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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최고위원, 국회의원 천정배 (안산 단원 갑)

김대중 대통령님! 당신은 “국민의 뜻을 하늘처럼 받들겠다.”고 하셨습니다.

‘민주주의를 위해 서럽고 캄캄하고 한 많은 세월을 후손에게 넘기지 않고, 자유가 들꽃처럼 만발하고, 정의가 강물처럼 흐르고, 통일의 꿈이 무지개처럼 솟아오르는 이 나라’를 만들어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당신은 제 정치의 나침반이고 목표가 되었습니다. 이런 당신이 있어서 저는 두려움 없이 시대의 밤길을 헤치고 정의의 길로 걸어 갈 수 있었습니다. 당신은 우리의 양심과 역사의 DNA입니다.

그리하여 당신은 민주주의와 인권과 평화를 꿈꾸는 모든 사람들의 아버지입니다

제가 중학교를 다니던 시절, 목포에서 연설하던 당신의 모습은 암태도 촌놈에게 꿈을 심어주었습니다. 저는 침 튀기며 어설프게 당신을 흉내 내면서 꿈을 키웠습니다. 28년이 흘러 당신의 부름을 받았을 때 당신은 말씀하셨습니다. “천변호사 인권을 지키려면 수평적 정권교체를 해야 합니다.” 당신의 이 말씀이 제 인생의 방향을 바꿨습니다. 당신은 저 뿐만 아니라 민주주의를 갈망한 모든 사람들의 항해사였습니다. 우리는 김대중이라는 북극성을 바라보면서 얼어붙은 밤바다를 건널 수 있었습니다.

김대중 대통령님! 당신이 개척해 오신 통일의 역정을 생각하면 저는 늘 원효대사가 말씀하신 불일불이(不一不二)라는 말이 떠오릅니다. 하나도 아니고 둘도 아닙니다. 1.5도 아닙니다. 3단계 통일전략을 저는 이렇게 읽었습니다. 남북은 결코 둘이 아닙니다. 불이(不二)입니다. 그렇다고 억지로 하나가 되려고 하면 도리어 수많은 갈등을 피할 수 없게 됩니다. 그 지혜를 오늘 물려받고자 합니다.

김대중 대통령님! 당신이 떠나신 지 이제 2년이 되었습니다. 떠나시기 직전 당신이 하신 ‘하다못해 담벼락을 쳐다보고 욕을 해서라도 민주주의를 지켜야 한다’고 한 그 말씀, 지난 2년 동안 제 가슴과 우리 시대의 가슴을 때리는 거룩한 명령이었습니다. 그렇습니다. 당신을 떠나보낸 지 두 해가 되는 오늘 저는 당신의 아들이 되렵니다. 민주주의와 통일이라는 위대한 발자취를 제가 따르고 이어가겠습니다. 김대중 대통령님 당신의 마지막 명령으로 이 자리에 서 있습니다. 보고 싶습니다.

오늘부터 당신에게 날마다 편지를 쓰고 시대의 길을 열어 나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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