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원대학교 스포츠산업과학부 前 교수 강 병 길

'미꾸라지 한 마리가 온 물을 흐린다.'는 속담이 있다. 이 뜻은 굳이 설명을 하지 않아도 이 속담이 담고 있는 뜻을 알 것이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풀이를 달자면 '잘못된 인성을 가진 사람 하나가 조직사회에 해를 끼친다.'는 것이 그 뜻이다.
 
실제로 이러한 일은 우리 주변에서 심심치 않게 일어난다. 많은 사람들이 경험을 했으리라 생각된다. 요즘 기업에서는 신입사원을 모집 할 때 인성검사를 한다. 주로 인격에 대한 검사를 기본으로 창의성, 조직력, 진실성 등을 골자로 이를 검사하고 있는데 당락을 결정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기 보다는 참고용으로 쓰일 때가 많다. 그러다 보면 가끔 조직 내에 미꾸라지 같은 사람들이 신입사원으로 뽑히기도 한다. 이러한 미꾸라지들은 처음에 웅덩이에 적응하기 위해 자신을 낮추고 움직임을 적게 하며 주변을 살핀다. 그러나 분위기 파악이 끝난 다음에는 조직 내에 기득권을 잡기 위해 온갖 수작을 부리며 마각[馬脚]을 드러낸다.

4대 황제 강희제姜熙齊는 사람을 볼 때 가장 먼저 인품을 보고 그 다음에 학식을 본다고 했다. 제 아무리 학식과 재능이 뛰어나더라도 인품이 완성되지 못하면 절대로 등용시키지 않는다는 얘기다. 그런데 대학교수 임용과정에서는 인성은 보지 않고 학식만 중요시한다. 교수 사회의 많은 갈등들이 바로 여기에 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이런 인성을 가진 사람은 항상 나쁜데 머리를 쓰고 언제나 상대방을 이용해서 이익이나 취하려고 한다. 겉으로는 선한 탈을 쓰고 양처럼 굴면서도 속으로는 늑대와 같이 먹이 감을 호시탐탐 노리고 있다. 자신에게 이익이 되는 사람들 주변에서만 맴돌고, 힘없고 돈 없는 사람은 아예 거들떠보지도 않는다. 겸손과 교만이라는 이중의 탈을 쓰고 그때그때 변신한다.
 
세상에는 좋은 사람과 나쁜 사람이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선하게 살아가고 있다. 타고난 심성이 착할 뿐 아니라, 손해를 보더라도 자신이 참고 넘어간다. 이런 사람들은 평생 살아도 법이 필요 없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수많은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그런 가운데 사람을 잘못 만나면 그 자체로 복잡하게 되고, 고통을 받게 된다. 사기꾼을 만나면 재산을 빼앗기고 회복하기 어려운 상태로 몰락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공직자는 옷을 벗는 경우도 있다. 그러므로 사람을 제대로 보는 법을 빨리 배워야한다. 사람들을 잘 살펴보는 습관을 길러야한다. 상대방이 호의를 베푼다고 해서 무조건 믿고 어울려서는 안 된다. 상대방이 어떤 환경에서 살아왔는가. 숨은 의도를 가지고 행동하는 것은 아닌가. 기본적으로 선한사람인가 아닌가를 잘 따져 보아야 할 것이다.

그동안 발생했던 대형게이트사건을 일으켰던 사람을 보면 수완이 아주 좋다. 뿐만아니라 세상을 삐딱하게 보는 일종의 습관이 되어있다. 이런 사람은 몇 번 그렇게 부정적으로 생각하고 저항하다 보면 알게 모르게 습관이 되어있고. 기본적으로 독특한 심성을 가지고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자기 딴에는 재미가 있고 희열을 느낄지 모르지만. 이런 심성을 가진 사람은 죄의식도 없다. 또한 주위 사람들이 “맞아, 맞아!”라고 맞장구쳐주면 자기의 의견을 정말로 인정하고 동조하는 것으로 착각을 하는 것이다. 나중에는 스스로를 문제의식이 투철한 똑똑한 사람이라고 생각하기도하고. 불의에 맞서는 ‘투사’라고 미화하기도 한다. 그뿐 아니라 유유상종이어서 그런 사람의 주위에는 삐딱한 사람들만 모이게 되고. 이렇게 되면 문제가 심각하게 된다는 생가조차 하지 못하여 끝내는 자멸하게 된다.
그런 사람이 퇴직하고 나면 무엇이 남을까? 부끄러운지도 모르고 상사를 들이받고 조직에 대항했던 무용담이나 할 것이다. 그게 어떤 가치가 있는 줄도 모르고 그런 이야기들로 형해(形骸)화된다. 망가진 당신의 삶이 보상될까? 천만에다. 후회만 남을 공산이 클 것이다. 당신이 직장을 떠나는 날, 조직은 만세를 부를지 모른다. 10년 묵은 체증이 내려갈 정도로 시원해할 것이다.

사회 집단에서의 가장 중요시 되는 것은 1차적인 올바른 사고에 의한 2차적 행동이다. 자신의 섣부른 판단과 그에 따른 오판으로 조직에 미치는 피해는 엄청나다는 사실과 한 사람의 사욕에 의해 십년의 공든 탑이 하루아침에 무너질 수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조직문화를 무시하고 동료들을 생각하지 않는 미꾸라지가 발견되면 과감히 물 밖으로 덜어 내야 한다. 그것이 지금의 각박한 사회에서 버틸 수 있는 동아줄이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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