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헌태 논설고문

대한민국이 국내외적으로 사면초가에 몰려있다. 미국에서는 트럼프의 보호무역주의에 따른 관세폭탄 투하로 우리나라 수출기업들의 목줄을 죄기 시작했다. 비록 예견된 일이기는 하지만 아무리 우방이라고는 하지만 자국이기주의인 미국우선주의 앞에서는 모든 것이 무력하고 무의미하다는 현실을 뼈저리게 느끼는 형국이 되고 있다. 성조기를 흔든다고 관세를 무기로 흔드는 트럼프의 기세를 누그러트리기에는 역부족이 되고 있다. 이런 미국의 변화에 우리는 과연 어떻게 대처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무조건 미국은 우리 편이다 하며 짝사랑만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볼 때이다. 대통령 하나가 바뀌었는데도 이렇게 국제질서를 재편하며 모든 길을 로마로가 아니라 미국과 미국인으로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보여주고 있다. 여러 가지 비판도 있지만 자국우선주의라는 대명제 앞에 미국민들도 서서히 녹아드는 형국이다. 바로 트럼프의 의회연설이 높은 호응을 얻고 있는 데서도 엿볼 수 있다. 기존의 틀을 깨면서 겪는 진통이 자국우선주의를 넘어서지는 못하고 있고 이는 앞으로 우리나라의 대미 무역관계에서 빨간불이 켜지고 있음을 직감할 수 있다. 돈키호테 같은 대통령이 자기나라 경제와 자기 나라국민들의 일자리 창출과 근로보호 정책으로 강한 미국 건설의 기치를 높이 들고 있음을 볼 때 역설적으로 부러움을 금치 못한다.
작금에 대한민국의 사드배치문제는 점차 중국의 강력반발에 부딪혀 이른바 사드보복이 본격화되고 있다. 보복 정도가 도를 넘고 극단적 국면이다. 한류문화에 대한 보복이 노골화되는가 싶더니 이제는 샤드배치 부지를 제공했다며 롯데에 대한 압박이 극심하며 중국 진출 한국기업에 대한 디도스 공격, 불매 운동, 수입 불허 조치, 심지어 한국관광 전면 통제에 이르기까지 상상을 초월하는 극단적인 보복조치가 그 도를 넘고 있다. 점차 그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이미 중국관광객들이 급격히 줄어들어 관련 업체들은 울상이다. 한동안 중국관광객들이 몰려들어 싹쓸이 관광에 재미를 보던 때가 바로 엊그제인데 이렇게 하루아침에 썰렁한 매장으로 둔갑해가는 모습을 보며 참으로 묘한 중국과의 거래관계를 실감한다. 중국관광객들로 호황을 누리던 제주도도 밀물처럼 빠져나간 중국관광객들이 돌아오질 않아 업체마다 울상이다. 일부는 심각한 손실발생으로 사업을 접고 있을 지경이다. 사드배치가 북핵 위협으로부터의 자구노력이라고 그토록 해명하고 다니지만 중국은 마이동풍이다. 그렇다면 북핵을 막는 노력이 선행됐어야 하는데 이는 수수방관하고 마치 자구노력을 펼치는 한국이 문제인양 태클을 심하게 거는 중국의 이중성에 우리 국민들은 말문이 막힌다. 이게 중국이었구나 하는 것을 다시금 느끼며 우방이라고 생각하며 착각에 빠져온 것이 망상에 지나지 않았음을 깨닫고 있다. 향후 경계 대상 1호가 중국이 되고 있다. 여기에다 한술 더 떠 중국과 러시아 북한이 공조를 다지는 모습까지 보이고 있으니 우리는 마치 ‘닭 쫓던 개’ 같은 느낌이 들지 않을 수 없다. 문제는 사드배치가 진행되는 한 중국의 사드보복은 더 가중될 것이라는 점이다. 중국에 대한 모든 경제 전략과 우호협력의 전략을 재점검해야할 시점이 아닌가 싶다. 미국은 물론 중국도 이 모양이니 우리나라의 수출기업과 진출기업들의 심경이 어떠할지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시진핑 역시 이중성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자국의 이익을 보호한다면서 말이다. 여기에다 애국심을 충동질하는 중국 당국의 거침없는 보복행위도 가관이다. 자칫 국교단절 사태도 우려된다.
그런가 하면 일본도 마찬가지이다. 독도를 자기네 땅이라고 끈질기게 우기면서 한국과의 대척관계를 강화하고 있다. 소녀상 문제로 불거진 한일관계는 급기야 일본대사마저 자국으로 불러들이며 강경모드를 보이고 있다. 물론 우리나라에서는 더욱 소녀상의 확대설치 분위기로 치달아 향후 접점을 찾기란 그다지 쉽지 않을 전망이다. 그러다 보니까 일본의 극우세력들의 망발과 혐한증을 부추기는 언행도 멈추질 않고 있다. 독도가 자기네 땅이라는 교육에도 혈안이 되어 있다. 침탈의 세력이었던 과거와 현재가 변하지 않는 일본은 정말 지독한 국수주의적인 의식이 깊게 자리하고 있는 것 같다. 향후 우리의 미래 세대들도 이 같은 일본의 막무가내식 주장에 시달리고 대립해야 하는 유산을 안고 살아갈 수밖에 없는 안타까운 현실이다. 가깝고도 먼 나라 일본은 아직도 우리의 의식 속에 고스란히 녹아있다. 과거사의 청산은커녕 늘 불씨를 안고 살아가는 한일관계 속에 당하고만 살아온 듯한 역사적 배경이 가슴 아프다. 최근 여기에는 극우세력의 하나인 아베총리라는 자가 그 중심에 서 있다.
대통령이든 총리든, 주석이든 우리 주변에는 열강들이 자국의 이익을 위하며 자국민들을 위한 셈법에만 골몰하고 있다. 일방적인 짝사랑 시대의 외교 전략과 글로벌 경제 전략으로는 생존할 수 없는 치열한 이해득실의 시대에 접어들었다. 우리나라 경제가 10위권의 세계적인 경제라며 허세를 부릴 그런 때가 지났다. 지금 우리는 안팎으로 위기에 내몰려 있다. 안으로는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에 따른 대통령 탄핵소추라는 비상상황이며 밖으로는 미국과 중국 일본의 자국 우선주의에 밀려 모든 것들이 나락으로 떨어져 참담한 국제적 사면초가의 위기에 직면해 있다. 사드를 통하여 우리나라를 지킨다고 하는 논리를 떠나서도 중국으로부터의 보복을 어떻게 견뎌내느냐 하는 문제는 향후 심각한 중국과의 갈등구조 속에 새로운 양국 관계 설정까지 생각해야 하는 파국의 사태도 대비해야 한다고 본다. 무조건 좋은 게 좋은 것이라는 생각은 그건 우리의 생각일 뿐이다. 중국의 똥고집은 이미 호가 나 있다.
그러나 우리는 이러한 국제적인 사면초가의 상황을 맞고도 대한민국 대통령은 식물대통령이 되어 있다. 나라는 온통 탄핵의 찬반논리에 도끼자루 썩는 줄 모르고 있다. 궤변과 거짓이 난무하는 SNS는 이제 또 다른 국민스트레스의 장이 되고 있다. 시중의 경제는 호전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대선주자들이라는 사람들은 자기가 대통령감임을 내세우며 갖은 아전인수격 언행을 일삼으며 국민 반목과 대립을 부추기고 있다. 대기업은 인력채용을 주저하며 청년실업자는 넘쳐나고 이른바 공시생들이 넘쳐나고 있다. 졸업이 취업이 아니라 졸업이 곧 실업인 나라가 되었다. 요즘 대학을 졸업한 무수한 청년들의 긴 한숨소리가 진동하고 있다. 이 시간도 남의 나라 대통령과 지도자들은 자국과 자국민을 위하여 갖은 셈법을 동원하여 타국 배타논리를 구사하고 있을 때 우리는 내공을 너무 소모하며 대통령과 국민이 맞서는 피곤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대통령과 국민, 국민과 대통령 모두가 무엇이 잘못됐는지를 냉철히 살펴보아야할 위기의 대한민국이다. 난세에 영웅이 필요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는 것 같다. 주변을 둘러보자.

저작권자 © 대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