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장 출마 … 새 리더십 발휘하는 시장되겠다”

[대전투데이 대전= 이정복 기자] 우리나라 학계에서 오래전부터 지방자치 정착을 위해 노력해온 교수가 있다. ‘지방자치행정의 달인’으로 유명한 육동일(64) 충남대학교 교수가 그 주인공. 육 교수는 지금도 지방자치에 관한 강의 요청이 오면 전국 어디든 달려간다. 그래서 우리나라 지방자치가 올바르게 정착하는데 학계에서 육 교수만큼 큰 역할을 한 인물도 없다는게 학계의 평가다. 그런 그가 내년 대전시장 출마를 준비중이다. 그의 인생에 있어 시민들을 위한 마지막 봉사라는 마음으로 이번엔 반드시 시장에 당선돼 대전발전에 앞장서겠다는 의지를 밝히고 있다. 육 교수를 만나 그동안의 근황과 앞으로의 정치 행보에 대한 의견을 들어봤다. <편집자 주>

▲교수님. 요즘 근황이 궁금합니다.

요즘 부쩍 바쁘네요. 지금은 학기중이라서 대학에서 후학들을 열심히 가르치고 있습니다. 특히 이번 학기에는 내년의 지방분권형 개헌을 앞두고, 지방자치와 분권의 중요성과 필요성에 대해 전국적으로 특강 요청이 많아서 서울, 광주, 인천, 경기, 강원, 충남 등에서 공무원과 주민들 대상으로 강의를 해오고 있습니다. 물론, 대전에서도 각종 모임에 참석해서 시민들을 만나고 있는데 대전시장이 낙마한 후, 초청하는 단체와 만나자는 분들이 너무 많아서 하루가 부족할 지경입니다. 틈틈이 대전의 쇠퇴위기를 극복할 정책 대안들을 개발하고 가다듬고 있습니다. 중앙정치인들과도 소통을 계속하면서 내년의 지방선거에 대한 구상과 계획도 세워가고 있습니다. 등산 등 운동도 열심히 하고 있고요.

▲교수님은 그동안 지방자치제도가 올바르게 정착하도록 많은 노력을 해오 신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어떠한 일을 해 오셨는지 간략히 말씀해 주시죠.

잘 아시다시피, 저의 생애 대부분을 지방자치 정착을 위해 바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우선 학자로서 꾸준히 집필활동을 통해「한국지방자치행정론」,「자치펀치」,「지방자치와 국가‧지역발전론」같은 저서들을 매년 출간해서 독자들의 호평을 받았고요. 대학 상아탑을 벗어나서 전국을 무대로 지방자치 전도사로서 각종 특강과 토론회에 참석해서 국민들의 공감대 형성에 주력해 왔습니다. 역대 정부마다 빠지지 않고 대통령직속 지방자치관련 위원회에 위원으로 참여해서 지방자치에 대한 제 주장과 논리가 각 정권들의 지방자치 정책에 반영되도록 하는 성과도 있었습니다. 현실적으로는 국정의 혼란과 대전시정이 위기에 직면할 때마다 중앙과 지방언론의 지면을 통해 그 원인과 해결방안을 적시에 제시해서 국정과 시정이 올바른 방향을 잡도록 노력해 왔습니다. 아쉬움도 있지만 큰 보람도 느끼고 있습니다.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최근 권선택 대전시장이 낙마했는데요. 앞으로 내년 지방선거까지 대전시정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됩니다. 또한 대전시민의 정치에 대한 불신이 높아지고 있는데요.

권 전시장은 시장 임기 3년하고 4개월을 보냈습니다. 그러나 취임하자마자 선거법 위반이 족쇄가 되어 권시장의 리더십은 임기내내 크게 위축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재임중 시장이 내린 정책과 인사관련 결정들은 시민들의 공감대를 얻지 못한 채 갈등속에 모두 표류하고 말았습니다. 공무원들도 시장의 거취에만 촉각을 곤두세운 결과, 시정성과는 고사하고 시정에 필요한 정책과 계획들을 제대로 세우지도 못하고 끝난 것은 정말 불행한 일입니다. 대전시정이 정상궤도에서 이탈하여 방향감각을 잃고 우왕좌왕하다 좌초된 꼴입니다. 결국 시민들만 피해를 본 거지요. 대전시와 경쟁하는 타 도시들은 저만큼 앞서 달려가면서 민선 6기를 마무리하고 있는 현실을 대전시민들은 그저 지켜볼 수 밖에 없다는 사실이 통탄스러울 뿐입니다.
그러나 이미 엎지러진 물이고 누구를 탓하고 원망할 여유도 없습니다. 이제부터라도 대전시는 정신을 바짝차리고 이 비상시국을 슬기롭게 극복해 나가야 합니다. 이를 위해 우선, 시장권한대행과 대전시 공무원들은 시민들에 대한 무거운 사명감과 책임감을 확고히 해야 합니다. 그 동안 대전시의 각종 정책들은 냉정하게 재정리해야 합니다. 시장권한대행체제 하에서 신규사업은 어렵기 때문에 계획중이거나 진행중인 정책들을 확대, 유지, 축소, 연착륙, 폐지 등을 기준으로 재분류해서 행정의 일관성과 연속성을 지켜나가야 할 것입니다. 시민들과의 갈등과 대립을 일으킨 일부 정책들(도시철도 2호선, 월평공원 민간특례사업, 갑천친수구역사업 등)은 다음 시장으로 넘기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다소 정책이 지연되더라도 매몰비용을 줄이는게 현명하기 때문입니다.
다음, 내년의 지방선거가 7개월 밖에 남지 않았기 때문에 일부 공무원들의 선거개입이 우려됩니다. 이를 철저히 차단해야 합니다. 대전시정은 지난 10여년 동안 특정 후보 줄서기 관행이 극심했습니다. 선거전에 이미 일부 자리와 승진명단 등 이른바󰡐화이트 리스트’와󰡐블랙 리스트’가 돌아다녔을 정도입니다. 이러한 전례가 다시 되풀이되면 민선 7기 대전시정도 실패하고 말 것입니다. 시장권한 대행은 직을 걸고 이러한 공무원들의 불법 선거관행과 비리를 엄격히 관리해 주길 바랍니다. 내년 지방선거에서 어떤 시장을 뽑느냐가 대전의 미래와 시민들의 삶을 결정할 중요한 선거이기 때문입니다.

▲교수님의 정치철학에 대해 알고 싶습니다.

저는 한 사람을 놓고 간단히 진보다 보수다 평가하는 것은 시대착오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최근 제4차 산업혁형이 급속히 진행되면서 다원화, 글로벌화된 사회에서 진보나 보수 한 축으로 세상을 보고 또 정치를 한다는 것은 위험합니다. 굳이 자평하라면 저는 사회과학을 연구하는 학자로서 현실을 비판적으로 보고 개혁을 촉구하는 진보쪽에 오히려 가깝습니다. 그러나 응용학문인 행정학과 지방자치를 연구하면서 기존의 질서를 존중하고 점진적 변화를 추구하는 보수의 입장을 옹호하기도 합니다. 다시말해서, 그 시대 그 지역에서 필요한 발전정책과 전략에 따라 진보일 때도 있고 보수일 필요도 있어야 하는 것이 오늘의 현실입니다.
대한민국이 이 막중한 안보위기 상황에서 정상적인 방향으로 균형있게 날아가려면 좌우 날개가 힘차게 날개짓을 해야 합니다. 지금 우리는 오른쪽 날개가 부러진 채 왼쪽 날개로만 날려다 보니까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제자리만 맴돌뿐입니다. 진보와 보수는 서로 상대방을 적폐와 제거의 대상으로 몰고갈게 아니라 국리민복을 위해 상호 경쟁과 협력을 하는 자세로 가야 합니다. 특히 보수는 개혁적 보수, 깨끗한 보수, 따뜻한 보수로 완전 탈바꿈해야만 떠난 민심이 돌아올 것입니다. “새 희망(New hope)은 새 인물(New blood)에 의해 만들어 진다” 는 진리를 되새겨야 합니다. 보수당은 새 피를 수혈받아서 새로 태어나야 내년 선거를 경쟁적으로 치를 수 있을 것입니다. 특히, 자유한국당이 새 비전, 새 인물, 새 정책으로 다시 태어나길 기대합니다. 위기에 놓인 대전시도 보수와 진보를 나눌 때가 아닙니다. 우리의 모든 역량을 결집해야 이 위기를 극복할 수 있습니다. 제가 그 변화에 중심에 서겠습니다.

▲내년 6·13 지방선거 전망과 각오는.

내년의 지방선거는 대단히 중요한 선거가 될 것입니다. 쇠퇴하고 있는 대전이 바닥을 치고 다시 재도약하느냐 아니면 나락으로 영영 떨어지느냐가 내년 선거로 결정됩니다. 그야말로 대전과 대전시민들의 미래의 삶과 운명을 좌우하는 중차대한 선거가 될 것입니다. 이제 대전은 변해야 합니다. 새로 시작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 선거를 통해 모든 것을 바꿔야 합니다. 집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공천해 준 대전시장의 낙마에 대해 시민들께 사죄하고 책임지는 자세를 보여야 합니다. 더욱이, 자유한국당은 집권 여당에서 야당이 되었을 뿐만 아니라 보수당이 분열된 상황에서 분위기가 좋지 않습니다. 종전과 같은 경선방식으로 후보를 선출한다면 본 선거에서 필패할 것이 분명합니다. 한국당에서도 당개혁과 인물교체를 공언한 바와 같이 본선경쟁력이 있는 참신한 후보를 전략공천하는 것이 바람직 할 것입니다. 그렇다면 해 볼만 합니다.
저는 그동안 쉼 없이 대전침체의 문제를 이슈화하고 그 극복을 위한 전략과 정책을 준비하는데 최선을 다해왔습니다. 그 많은 노력끝에 현재 저의 의지, 능력, 경륜, 체력 등이 최고 정점에 이르렀습니다. 이 모든 것을 대전시의 재도약과 시민행복 증진에 다 쏟아불 계획입니다. 대전의 이 위기를 그냥 묵과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국가적 그리고 지역적으로 이 위기상황이 제가 사명감을 가지고 오랫동안 갈고 닦은 역할을 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로 인식하고 있습니다. 저는 오랫동안 철저히 준비했고, 내공을 쌓았으며, 때를 기다려왔습니다. 이제 그 때가 온것 같습니다.


▲대전의 현안과제가 무척 많은데요. 그 중에서도 가장 시급한 문제는 무엇이며, 해결방안이 있다면 무엇인지요.

대전의 제일 시급하고 중요한 과제는 대전시민들의 먹거리와 일거리를 만드는 일입니다. 지금 대전의 경제상황은 전국 특․광역시 중 최하위권을 계속 맴돌고 있습니다. 지역총생산 규모는 서울과 경기의 10분의 1에 불과하고, 1인당 지역총생산은 울산의 3분의 1, 충남의 절반밖에 안됩니다. 게다가 2012년 세종시의 출범으로 세종시의 인구는 기아급수로 늘고 있는데 비해 대전은 2013년이래 4년째 인구가 줄어서 150만명의 붕괴를 앞두고 있습니다. 세종시로 유입되는 전체 인구의 3분의 1일 대전시민들입니다. 그야말로 쇠퇴의 징후가 뚜렷하게 나타난 대전의 위기가 아닐 수 없습니다. 시민들도 이러한 도시침체 위기를 피부로 체감하면서 대전의 미래를 걱정하며 동요하고 있는 분위기입니다. 그런데도 대전시는 그동안 이 위기에 적절히 대처하지 못했습니다. 정말 답답하고 속이 상했습니다. 하루속히 대전 도시비전을 재정립하고, 세종시와의 획기적인 상생발전전략을 모색하는 등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여서 시민들의 불안감을 해소시켜 줘야 할 것입니다. 그동안 개인적으로 준비해온 대전시와 세종시와의 적극적이고 획기적인 상생발전 전략은 적절한 시점에 시민들께 제시할 예정입니다. 꼬이고 뒤틀린 시정책들도 정상화시킬 복안이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폴리페서(polifessor) 정치인에 대해 긍정적인 측면과 부정적인 측면이 상존하고 있는데요. 교수님께서는 어떻게 생각하고 계신지요.

저의 경우는 긍정적인 측면이 더 크기 때문에 크게 신경쓰지 않고 있고 시민들께서도 이해해 주시리가 믿고있습니다. 저는 지난 30년 동안 대학에서 강의와 연구를 게을리하지 않았기 때문에 지방자치 분야에서 만큼은 그 전문성과 영향력을 전국적으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그동안 단체장, 지방의원과 공무원을 비롯한 훌륭한 제자들도 많이 배출했고, 많은 제자들로부터 과분한 존경과 신뢰를 받아왔다고 자부합니다. 학문특성상 상아탑에 머물지 않고 지방자치와 지방행정의 현장에 나가서 소통하고 실무를 체험하는 것도 마다하지 않았습니다. 언론과 방송에도 적극 참여해서 많은 국민과 시민들과도 접촉해왔습니다. 그 과정에서 지역 현안이 있을 때마다 문제의 원인을 진단하고 그 해결방안을 제시해왔습니다. 그것이 지방자치 전공 교수로서의 의무라고 생각합니다.
이제 그동안 제가 시민들로부터 받았던 기대와 신뢰를 이제 대전 중흥을 위해 저의 모든 것을 던져서 되갚아야 할 때입니다. 그것이 지금부터 제가 해야 할 시대적 사명감입니다. 이러한 제 생각과 노력을 설령 폴리페서라는 부정적 측면으로 본다고 해도 개의치 않을 것입니다. 제가 연구해서 갈고 닦은 국가와 대전발전을 위한 지식과 정책을 현실적으로 활용하지 못한다면 무슨 의미가 있겠습니까?


▲교수님은 내년 지방선거에 대전시장 출마를 결심하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향후 정치 일정과 어떠한 대전시장이 되고 싶은 지 말씀해 주시죠.

민선자치시대 지역의 대표이자, 광역자치단체의 수장으로서 시장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고 그 영향력이 큽니다. 지금 대전이 필요로 하는 가장 중요한 시장의 리더십은 미래를 보는 혜안과 시민들을 미래로 바르게 인도하는 미래지향적 리더십입니다. 그동안 대전시장들은 멀리 내다보지 못하고 단기적이고 단편적으로 대전시정을 다루다 보니 잘 나가던 대전이 이 쇠퇴의 기로에 서게 된 것입니다. 다음, 대전의 화합과 통합을 이뤄내는 리더십입니다. 대전은 삼남 사람들이 모여사는 평화로운 도시입니다. 그런데 최근 대전시민들이 지역출신별, 이념별, 세대별로 나뉘어 정치적으로 이용됨으로서 분열과 대립이 생겨났습니다. 공무원들도 누구파니 누구 사람이니 하면서 파벌주의가 만연해 있습니다. 이를 깨야합니다.
제가 대전시장이 된다면󰡐대전은 하나󰡑라는 기치아래 대전의 화합과 통합에 주력할 것입니다. 또한, 위기에 놓인 대전은 지금 현 정치인이나 공무원 출신 보다 이를 극복할 새 전략과 지식을 갖춘 전문적 리더가 절실합니다. 끝으로, 정치․행정의 지도자는 윤리적이고 도덕적인 측면에서 시민들은 높은 잣대를 가지고 있음을 항상 잊어서는 안될 것입니다. 내년 지방선거에서는 새 리더십 덕목과 역량을 갖춘 시장을 반드시 선출해 내야만 위기에 놓인 대전을 구할 수 있을 것입니다. 저는 이 시대에 대전이 필요로 하는 새 리더십을 갖춘 대전시장이 될 최소한의 자격을 갖추었다고 감히 자신합니다.
끝으로, 존경하는 시민들께 간곡히 말씀드립니다. 지금의 대전위기는 시민들의 역량으로 충분히 극복해 낼 수 있습니다. 저도 앞장 서겠습니다. 단, 내년 시장선거에서 시민들께서는 대전의 변화를 위한 용기있는 결단을 내리셔야 합니다. 저는 대전시민들의 저력을 믿습니다. 다사다난했던 올 한해를 잘 정리하시고, 2018년 새 해는 대전이 새롭게 도약하는 한 해가 되어서 시민들께서도 잃었던 웃음꽃이 다시 활짝피는 희망의 한 해가 되기를 기원드립니다. 감사합니다.

대담= 이정복 정치행정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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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육 동 일 교수= 충남대 자치행정학과 교수,대한민국시도지사협의회 지방분권특별위원회 위원장, 전국시도의
회의장협의회 정책자문위원회 위원장, 대전중학교 총동창회 회장,연세대학교 대전․세종 동문회 회장 등을 맡고 있고, 전 대전발전연구원 원장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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