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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생 정신으로 새로운 대한민국 원년 만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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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1.01  16:2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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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술년 새 아침이다. 송구영신. 새해엔 누구나 희망을 말한다. 오늘 떠오른 해가 어제와 다르지는 않다. 그럼에도 오늘의 새로운 해에 온갖 소망을 담는 건 지난 한 해의 아쉬움 때문이다. 지난해 이날도 마찬가지였다. 그리고 한 해를 보낸 지금, 아쉬움은 여전하고 또 다른 희망이 새록새록 피어오른다. 개인이든, 역사든 이렇게 조금씩 앞으로 나아가게 마련인 것이다. 비록 오늘 꾼 꿈이 내년 다시 아쉬움으로 남더라도 희망을 계속 말해야 하는 이유다. 다만, 그 희망이 어제를 되돌아보는 데서 시작된다는 것은 자명한 일이다. 더구나 그 어제가 여느 해와 다른 격동의 나날이었다면 희망만큼이나 아쉬움 또한 크기 마련이다. 무엇보다 지난해는 다사다난이란 말이 어느 때보다 가슴에 와닿은 한 해였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국내외적으로 유례없는 대형 이슈가 끝없이 쏟아졌고 이들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새해 희망만을 말하기엔 우리에게 닥쳐 있는 현실이 너무나 엄중해 마음이 무거울 수밖에 없다.

돌이켜 보면 지난해는 “이게 나라냐”라며 촛불을 든 국민의 분노와 함께 시작했다. 이는 새로운 대한민국을 향한 희망의 여정이기도 했다. 이처럼 활활 타오른 촛불 민심은 헌정 사상 처음으로 대통령을 탄핵하는 무혈 혁명으로 이어졌다. 대통령 파면에 따른 조기 대선으로 문재인 대통령이 당선되면서 모든 부분에서 개혁 정책이 빠른 속도로 추진되고 있다. 지금껏 누구도 겪어보지 못한 초유의 사태에 다소 혼란이 없진 않았지만 우리 국민의 성숙함을 새삼 확인한 계기였다.

대외적으로도 숨 돌릴 틈이 없었던 한 해였다. 북한이 6차 핵실험과 함께 잇따라 탄도미사일 도발을 이어가면서 한반도의 긴장이 극도로 고조된 것이다. 특히 지난해 11월 29일에는 ICBM(대륙간탄도미사일)을 발사한 뒤, “국가 핵무력 완성의 역사적 대업”이 실현됐다고 선언하기까지 했다. 유엔 등 국제사회의 잇단 대북 제재와 압박에도 아랑곳없이 제 갈 길을 가겠다는 김정은 정권의 폭주 속에 한반도는 그야말로 일촉즉발의 위기 상황에 놓여 있다.

‘스트롱맨’이 들어선 한반도 주위의 상황도 예사롭지 않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취임 이후 제재와 압박 위주의 대북정책을 잇따라 펼치면서 김정은 정권과 한층 더 대립각을 세웠다.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을 기치로 집권 2기를 시작한 중국 시진핑 주석 또한 패권국을 향해 무한질주를 하고 있다. 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사드) 배치를 둘러싼 막무가내식의 보복 등 한중 갈등은 일시 봉합되긴 했지만 향후 언제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를지 불안하기만 하다.

이런 누란의 위기 속에 출범한 새 정부는 아직도 제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다. 조기 대선으로 인수위원회 없이 출범했다는 어려움이 없진 않았지만 인사 참사 등으로 국민에게 실망감을 안겨주기도 했다. 북핵 문제와 관련해서는 우리가 주도권을 갖지 못한 채 미국에 끌려다니며 오락가락하는 모양새를 보였다. 정치권 또한 구태를 벗어나지 못했다. 새 정부 출범과 함께 여야 모두가 약속했던 협치는 실종됐고 ‘적폐와 신적폐’ 공방 속에 끝없는 소모전만 되풀이하고 있다.

그럼에도 새해를 맞는 이 날, 다시 희망을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다. 지난해 이 날 꿈꿨던 희망은 새로운 정부를 탄생시켰다. 새 정부 출범 이후 7개월, 삐걱거림이 없지 않았지만 아쉬움만 운위하기엔 너무 이르다. 지난 한 해가 새로운 대한민국을 위한 설계 단계였다면 올해는 초석을 다지는 더없이 중요한 시기이기 때문이다. 더는 우왕좌왕 머뭇거릴 시간이 없다. 올해 주춧돌을 제대로 세우지 못하면 촛불을 들었던 국민 염원은 또다시 물거품으로 돌아갈지 모른다.

올해는 특히 국내 정치적으로 더없이 중요한 한 해다. 우선 오는 6월 실시될 지방선거는 국내 정치 지형을 한 차례 뒤흔들 대형 이슈다. 이는 새 정부 1년에 대한 중간평가 성격을 띠고 있다. 아울러 앞으로 본격 다가올 지방분권 시대를 이끌어갈 주역을 뽑는다는 점에서 의미가 각별할 수밖에 없다. 올해 지방선거에서 유권자의 어깨가 그 어느 때보다 무거운


이유다. 앞으로 남은 기간 눈을 부릅뜨고 지켜보며 사이비를 걸러내는 현명한 판단이 있어야 하겠다.


아울러 올해는 진정한 지방분권 시대의 원년을 여느냐 하는 기로에 선 해다. 문 대통령이 수차례에 걸쳐 오는 6월 지방선거 때 지방분권 개헌 투표 동시 실시를 약속해왔기 때문이다. 주지하듯이 개헌은 이제 거스를 수 없는 국민적 명령이다. 특히 이번 개헌은 그간 허울뿐이었던 지방자치를 본궤도에 올릴 수 있는 다시없는 기회다. 오랜 적폐인 중앙집권이라는 악습의 고리를 끊는 것은 모두가 함께 잘 사는 나라를 갈구하는 촛불 민심과도 다르지 않다.

하지만 정치권이 이런 국민적 여망과는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은 실망스럽다. 특히 일부 야당은 지방분권은커녕 내년 지방선거 때 개헌 동시 투표 실시 약속마저 헌신짝처럼 차버리며 시대에 역행하고 있다. 국민 여망은 아랑곳없이 오로지 지방선거 유불리만 따지며 딴지를 걸고 있는 것이다. 이런 구태가 새해에도 계속된다면 국민의 단호한 심판을 받을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 정부·여당 또한 한 치의 물러섬 없이 당초의 약속을 지키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정부·여당은 새해를 앞둔 국정 운영 방안에 대해 “국민 모두의 행복을 위해 더 낮은 자세로 임할 것”이라고 밝혔다. 상생이 새로운 나라를 만드는 데 요체라는 이야기다. 이는 비단 정부·여당만의 과제가 아니다. 야당 또한 국정의 파트너로서 상생이라는 공동 가치에 협력해야 마땅하다. 물론 정부·여당의 불합리한 독주에 제동을 하는 역할도 중요하지만 반대를 위한 반대만을 일삼아서는 공멸의 길만 재촉할 뿐이다.

대외적으로도 마찬가지다. 올해도 북핵 문제는 어떤 방향으로 튈지 전혀 예상할 수 없을 정도로 불안하기만 하다. 북핵 해법을 놓고 정치권의 첨예한 대치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특정 해법의 옳고 그름을 떠나 한반도의 운명마저 정략 다툼의 희생물이 되게 할 수는 없다. 국내 문제 이상으로 대외적 사안에서 상생의 미덕이 발휘돼야 할 이유다. 어떤 정략도 결코 국익에 앞설 수는 없기 때문이다.

해는 바뀌었지만 촛불은 아직 미완성이다. 그 미완성의 공백을 메워나가야 하는 것은 결국 국민의 몫일 수밖에 없다. 올해는 상생과 화합이 아니라 갈등과 분열만 조장하는 모든 세력에 단호한 철퇴를 내리는 원년이 되리라 믿는다. 이제 조그만 변화가 시작됐을 뿐이다. 다만, 올해 그 씨앗을 제대로 착근시키지 못한다면 힘겹게 쟁취한 그간의 과실마저 날아갈 수 있다는 걸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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