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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 인상의 두 얼굴
김태선  |  ktshmk@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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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7.26  15:4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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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헌태논설고문

내년도 최저임금이 7,530원으로 결정됐다. 지난 해 6,030원에 이어 올해 시급 6,470원보다 16.4%나 크게 인상됐다. 최저임금위원회의 결정이다. 사실 최저임금 인상은 최저임금으로 생활하는 저소득근로자들에게는 정말 생존권의 문제이기도 하다. 최소한 최저임금이 만원이 되어야하고 그것도 당장 올려야 한다는 것이 노동계의 주장이지만 그동안의 인상율을 훨씬 웃도는 파격적인 인상폭임은 분명하다. 최저 임금 만원은 2020년으로 넘어갔다. 그래봐야 3년 남았다. 최저임금 논쟁은 대기업이나 자본이 넉넉한 기업들에게는 문제가 될 내용이 아니다. 다만 자영업자나 영세기업들에게는 거의 존망의 기로에 서 있을 수 있는 중대한 문제이다.

우리나라 자영업자들은 줄잡아 570만 명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이들이 바로 최저임금 인상의 직격탄을 맞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들은 대출의존도도 높다. 실제 생계형 자영업자 비중이 높은 숙박과 음식점업 종사자들은 저축은행이나 상호금융 등 제 2금융권으로부터 대출을 많이 받고 있다.

올해 사상 최대 규모라고 한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 1분기 말 비은행금융기관 산업대출 중 숙박·음식점업 대출 잔액은 무려 12조485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3조1401억 원 보다 35.2%나 늘어난 사상 최대치로 분석되고 있다. 여기에다 도소매업의 비은행 대출 증가세도 두드러진다. 올 1분기 말 대출 잔액이 21조1733억 원으로 지난 해 2조875억보다 10.9%가 늘었다. 그동안의 증가세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 특히 숙박과 음식업종은 창업률도 매우 높지만 3년 생존률이 30% 정도로 아주 낮은 업종으로 지목되고 있기도 하다. 대출 금리마저 인상될 경우 치명적인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우려가 역기에서 나오고 있다.

최저임금 인상은 이들 자영업자들에겐 악영향이 불가피하다. 정부가 내년도 최저임금은 올해보다 16.4% 오른 시간당 7,530원으로 결정하면서, 역대 최대 인상액인 1,060원을 기록했다. 한국노동연구원은 최저임금 15% 인상 시에 사업체 인건비 부담은 0.8%포인트 증가하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4인 이하 숙박·음식점업 사업체의 경우 인건비 부담이 4.35%포인트까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것이다. 빚 부담에 허덕이면서 장사도 제대로 되지 않는데 최저임금마저 큰 폭으로 오르니 그야말로 위기상황에 직면하고 있다는 자조 섞인 푸념이 쏟아진다. 쉽게 말해 빚을 얻어서 최저임금 인상분을 맞추어야 하는 최악의 상황이다.

때문에 이런 저소득 영세업자들만의 한숨은 늘어갈 수밖에 없다. 경제 사회전반에 미치는 파장이 클 것으로 보인다. 다행히 정부가 일자리 안정자금 3조원을 최저임금 추가인상분으로 지원하고 경영비용부담을 완화하기 위하여 부가세 공제를 확대한다고 한다. 또한 카드수수료 인하, 임대계약 갱신청구권을 10년으로 확대하고 기타 공정거래질서 확립을 기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최저임금 상승이 물가인상으로 이어지며 시장에 그 책임을 전가한다면 임금 상승의 의미가 퇴색할 수밖에 없다. 소규모 영세업자들이 일자리를 줄이고 대기업근로자와의 임금격차가 더욱 확대되고 시장경제의 왜곡현상 등이 이어질 경우 가득이나 어려운 경제에 치명타를 줄 수도 있다. 숙박·음식점업종이나 중소기업들의 폐업위험도를 충분히 감안하지 않으면 안 될 것이다. 망한 기업에 최저임금이 무슨 의미가 있을 것인가는 불문가지이다.

최저임금이 최소한의 생계비를 보장하는 장치이긴 하지만 이 때문에 문을 닫아 직장이 없어지는 사태가 잇따를 경우 이는 우리가 원하는 상황이 아니다. 정부가 보전해준다고 하지만 만약 이에 대한 긴급 수혈이 제대로 제때 이뤄지지 않을 경우 중소영세업자들이 입는 타격은 상상을 초월할 수 있다. 장사가 잘되어 최저임금보다 훨씬 더 많은 임금을 주면 얼마나 좋겠는가 싶다. 억대 연봉을 받는 대기업 근로자들에게는 남의 얘기로 들릴지 모르지만 참 안타깝다. 단순히 저소득근로자들의 최저임금이 올라 이들에게 큰 도움을 준다고만 생각하면 어불성설이다. 받든 사람이 있듯이 주는 사람이 있는 것이다. 만약 장사가 안 되어 적자에 허덕이면서 최저임금을 맞춘다고 고용주들이 빚을 내어 지급한다면 업체가 얼마나 더 오래 버틸 수 있겠는지 생각하면 그 답은 금방 나온다.

가득이나 청년실업 100만 명 시대를 맞아 일자리 대책이 화두가 되고 있는 시대적 과제이다. 여기에다 아래부터 경제성장 동력이 상실할 경우 최저임금 인상 직격탄을 맞은 570만 명의 자영업자들은 자칫 생존권마저 위협을 받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최저임금 인상, 실업, 일자리 감소, 외국인 근로자들만을 위한 잔치, 대출부담 가중 등 최저임금 인상이 불러온 어두운 면을 도외시 한 채 시장의 자정기능에만 맡길 경우 그 역기능과 파장은 만만치 않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쉽게 말해 흙 파서 인건비 주는 것은 아니다.

벌써부터 해당 업체들은 최저임금 적용에 어떻게 대응할지 그 전략을 짜느라 부산하다. 그동안 지급하던 수당이나 상여금 등을 기본급으로 올려 새로운 틀을 만들기 시작하고 있다. 특히 시간외 근무가 많은 최저임금 직군인 경비와 야간 근무자들의 경우 휴게시간을 늘리는 등 자구책도 강구하고 있다고 한다. 이에 따라 올 하반기에는 최저임금에 대한 대책과 대처방안을 찾기 위해 자영업자뿐만 아니라 병의원과 중소기업, 유통업체 등 관련업계들은 그 인상폭 적용을 놓고 부심할 것으로 보이고 있다. 최저임금은 1인 이상 근로자들 사용하는 모든 사업 또는 사업장이 대상이고 이를 위반할 때는 3년 이하의 징역이나 2천 만 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하는 법적 처벌이 적용되는 강제조항이다. 우리는 최저임금의 두 얼굴을 보고 있다. 우산장수와 짚신장수의 부모마음과 비견이 된다. 대기업이나 돈이 많은 기업들이야 걱정이 없겠지만 중소영세업자들의 걱정은 벌써부터 이만저만이 아니다. 우여곡절 끝에 11조 332억 원의 추경안도 국회를 통과됐다. 중소기업 지원, 일자리 대책 등 사회 경제적인 측면에서도 활성화 방안을 찾아 사회적 분위기를 일신해야 한다. 작금에 장사가 안 된다고 곳곳에서 아우성이다. 최저임금 인상이 두려움의 대상이 되어서는 안 된다. 이를 극복하기 위한 해법은 단 하나이다. 경제가 활성화되어 장사가 잘되고 기업이 잘되어 흑자가 많이 나는 것이다. 그러려면 하루빨리 경제 불황의 긴 터널을 벗어나 사회·경제적인 활기와 추동력을 되찾아야 한다. 그것이 바로 정신이 건강해지고 살맛나는 세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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