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병배 기자

매년 연말이 되면 한해를 살아냈다는 뿌듯함과 정초에 세웠던 계획이나 소망이 얼마나 이루어 졌나 돌아보게 된다. 제대로 이루지 못한 계획, 뜻밖에 겪었던 아픔이나 고난에 대해서는 많이 아쉬워하고, 소기의 목적을 이룬 것이나 좋은 일에 대해서는 뿌듯해한다. 그리고는 다시 다가오는 한 해의 소원이나 계획을 세워보기도 한다. 이렇듯 대부분은 늘 같은 날 같지만 송구영신이란 말처럼 정신없이 달려온 한 해를 접어 역사의 뒤편으로 넘기고 새로운 1년의 역사를 쓰기위한 각오와 다짐을 하며 새해를 맞을 준비를 한다.

그러면 2016년을 사람들은 어떻게 말할까? 먼저 대학교수들은 올해를 사자성어로 말했는데 파사현정(破邪顯正)이라고 말했다. 파사현정이란 ‘사악하고 그릇된 것을 부수고 사고방식을 바르게 한다’속뜻은 적폐청산이다.

최재목 영남대 교수(철학과)가 파사현정을 올해의 사자성어로 추천한 이유는 ‘적폐청산’ 때문이다. 최 교수는 “적폐청산의 움직임이 제대로 이뤄져 ‘파사(破邪)’에만 머물지 말고 ‘현정(顯正)’으로 나아갔으면 한다”고 추천 이유를 밝혔다.

역시 파사현정을 올해의 사자성어로 추천한 최경봉 원광대 교수(국어국문학과)의 생각도 다르지 않다. 최 교수는 “사견(邪見)과 사도(邪道)가 정법(正法)을 눌렀던 상황에 시민들은 올바름을 구현하고자 촛불을 들었으며, 나라를 바르게 세울 수 있도록 기반이 마련됐다”며 “적폐청산이 제대로 이뤄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 사자성어는 불교 삼론종의 중요 논저에 실린 고사성어다.지식인들답게 한해의 정치상황을 풍자하고 있는 것 같다.


반면에 국내 중소기업인들은 올해의 경영환경을 나타내는 사자성어로 전쟁터에서 살아 돌아오기를 기약하지 않고 결사적인 각오로 싸우겠다는 의지를 표현한다의 뜻의 파부침주(破釜沈舟)를 선택했다. 이는 중소기업의 체감경기가 3년 연속 악화되는 가운데 결연한 의지로 어려운 경영환경을 극복해 나가겠다는 의미를 담은 것으로 풀이된다.

내년 1월 1일부터 시간당 최저임금이 7530원으로 인상돼 300인 미만 기업의 약 50%는 최저임금 인상을 앞두고 내년에 긴축경영을 예고했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중소기업 300곳을 대상으로 진행한 '중소기업의 경제 상황 인식 및 정책 의견조사'에서 절반 이상이 가장 시급한 정책으로 최저임금 인상 등 노동정책 변화에 따른 부담 완화를 꼽았다.

특히 소상공인들은 PC방·편의점·슈퍼마켓·주유소·이미용업·음식점·택시·경비 등 경영난에 처한 업종에 대해서는 '업종별 차등 적용'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실제로 프랜차이즈·편의점·주유소 등 최저임금을 적용받는 직원들의 비중이 높은 업계는 가격 인상, 인원 감축, 무인점포 전환 등 인건비를 줄일 다양한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모든 것이 옳을 수만은 없을 것이다. 때론 길을 가다 어쩌다가 비틀거릴 때도 있을 것이다. 그래서 아프고, 혼란스럽고, 그만두고 싶을 때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 길이 우리가 기뻐하는 길이면 누구라도 우리의 손을 잡아 주어 넘어지지 않게 할 것이다. 힘든 과정을 지나는 동안 힘이 되고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격려해 주어야 한다. 다시 힘을 내 2018년을 우리가 인정하는 길을 갈 수 있기를 소망한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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