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이 23일 발표한 ‘2016년 한국의 사회지표’에 따르면 지난해 고교 졸업자 60만7598명 가운데 69.8%(42만3997명)가 대학에 진학했다. 대학 진학률이 70%를 밑돈 것은 2000년(68.0%) 이후 16년 만에 처음이다. 1980년 27.2%였던 진학률은 2008년 83.8%로 최고치를 찍은 뒤 점차 낮아지고 있다. 이는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영향도 있지만 고졸·대졸 취업률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지난해 청년(15∼29세) 실업률은 9.8%, 청년 실업자 수는 43만5000명이다. 모두 역대 최고 수준이다. 4년제 대학 졸업생의 상황은 더 심각하다. 지난해 4년제 대학 졸업 이상 구직자 중 31만6000명이 실업자다. 전년(27만8000명)보다 3만8000명 늘었다. 반면 고교 졸업자의 취업률은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지난해 마이스터고, 일반고 등의 취업률은 2009년 최저인 16.7%에 불과했으나 2010년 25.9%로 상승하더니 지난해에는 50%에 근접했다.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마이스터고 등 직업계 특성화 고교 정책이 꾸준히 효과를 보면서 고졸 취업률이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낮아지고 있는 추세라고는 하지만 우리나라의 대학 진학률은 여전히 세계 최고 수준이다. 지난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 대학 진학률은 41%다. 일본은 37%, 독일은 28%, 미국은 21%에 불과하다. 독일에서는 직업학교를 나와 중소기업에 취직해도 충분히 높은 소득을 올리고 ‘장인(匠人)’으로 사회적 대우를 받는다고 한다. 독일처럼 우리도 고졸 숙련 전문가가 대접받는 풍토를 만들어가야 한다. 뿌리 깊은 학벌지상주의를 타파하기 위해서는 제도적 장치 등이 촘촘하게 마련돼야 가능한 일이다. 고졸자와 대졸자 간 임금 격차 해소 등 정부와 기업의 부단한 노력이 뒤따라야 한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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