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장애인컬링협회

[대전투데이 대전= 이정복 기자]‘2018 평창 동계패럴림픽 대회’가 40여일(3월 9일~18일) 앞으로 다가왔다. ‘평창 동계올림픽 대회’가 끝나면 시작하는 동계패럴림픽은 신체적 장애를 극복하고 투지와 인내의 인간승리 드라마를 볼 수 있다는 기대감에 벌써부터 전 세계인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동계패럴림픽 종목 모두가 흥미진진하겠지만 그 중에서도 치열한 두뇌싸움과 기술이 필요한‘컬링’이 주목받고 있다. 최근 로이터통신은 스코틀랜드와 캐나다에서만 유행하던‘변방의 동계스포츠’컬링이 2018 평창동계올림픽을 기점으로 세계적인 스포츠로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컬링은 중세 스코틀랜드인들이 언 연못에서 하던 놀이에서 탄생했다. 추운 날씨가 뒷받침해야 하는 스포츠였다. 그러나 지금은 지붕을 덮고 얼음을 얼릴 수만 있다면 해가 쨍쨍한 장소와 날씨에서도 컬링을 할 수 있다. 그래서인지 컬링을 즐기는 마니아들이 장애인들 사이에서도 급속히 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대전에서도 열악한 환경을 극복하고 휠체어 컬링 보급과 훈련에 여념이 없는 단체가 있어 화제다.

대전장애인컬링협회(회장 김기선·43)가 바로 그곳. 대전장애인컬링협회는 지난 2012년 10월 5일 창립했고, 대한장애인컬링협회 및 대전시 장애인체육회의 정식 가맹단체이다. 현재 이 협회에는 회장을 비롯한 임원 5명과 10명의 선수 등으로 구성돼 있으며, 사무실은 한밭종합운동장 주경기장에 있다.

‘휠체어컬링’은 경기규칙은 일반 컬링과 동일하지만 다른 점이 있다면 남녀혼성 4인으로 구성돼 있으며, 스톤을 손으로 밀지 않고 휠체어에 앉아서 스틱을 사용한다.

대전장애인 컬링협회 소속 선수들의 연령대는 40대에서 60대까지다. 선수들은 선천적 장애이거나 사고로 인한 장애를 갖고 있다. 하지만 이들의 컬링에 대한 열정과 노력만은 비장애인들에 버금간다. 대전에는 휠체어 컬링을 할 수 있는 경기장 자체가 없기 때문에 매일 운동을 할 수 없는 형편이다.

그래서 한 달에 3~4번 휠체어 전용경기장이 있는 대한장애인체육회 경기도 이천컬링장을 이용하고 있다. 전용경기장이 멀리있다보니 훈련시간도 부족하고 비용 문제도 만만치 않은 것이 현실이다.

이렇듯 어려운 여건속에서도 휠체어컬링 명맥을 유지 할 수 있었던 것은 지난 2016년 1월 취임한 김기선 회장의 헌신적인 노력과 지원이 있기에 가능했다. 김 회장은 대전토박이로 현재 (주)선진유통 폰세상의 대표이기도 하다.

폰세상은 휴대폰케이스와 악세사리 전문 유통업체로 전국에서도 유명세를 타고 있는 업체다. 평소에도 사업으로 눈코뜰새 없이 바쁘지만 자신의 차에 선수들을 태우고 이천컬링장을 찾아 선수들의 훈련을 꼼꼼히 살피고 격려하는 등 궂은 일에 앞장서고 있다.

그래서 선수들은 매 훈련마다 실전과 같이 구슬땀을 흘린다. 비장애인들에 비해 휠체어를 타고 스틱을 움직일 때마다 통증도 심하고 자주 넘어지곤 하지만, 이러한 장애는 선수들에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 컬링장에서 동료 선수들과 호흡을 맞추며 컬링에 집중하다보면 아픔은 금새 잊고 컬링에 몰입하게 된다.

이제는 선수들끼리 눈빛만 봐도 서로 통할 정도로 호흡도 척척 맞는다. 그래서인지 대전장애인컬링협회 선수들은 창립한지 얼마되지 않앗지만 지난 2017년 이천에서 열린 전국휠체어컬링대회에서 4강에 올라 세간에 화제가 되기도 했다.

김기선 회장은“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큰 불평없이 훈련에 최선을 다하는 선수들을 보면 감사하면서도 안타까움을 느낀다”면서 “우리 선수들의 컬링에 대한 순수한 열정과 투혼이 제가 더 우리 협회 발전을 위해 더 노력해야겠다는 의지를 불러 일으키게 한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앞으로 우리 협회와 휠체어컬링팀이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도록 회원 및 재정 확대에 모든 역량을 발휘하겠다”면서 “특히 대전시민들이 휠체어컬링팀에 대한 애정과 관심을 가져 줄 것”을 부탁했다.

이어 그는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그 어느 때보다 동계스포츠에 대한 관심과 투자가 이루어지고 있고, 그 중에서도 휠체어컬링은 메달 획득이 유력한 종목” 이라며 “우리 선수들이 이번 올림픽에서는 대표선수로 선발되지 않았지만 오는 2022년 베이징 올림픽에 대표선수로 발탁되도록 최대한의 지원을 펼치겠다”고 약속했다.

아울러 “대한장애인컬링협회와 대전시장애인체육회, 대전시 등 관계기관과 긴밀한 협조를 통해 장애인들이 육체와 정신을 단련할 수 있도록 휠체어컬링 활성화 및 저변확대에도 힘쓰겠다”면서 “대전에 컬링장 설립 추진과 함께 휠체어 컬링 선수 육성 후원금과 장비 지원 등에 더욱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우리 협회와 휠체어 컬링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과 애정을 가져주시는 최종길 대한 장애인컬링협회장님, 조성호 대전서구의회 의원님과 전병용 대전장애인체육회 사무처장님께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조성호 대전서구의회 의원은 “대전지역에 휠체어컬링팀이 있다는 것을 아는 시민이 별로 많지 않은 것 같다”면서 “하지만 열악한 환경과 조건속에서도 묵묵히 휠체어 컬링 훈련에 여념이 없는 선수들을 보면 대단한 것 같다. 앞으로 이들을 위한 대전에 컬링장 설립이 시급한 만큼 관계기관들의 관심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전병용 대전장애인체육회 사무처장은 “김기선 회장님의 순수한 휠체어컬링에 대한 열정이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대전장애인컬링협회를 이끄는 힘이 아닌가 싶다”면서 “우리 체육회에서도 장애인컬링협회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우리나라 컬링은 물론 장애인컬링 발전을 위해 노력해온 최종길(55) 대한장애인컬링협회장의 노력이 있기에 가능했다.

최 회장은 최근 2018 평창 동계패럴림픽(장애인 동계올림픽)대회 대한민국 선수단 부단장으로 선임됐다. 제4대 대한장애인컬링협회장을 맡은 최종길 부단장은 휠체어컬링의 대중화를 위해 각종 국내대회 및 강습회를 개최하고 있으며 올해 초 완공예정인 의정부컬링센터 건립에도 진두지휘하며 휠체어컬링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고 있다.

최종길 회장은“대전장애인 컬링협회는 김기선 회장을 비롯한 임원들과 선수들이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돈독한 우정과 단합을 통해 전국에서도 가장 성실하고 모범적인 지역협회"라며 "앞으로 대전 선수들이 기량을 쌓아가면 많은 선수들이 2022년 베이징 패럴림픽의 국가대표로 출전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최 회장은“40여일 남은 2018 평창 동계패럴림픽에 대한 국민적 관심과 아낌없는 응원을 부탁드린다”며 “패럴림픽 성공이 대한민국의 위상을 높일 수 있는 기회인 만큼 최선을 다해 활동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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