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6 인동장터 독립만세운동 재현행사는 대전시 동구 인동에서 개최하는 민족 독립운동 행사이다. 매년 3월 16일에 개최한다.

대전의 본격적인 만세 시위는 1919년 3월 16일 인동 가마니 시장에서 펼쳐졌다. 장날 정오 겨울동안 짠 가마니가 산더미처럼 쌓여 있는 시장에서 난데없는 ‘대한독립만세’를 외치는 소리가 들렸다.

장꾼들 모두 소리나는 곳으로 달려가 보니 누군가가 쌓여진 가마니 더미 위에서 태극기를 흔들며 만세를 외치고 있었다. 당시 만세운동을 주도했던 이는 30대 청년 양태석(아호 사길)이였고 김노원, 장운심, 권학도 등의 청년들이 태극기를 나누어주며 행진대열을 짜고 시위를 주도했다.

장꾼들은 삽시간에 불어났고 오후를 지나면서 격렬한 시위로 변하여 인동일대와 경찰서가 있는 원동을 돌며 만세를 외쳤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오후가 지나자 용두동에있는 보병대가 출동하여 무차별 총격으로 탄압하기 시적했다. 이날 결국 15명이 사망했고,수 십명이 부상했으며 9명이 체포됐다.

3.16 인동장터 독립만세운동 재현행사는 행사장 일대에 가득한 태극기의 물결이 매우 인상적으로 펼쳐지는 가운데 행사는 당시 만세운동 상황을 재연한 가두행진으로 시작한다. 주민·학생·단체 등 모든 시민들이 태극기를 휘두르며 행진에 참여하여 행사분위기를 고조시킨다.

이어 3.1절 노래 합창, 기미 독립선언문 낭독, 만세삼창으로 다함께 3.16 만세운동의 큰 뜻을 기린 후, 전문 공연단의 마당극이 이어지는데 친일파의 행적 풍자, 명성황후 시해 사건 등과 일본의 혹독한 압제, 학살 및 이를 굴하지 않는 민족의 결연한 의지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이와 함께 독립운동 사진 자료 등을 전시하여 조상들의 조국애를 기리고 독립운동의 의미를 되짚어 보는 데 기여하고 있으며 행사는 매년 3월 16일 인동 쌀시장 앞 도로(전기안전공사 옆)에서 재연되고 있다.

◆ 대전 만세운동의 효시 3·16 인동장터

올해도 대전 동구(구청장 한현택)는 1919년 대전 지역 만세운동의 효시였던 3·16 인동장터 독립만세운동 재연행사를 16일 인동 한국전기안전공사 앞 만세로 광장에서 연다.

구에 따르면 행사는 이날 오후 2시부터 광복단체, 주민, 학생, 동구청 공무원 등 1500여 명이 태극기 물결을 이루며 다양한 퍼포먼스와 함께 인창교에서 출발해 인동 쌀시장으로 돌아오는 독립만세 퍼레이드를 펼치게 된다.

이어 만세로 광장에서 식전공연인 태권무 공연이 선보이고, 의식행사로 국민의례, 고운매합창단의 3·1절 노래합창, 기미독립선언문 낭독, 만세삼창, 독립군가 합창 등이 진행된다.

다음으로 ‘3·16 잊혀지지 않는 인동의 메아리’ 주제공연이 만세운동 당시의 아픔과 절규를 사실과 픽션을 가미한 연기, 무술, 무용으로 생생하게 표현하며 지금의 우리가 해야 할 것이 무엇인지 함께 고민해보자는 메시지를 전달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독립운동 사진전시, 붓글씨로 내 인생 좌우명 쓰기, 독립투사 페이스페인팅, 감옥·고문 체험, 먹거리 장터 등 다채로운 부대행사도 마련된다.

한현택 동구청장은 “우리 스스로 역사를 제대로 알고 찾아내는 노력을 꾸준히 펼쳐야 후손들에게 올바르고 정확한 역사를 전달할 수 있을 것”이라며 “우리 지역에 대한 자긍심과 애향심을 높이게 될 3·16 인동장터 독립만세운동 재연행사에 많은 분들의 관심과 참여를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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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한현택 대전 동구청장

내일이나 모레나 그 어느 즐거운 날에
나는 또 한 줄의 참회록(懺悔錄)을 써야 한다
그때 그 젊은 나이에
왜 그런 부끄런 고백(告白)을 했던가

이 글은 윤동주 시인이 1942년 1월 29일 일본 유학을 앞두고 창씨개명계를 연희전문학교에 제출하기 5일 전, 식민지 지식인으로서의 갈등과 고뇌를 담아 지은 시(詩) ‘참회록’의 일부이다.

최근 시인 윤동주와 그의 사촌 송몽규의 삶을 다룬 영화 ‘동주’, 그리고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강일출 할머니의 실제 이야기인 영화 ‘귀향’이 젊은 세대를 포함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영화의 흥행과 함께 무엇보다도 반가운 것은 일제강점기 아픔과 상처의 역사들이 단지 과거에만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지금 우리들과도 필연적으로 결부되어 있는 현재 진행 중인 역사임을 다시 깨닫게 하고 있는 것이다.

영화에서도 보여주고 있는 일제의 폭력적인 억압과 수탈에 우리 민족은 가만히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지식인, 학생, 농민 등 전국의 각계각층이 참여했던 3·1운동과 함께 우리 지역 대전에서도 여러 독립만세운동이 들불처럼 일어났다. 특히, 그 중에서도 대표적 시발점이자 도화선 역할을 한 것이 바로 ‘3·16 인동장터 독립만세운동’이다.

1919년 3월 16일, 인동 장터에서는 가마니 더미에 올라간 한 청년이 ‘대한독립만세’를 외치며 태극기를 흔들고 밑에서는 여러 청년들이 태극기를 나눠주며 동참하는 모습이 목격되었다. 이들과 합세한 군중들은 인동, 원동 일대를 돌며 만세를 외쳤으나, 용두동에 있던 보병대의 출동으로 15명 사망, 수십 명 부상, 9명 체포라는 비극적 결말을 맞게 되었다. 그러나 3월 27일과 4월 1일 인동에서의 2차, 3차 만세운동과 유성장터 만세운동 등으로 이어지는 마중물이 된 뜻깊은 항거였다.

동구에서는 이날을 기념하고 선열들의 독립운동 정신을 계승하기 위해 지난 2000년부터 ‘3·16 인동장터 독립만세운동’ 재연행사를 매년 개최하고 있다. 인동 쌀시장 앞 대전천 둔치 ‘만세로 광장’에서 열리는 올해 제16회 행사는 만세운동 가두행진, 풍물공연을 시작으로 ‘3·16 나의 함성은 울림이 되었다’공연과 다채로운 체험 프로그램들이 새롭게 선보일 예정이다.

1945년 2월 16일 29세의 짧은 생을 후쿠오카 형무소에서 원인불명의 사인으로 마감할 때까지 암흑의 시대에서 몰락해가는 자신의 모습을 부끄러워하며 시를 통해 스스로의 삶을 성찰했던 시인 윤동주의 삶이 시나브로 필자의 가슴을 먹먹하게 만들고 있음을 느끼게 된다. 더 나아가 진정한 나라사랑이 무엇인지 곱씹어 보게도 된다.

우리 스스로 역사를 제대로 알아야 일본의 역사왜곡 등에도 올바르고 당당한 대처가 가능할 것으로 필자는 믿고 있다. 역사와 자신에 부끄럽지 않도록 지금도 곳곳에서 메아리치는 그날의 함성에 귀 기울여볼 것을 제안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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