사회에 만연했던 주고받는 문화 덕분에 부패에 대한 인식을 쉽게 바꾸기 어렵다는 것은 누구나 인식하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제는 의식전환을 통해 부정·부패의 고리를 끊어내지 않고서는 한발자국도 성장할 수 없다는 것을 공감하지 않으면 안 될 것이다.

정부에서도 반부패정책협의회를 출범하고 채용비리 척결 등 종합대책을 강도 높게 추진하고 있는 만큼, 공직자 스스로가 보다 엄격한 기준으로 실천해야 할 것 이며, 국민들도 스스로를 돌아보고 정치인이 받은 거액은 뇌물이고 내가 받거나 공무원에게 대접한 식사는 뇌물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내로남불식 사고를 바꾼다면 국격에 걸맞는 청렴도는 완성될 것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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