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헌태논설고문

황금 개띠의 해 무술년 새해가 밝았다. 2018년이다. 언제나 그렇듯이 새해를 맞이하는 마음들은 세계 어느 곳이나 들뜨고 축제분위기이다. 붉게 떠오르는 찬란한 태양을 바라보며 새해의 안녕과 행복, 평화를 기원하는 인류의 마음은 긍정 그자체이다. 부정의 어둡고 침울한 옛것을 모두 던져버리고 이제 새로운 한해의 첫발을 내딛으며 나름대로 새로운 소망을 그려보는 것도 새해의 풍속도이기도 하다. 황금 개띠의 해이기에 더욱 가깝게 느껴지는 새해이다. 충견설화에서 보면 인간을 지키는 개의 모습이 감동적이다. 지금도 동물농장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하여 인간과 함께 동고동락하는 개들의 일상에서부터 다양한 이야기 소재가 감동을 자아내기도 한다. 태국은 그야말로 개들의 천국이다. 개들에게 베푸는 온정이 거리를 가득 메운다. 그래서 개들이 평화롭게 다니며 활보를 한다. 일반인들이 언제나 먹이도 제공한다. 기하급수적으로 늘어가는 개들의 숫자가 예사롭지 않고 각종 대책도 수시로 거론되는 곳이기도 하다. 이른바 황금 개 누렁이들의 천국이 바로 태국이다. 평화와 사랑의 상징처럼 되어 있는 개들의 천국인 태국에서는 무술년을 맞이하는 느낌이 다른 나라와 사뭇 다를 것 같은 느낌마저 든다.
물론 개들의 이야기에는 충견설화만 있는 것은 아니다. 요즘에도 반려견들이 간간이 주인을 물거나 이웃을 물어 심각한 피해를 주는 경우도 왕왕 접하고 있다. 그래서 요즘은 개 목줄을 의무화하고 있다. 애완견 중에는 대형견들도 있어 그 위용부터가 겁이 날 정도이다. 이런 개들을 그냥 방치할 경우에는 자칫 대형 사고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 말썽을 일으키는 개들을 훈련하는 전문 훈련사들이 방송에 등장하여 개들의 버릇을 고치고 생활환경에 조화롭게 적응하도록 하는 장면을 보면 개들과도 올바른 커뮤니케이션이 참 중요하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벌써 우리나라 애견인구가 천만 시대를 맞았다는 사실이 놀랍다. 애견인구, 산업 시장에 대한 추이 전망을 살펴보면 2020년 까지 약 2,000만 애견인구가 넘을 것으로 보이며 그에 따른 애견산업 시장 또한 6조 규모로 2010년 기준으로 약 10년 동안 4배가 증가될 것으로 보인다. 참으로 대단한 증가세이다. 사실 개는 가장 오랫동안 사람과 같이 살던 동물이다. 사전적 의미의 개(학명: Canis lupus familiaris)는 식육목 개과 개속에 속하는 동물로 회색늑대(Canis lupus)의 아종이다. 현대에서 가장 널리 분포하며 개체 수가 가장 많은 지상 육식 동물이기도 하다. 개는 인류가 최초로 가축으로 삼은 동물로 알려져 있으며 역사적으로 애완견, 사냥견으로서 길러 왔다. 대략 전 세계 개의 개체수를 약 10억 마리까지 보고 있다.
우리나라는 개고기, 이른바 보신탕을 아직도 먹고 있는 나라이다. 그래서 영국을 비롯하여 일부 문화권으로부터 성토를 당하기도 한다. 기록을 보면 여러 소수 문화에서 개고기를 먹지만 다른 여러 문화에서는 개고기를 먹는 것을 금기시한다. 고대 로마 시기의 역사가인 유스티누스는 페르시아의 왕 다리우스가 카르타고에게 개고기와 인신공양을 금지하는 포고를 내렸다고 기록하고 있다. 실제 서구의 대부분 문화에서 개고기를 먹는 것은 금기시 되고 있다. 이슬람에서는 재난이 닥친 특별한 상황이 아니라면 개고기가 금지된다. 오늘날에도 개고기를 먹는 문제는 문화적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다. 애완견 천만 시대의 대한민국이 보신탕 문화를 과연 어떻게 해결해 나갈지도 과제이다. 그래서 공식적으로는 식용으로서의 개를 인정하고 있지는 않다. 어찌 보면 비공식적으로 도축되어 식품위생법상 상당한 문제를 안고 있는 것도 숨길 수 없는 현실이다. 복날에는 개 수난 시대이다. 오늘날 애묘까지 등장하고 애견호텔까지 등장한 현실을 감안하면 참으로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애견시대 추한 이면도 있다. 길거리에 버려지는 유기견이다. 그 숫자만도 적게는 8만 마리에서 많게는 10만 마리는 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한집 건너 한집에 애완견을 키우는 시대를 맞지만 이런 문제도 발생하고 있다. 개의 수명은 보통 12년에서 16년 정도이지만, 최근 장수하는 개가 늘어나면서 유기견도 급증하고 있는 것이다. 사회적 문제가 커지다 보니 유기견 분양센터도 등장하였다. 그러나 이와는 달리 애견산업은 활황을 유지하고 있다. 애견브리더와 애견미용사 등 새로운 직업도 나타났다. 2020년 6조 원대 규모로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 애견산업은 동물한방병원과 애견 전용 사진 스튜디오, 동물 장례식장, 애묘산업, 애견캠핑장이 성업 중인 것은 물론 반려견 전용 전원주택단지 조성까지 추진되고 있다. 반려동물 관련 산업이 하루가 다르게 확산하고 있다. 업종도 다양해지고 있는 것이다. 곳곳에 동물한방병원까지 있고 이미 애견호텔, 애견미용실, 애견카페 등은 전근대적인 반려동물 산업이 되고 있다. '동물병원' 외에 요즘에는 애견 한방병원, 동물 재활의학센터, 동물 안과, 동물 치과 등 전문 동물병원도 곳곳에서 문을 열었다. 이제는 동물도 함부로 다르지 못한다. 동물학대처벌법이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이런 시대에 살고 있다.
우리에게 친숙한 누렁이를 연상케 하는 황금 개는 과거부터 우리네 일상 속에서 등장하는 충견과 애견의 상징이기도 하다. 무술년 새해 황금 개, 황금 강아지 이미지를 통하여 좀 더 넉넉하고 여유롭고 평화로운 반려견의 모습이 한층 더 다가선다. 우리네 주변에서 우리를 즐겁게 하고 친근감을 더해주는 동물이 바로 개이기 때문이다. 2018년 무술년 개의 해는 그래서 더욱 반갑다. 새해에는 반려견들이 더욱 활기차게 뛰놀며 웃음꽃이 만발한 사회, 평화로운 세상을 그려본다. 긍정과 화합, 상생의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부정과 증오, 반목, 분열의 단어들을 떨쳐내는 그런 대한민국 사회를 그려보는 소망이 바로 우리 모두의 소망일 것이다. 무술년 황금 개띠의 새해를 맞아 우리 모두가 다시 뛰는 한국인이 되어 희망사회를 함께 일구는 주역으로 우뚝 서는 우리 국민이 되기를 다시금 기원한다. 붉게 타오르며 떠오른 새해의 태양처럼 휘황찬란한 황금 개의 밝은 기운이 온 세상을 밝게 비추는 희망찬 2018년 무술년 새해가 되길 소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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