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창명 병무청장

매년 이맘때가 되면, 앳된 얼굴의 청년들이 지방병무청 근처를 서성거리는 모습을 종종 목격할 수 있다. 병역판정검사를 받기 위해 병무청을 방문한 것이다. 병역의무자들은 검사 전에는 대개 긴장한 표정이지만, 검사 결과를 받고 나가는 모습은 어쩐지 후련해 보인다. 대한민국 남자라면 누구나 이행해야 하는 병역 의무이기에, 올 것이 왔다는 마음일지도 모른다.

병역 의무의 시작은 병역판정검사이다. 병역판정검사는 병역의무자가 현역이나 보충역의 의무를 신체적, 정신적으로 감당할 수 있는지를 살펴보는 검사이다. 올해 병역판정검사는 1월23일부터 11월29일까지 198일간, 전국의 10개 병역판정검사장에서 동시에 실시하게 된다. 검사 대상은 1998년도(19세)에 출생한 사람과 올해 병역판정검사연기 사유가 해소된 사람 등이며, 본인이 희망하는 일자와 장소를 신청해 병역판정검사를 받을 수 있다.

병무청은 2017년부터 병역판정검사를 통해 정예자원 선발이라는 목적을 달성하는 동시에 국민건강 증진을 위한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병역판정검사의 변화는 다음과 같다.

첫째, 모든 병역판정검사 대상자에게 잠복결핵 검사를 실시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OECD 국가 중 결핵발생률 등 결핵지표가 최하위이다. 특히 병역판정검사 대상자는 19세로 결핵 발병 고위험군(만 15세~19세)에 해당한다. 따라서 병영생활 등 집단생활로 인한 결책 전파를 예방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병무청은 올해부터 병역판정검사 시 잠복결핵 검사를 실시하여 양성자는 국가(보건소)에서 무료 치료 후 입영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둘째, 군복무 부적합자를 선별하기 위해 한국국방연구원(KIDA)에서 개발한 ‘新 인성검사 2.0’을 도입하여 시행한다. 기존 203문항이었던 인성검사 문항을 최신 평가체계를 고려하여 신규 문항을 추가, 271문항으로 개선하였다. 이를 통해 정신질환 여부 선별에 중점을 두었던 기존의 검사 체계에서 사고․부적응 관련 위험 요인 및 대인관계 문제를 야기하는 성격의 특성까지 파악할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리커트 4점 척도 양식에 따라 수검자간 변별력을 증대하여 측정을 정교화하였다. 이러한 검사체계 개선으로 군복무 시 발생할 수 있는 사고를 사전에 예방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셋째, 병리검사 항목을 추가하여 종합병원 건강검진 수준의 건강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 개인별로 맞춤식 건강정보 서비스(7개 항목, 55종)를 홈페이지를 통해 제공함으로써 병역판정검사를 통해 국민 건강을 증진시킬 수 있게 되었다.

마지막으로 병역판정검사 과정을 모바일로 실시간 공개하는 서비스를 확대 운영함으로써 병역판정검사를 받는 자녀를 둔 부모님들의 걱정을 덜어드리게 되었다.

매년 34만 명의 병역의무자가 병역판정검사를 받는다. 병무청은 병역판정검사 빅데이터를 분석하여 국민건강증진의 기초자료로 활용할 것이다. 한편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사이버 병역면탈 정보검색능력을 강화하며, 디지털 포렌식(PC나 스마트폰에 저장된 자료를 수집․분석․복원하는 기법) 수사기법을 도입하는 등 과학적인 수사체계도 구축할 계획이다. 이러한 노력이 병역면탈을 선제적으로 예방․차단할 수 있길 기대한다.

대한민국 남자라면 누구나 병역의무를 해야 한다. 그리고 그 시작은 바로 병역판정검사이다. 앞으로도 병무청은 그간의 검사체계 개선과 높은 수준의 검사결과 제공 등에 안주하지 않고, 다양한 국민적 요구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여 끊임없이 변화할 것이다. 모든 국민들이 병무청의 병역판정검사 과정을 신뢰하는 그날까지 투명하고 공정한 병역판정검사를 통해 단 한명의 병역의무자도 불이익을 받는 일이 없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 앞으로 국민들도 병무청의 변화를 행복하게 지켜보아 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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