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투논단
김헌태논설고문


북한 귀순병사의 기생충 관련 파문이 국민들의 분노를 촉발하고 있다. 이른바 ‘기생충인권’이다. 이번 사태의 발단을 보면 무엇을 위한 인권이며 논리인지를 국민들은 참으로 의아해 하며 뜬금없다는 반응들이다. 이른바 궤변에 가까운 일련의 스토리가 진행되면서 무엇을 노리고자 하는 저의인지를 이해할 수 없다는 볼멘소리가 이곳저곳에서 들린다. 국민 비난이 거세다. 다시 말해 사경을 헤매던 북한 귀순병사를 살려놓은 이국종교수를 향한 이상한 비난이 대다수 국민들의 공감을 얻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격려와 위로는 못할망정 북한 귀순병사의 기생충 나온 것을 세상에 알렸다며 의료법 위반이니 하면서 경천동지할 일을 저지른 것처럼 침을 튀기며 페이스북에 올리는 것을 보면 우리나라 민주주의가 참으로 많이 발전하고 언론의 자유가 대단한 나라라는 것을 실감케 한다. 하지만 국민들의 반감과 거부감은 하늘을 찌르고 있다.
내용을 들여다보면 최근 김종대 정의당 의원은 JSA 통해 귀순한 북한군 병사의 몸에서 기생충 등이 발견됐다는 의료진 브리핑이 “인격 테러”라고 비판하면서 비롯됐다. 이에 주치의인 이국종 아주대 중증의료센터장이 “개인정보 유출이라는 비난은 견디기 어렵다”고 했다. 이러한 메시지에 김종대 의원은 다시 “의료법 위반이 아닌지 우려된다”고 재반박했다. 김종대 정의당 의원이 최초로 쓴 페이스북 메시지는 이렇다. “우리가 북한보다 나은 게 뭔가? 귀순한 북한 병사는 북한군 추격조로부터 사격을 당해 인간의 존엄과 생명을 부정당했습니다. 사경을 헤매는 동안 남쪽에서 치료받는 동안 몸 안의 기생충과 내장의 분변, 위장의 옥수수까지 다 공개되어 또 인격의 테러를 당했습니다.” 요약하자면 JSA 북한 귀순 병사 관련 의료 브리핑에서 신체정보가 나온 것은 비판의 대상이며 나아가 의료법 위반이라는 것이 주장이다. 논리 그 자체로만 보면 이는 생각해볼 여지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하지만 정의당 김종대 의원의 발언이 마냥 국민들에게 환영 받을 만한 발언인지를 따져본다면 이는 ‘아니올시다’이다. 더욱이 문장의 시작에 “우리가 북한보다 나은 게 뭔가?”라며 비아냥거리는 멘트에서는 참으로 황당하기 그지없다. 이런 비유와 비교가 지금 이 마당에 왜 나오며 합당한 논리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총알세례를 받은 귀순병의 생사여부와 상태 등 모든 것이 궁금한 특수상황이다. 이를 문제시 삼아 대한민국을 북한과 비교하며 폄하하려는 언행이야말로 기생충인격테러 주장을 떠나 공인으로서 결격요인이며 반사회적이자 반국가적인 국민모독의 수준이라며 공분을 사고 있다. 어느 나라 국회의원인가 묻고 싶다는 것이다. 시중에서는 이국종 교수의 기생충 브리핑이 무엇인가 북한의 비참한 실상이 공개되어 안타깝다는 이야기인지 아니면 북한 귀순병사의 기생충인권이 생명을 살린 이국종 교수의 값진 의술과 공헌보다 더 중요하다는 것인지 의아해 하고 있다. 그래서 오히려 국민적인 비난 여론이 들끓고 있다. 사태에 대한 역풍이 거세지자 이국종교수를 비난하는 것이 아니라면서 사과 운운하며 말바꾸기로 슬그머니 꼬랑지를 내렸다. 역시 공감을 얻지 못하고 있다. 심지어 역겹다는 반응들이다.
이국종 교수는 "환자의 생명을 살리는 것이 인권을 지킨 것"이고 국민과 언론의 "알권리"도 어디까지 보장해야 하는지에 대해 고민을 많이 했다“며 브리핑을 통해 자신의 심경을 토로했다. 시중의 여론이야말로 사안의 특수성을 감안할 때 이국종교수가 살려놓은 귀순병에게 인격테러를 가했다고 매도당할 만큼 잘못이 아니라는 지적이다. 자유를 찾아 귀순한 병사가 사경을 헤매는 상태에서 전달되는 시시각각의 소식들은 국민들의 입장에서는 당연히 알아야 하는 특수성이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도 느닷없이 국민들이 공감하지 못하는 민감한 사안과 관련하여 제기한 인격테러 논쟁은 과연 무엇을 얻으려 했는지 그 저의가 궁금하다는 반응들이다. 정말 인격테러와 인권의 중요성을 강조하려는 것인지 아니면 의료법을 이국종 교수에게 알려주려 하는 것인지 명확하게 해야 한다. 공인의 언행은 그 영향력이나 파급력이 너무 크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 문제를 놓고 “우리가 북한보다 나은 게 뭔가?”라는 표현은 왜 등장했는지도 묻지 않을 수 없다. 이국종 교수가 그 정도로 비인권적이며 악질적인 행위를 했는지 밝혀야 한다. 이번 기생충 문제는 인격테러 차원을 떠나 북한의 비참한 사회상을 간접적으로나마 들여다보는 상징적인 사안의 하나로 국민들은 바라보고 있다. 인격테러라는 험악한 용어까지 등장하며 비난받을 사안이 아니라는 점은 분명하다.
더욱 가관인 것은 모기 잡는다고 도끼 들고 설쳐대는 듯한 장면이다. 돈키호테식으로 늘 이상한 행각을 일삼는 인물로 알려진 바로 종북 논란을 일으켰던 재미교포 신은미라는 이름을 가진 인물이다. 기생충연구를 많이 한 모양이다. 사오정드라마의 백미가 아닐 수 없다. 기생충궤변을 위해 기발한 머리를 짜느라 고생깨나 한 듯하다. 천둥에 개 뛰어들 듯 나서서 하는 말이 참으로 가관이다. "인분을 비료로 쓰는 북한에선 자연스런 것이고 과거 남한도 기생충 왕국이었다." "세계적 소프라노나 일부 일본 여성들이 다이어트를 위해 일부러 회충을 키웠다“며 기생충옹호발언으로 거들었다. 그래서 어떻다는 것이냐며 빈축을 사고 있다. 참으로 비호감이다. ”너나 기생충 많이 먹으세요!“란 말이 나오고 있다. 그런데 요즘 우리나라는 구충제 한 알이면 구충 끝이다. 부럽지 않은가 묻고 싶다. 유치한 기생충론을 들을 필요도 없는 나라이다.
여기서 우리는 기생충보다 더 중요한 점을 간과하고 있는 것이 있다. 정작 북한의 인권문제를 비롯하여 핵과 미사일 문제 등 경천동지할 사안에 대하여는 왜 기생충인격테러와 같은 비난과 타도의 목소리가 제대로 나오지 않느냐는 것이다. 더욱이 이번 귀순병사의 생명을 살리는 과정에서 나온 기생충 공개가 우리 사회와 국가를 폄하할 정도인지도 궁금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오히려 이국종 교수의 갖가지 일상사들이 국민감동을 불러일으키고 있어 극명한 대조를 보인다. 그동안 부당한 의료현실에서 고통을 받아온 이국종 교수의 거침없는 직언들이 국민의 마음을 움직이고 있는 것이다. 심지어 이국종교수를 돕자며 중증외상센터 지원에 동의하는 청원이 벌써 21만 명을 넘어서고 있다. 국민들은 정치인의 색깔있는 언행에는 싸늘한 시선을 보내지만 이처럼 불굴의 의지로 귀순병을 살린 이국종교수에게는 따뜻한 시선으로 국민적인 공감과 애정을 보내고 있다. 국민감정이 그렇다. 무릇 공인의 언행은 참으로 신중해야 한다. 국민의 공감을 얻지 못하는 언행은 국민적 지지를 결코 받을 수 없다는 점을 각인시켜 주고 있다. 이번 사태는 사회 지도층들이나 정치인들이 이를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는 뼈아픈 교훈을 남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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