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도한 중금속 노출이 청소년의 건강을 해칠 수 있다니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하겠다.
19세기 음악 거장 루드비히 판 베토벤이 어느 날 갑자기 청력을 잃게 된 것은 카드뮴이나 납에 의한 중독 때문으로 알려져 있다. 동물실험과 성인에 대한 역학조사 등에서 납, 카드뮴, 수은 등 중금속이 청력 손실을 가져올 수 있다는 연구가 보고된 바 있지만 청소년에 대한 역학연구는 아직 없다.
이런 가운데 카드뮴이 청소년의 청력 손실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비상을 관심을 끌고 있다.한국연구재단은 가천의대 최윤형 교수 연구팀이 한국 성인과 청소년 6천40명을 대상으로 한 역학조사를 통해 납과 카드뮴의 혈중 농도가 증가하면 청력 손실 위험도 높아진다는 사실을 규명했다고 밝혔다.
카드뮴은 담배 연기나 대기오염·어패류 등을 통해, 납은 가솔린·페인트·통조림 등을 통해 노출된다.
연구팀이 2010∼2012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참여한 20세 이상 성인 5천187명과 12세 이상 청소년 853명을 대상으로 관찰한 결과 성인의 혈중 납 농도가 2배 증가하면 고음역대 청력손실 위험이 1.3배 유의미하게 높아졌다.
고음역대는 전화벨 소리, 새 소리, 비행기 소리 등 3·4·6 kHz(킬로헤르츠) 음역대로, 양쪽 귀 중 어느 한 귀라도 25dB(데시벨) 이하의 고음역대 소리를 듣지 못할 경우 고음역대 청력손실이라 정의한다.
또 성인의 혈중 카드뮴 농도가 2배 증가하면, 고음역대 청력 손실 위험이 1.25배 높아지는 등 납과 카드뮴의 위험도가 비슷하게 나타났다.
카드뮴과 납의 농도가 비교적 낮더라도 일상생활에서 계속 노출되면 청력을 잃을 수 있으므로 청력 손실과 만성 질환을 예방하기 위해 현재의 노출 수준을 낮추는데 심혈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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