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비용 항공사는 낮은 비용, 낮은 가격으로 대형항공사와 차별성을 두며 성장했으나 저비용항공사의 항공운임은 현재 대형항공사와 큰 차이가 없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올해 초 진에어를 시작으로 대부분의 항공사에서 항공운임료를 인상하였으며, 업계는 항공권 가격이 2012년 이후 동결되었고 물가상승분을 반영한 인상이라고 밝혔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회장 강정화) 물가감시센터(공동위원장 김천주·김연화)는 각 항공사의 항공권 가격 및 재무현황을 분석하고 저가항공권의 가격 적정성을 검토하였다.

그러나 대형항공사는 무료 위탁수하물 제한이 20kg까지 제공되며 사전좌석지정 서비스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반면, 저비용항공사는 무료 위탁수하물 제한이 15kg에 불과하고 사전좌석지정 서비스 또한 유료로 제공하고 있어 각 서비스 당 7,000원~10,000원의 추가요금이 발생한다. 만약 저비용항공사의 앞좌석 또는 비상구좌석으로 사전좌석지정 서비스를 이용하고 총 수하물의 무게가 20kg이라고 가정할 경우 17,000원~20,000원의 추가요금이 발생하여 최종 요금은 최소 111,200원~최대 123,900원으로 높아지며, 대형항공사보다 최소 1.4%~최대 9.5% 비싼 항공권을 구매하게 된다.

7개 항공사의 2012년 대비 2016년의 영업이익 증가율은 최소 76.9%~최대 2623.4%로, 대형항공사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각각 297.3% 76.9% 증가하였고, 저비용항공사인 제주항공, 진에어, 에어부산이 각각 2623.4%, 260.8%, 817.9%로 증가하여 대형항공사보다 저비용항공사의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영업이익 증가의 큰 원인은 이용객 증가와 유류비 감소에 의한 것으로 보인다. 2012년 대비 2016년의 인천공항을 제외한 각 공항의 이용객이 약 2,280만 명 증가하였는데, 이 중 대형항공사 이용객은 각각 3.5%, 17.7% 증가한 반면 저비용항공사는 약 70%~172% 증가하여 대형항공사보다 저비용항공사의 영업이익이 더 큰 폭으로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

또한, 2012년~2014년 배럴당 약 $120 수준이던 항공유 가격이 2015년 이후 약 $60 수준으로 하락함에 따라 매출원가에서 유류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게 감소하였다. 대한항공의 경우 매출원가에서 유류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2년 약 44%에서 2016년 약 24% 수준으로 감소하였으며 다른 항공사도 2012년 40%대에서 2016년 20%대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 유류비 감소가 영업이익 증가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이번 항공권 가격 인상은 2012년부터 동결된 항공권 가격에 물가상승분을 반영한 것이라고 알려졌지만, 2012년 대비 2016년의 항공사 영업이익 증가율이 76.9%~2623.4%인 상황에서 이는 설득력이 떨어지는 것으로 보이며 올해 초, 진에어를 시작으로 대부분의 항공사에서 비슷한 시기에 비슷한 가격 수준으로 항공권 가격을 인상하여 가격담합도 의심되는 상황이다.

저비용항공사는 국내관광 활성화와 저렴한 비용으로 항공권을 이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각광받았다. 그러나 불필요한 비용을 줄여 합리적인 가격으로 소비자에게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대형항공사에 근접한 가격으로 인상하고, 원래 낮은 가격을 보상하기 위해 유료화한 서비스는 그대로 두고 있어 대형항공사와의 가격 차별성을 두지 못하고 있다. 또한, 저비용항공사들은 비슷한 시기에 비슷한 수준으로 가격을 올려 가격경쟁을 피하고 있다. 항공당국과 경쟁당국은 항공사들의 가격 경쟁이 이루어지지 않는 이유를 조사하고, 경쟁 촉진을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는 "소비자들은 저비용항공사가 낮은 가격에 항공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는 인식을 버리고 가격비교를 꼼꼼히 해야 한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물가감시센터는 물가상승을 빌미로 한 저비용항공사의 가격인상을 규탄하며, 저비용항공사가 소비자들에게 더욱 합리적인 가격으로 항공서비스를 제공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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