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성인 남성 비만 문제가 심각하다. 비만율은 40%를 넘어 5명 중 2명이 비만이다. 이로인해 3명 중 1명은 고혈압이고 5명 중 1명은 고콜레스테롤혈증을 앓고 있다. 이정도 위험수위면 적신호가 아니라 비상벨을 울려야 할 판이다.

6일 보건복지부와 질병관리본부가 내놓은 ‘2016년도 국민건강조사’ 결과는 아연 실색하게 만든다.

지난해 19세 이상 남성의 비만율은 42.3%에 달했다. 여성(26.4%)에 비해 엄청난 차이다. 사회 활동이 가장 왕성한 40대는 무려 49.0%다. 두 사람중 한명은 비만이다. 30대(45.4%)와 50ㆍ60대(39.7%)로 가면 다소 낮아지지만 큰 차이는 없다. 모든 남성의 심각한 문제라는 얘기다.

가장 중요한 원인은 스트레스로 인한 폭음이다. 1회 평균 음주량은 7잔(여성 5잔) 이상이고 주 2회 이상 음주를 하는 ‘고위험 음주율’은 21.2%나 된다. 게다가 운동도 안한다. 이러니 살이 찌고 당연히 만성질환이 따라온다. 30세 이상 고혈압 유병률은 29.1%에 달해 10년래 최고치다. 남성은 3명 중 1명(35.0%)이 고혈압을 앓았다. 고콜레스테롤혈증과 당뇨병 유병률은 19.9%와 11.3%나 된다. 매년 1~2% 포인트씩 높아진다. 금방 20%,30%대로 올라설게 분명하다.

한국 남성의 비만과 그로인한 질병은 향후 건강보험의 아킬레스건이 될 수 있다. 지난해 건강보험에서 진료비로 가장 많이 나간 질병 3위가 고혈압(590만명,3조 177억 원)이고 5위가 당뇨병(270만명,2조 434억 원)이다. 비만 대표 질병인 이 두가지에만 전체 진료비 26조 447억 원의 20% 가량이 쓰여졌다.

나이가 들수록 문제는 더 심각해진다. 65세 이상 노인환자 다발생 질병 1위가 고혈압이다. 게다가 이들 병은 치료가 힘들다. 단지 더 이상 악화되는 것을 막고 현 수준으로 관리하는 게 최선이라는 의사도 있다. 국가차원의 비만대책이 시급하고 절실한 이유다.

안그래도 지금부터 적자재정을 걱정해야 할 건강보험이다. 담배값 인상으로 늘어난 건강증진기금의 절반 이상이 건보재정 지원에 쓰이고 있다. 건강증진기금은 그야말로 국민의 건강증진에 사용되야 한다. 지금이라도 금연뿐 아니라 비만관리 대책에도 건강증진기금을 활용해야 한다.

국가 차원의 비만 관리가 필요한 이유는 또 있다. 지금 국민 건강의 문제는 생물학적 수명의 연장이 아니다.그건 이미 선진국 수준이다. 중요한 건 건강수명이다. 국가적인 비만관리대책은 국민의 행복추구권에 부응하는 책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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