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헌태 논설고문

요즘 대한민국의 SNS가 이념대립의 전투장이 되어 버린 느낌이다. 무차별적으로 퍼 나르는 실체가 불분명한 내용들이 난무하고 있다. 이른바 가짜뉴스와 불순한 정보들이 범람하고 있다. 인신공격이나 이념대립은 물론 상대방에 대한 무례한 언동으로 일부 카톡방은 쌈판으로 둔갑해 볼썽사나운 논쟁으로 시끌벅적하다. 대한민국을 걱정하는 방법이 달라도 너무 다른 평행선 논쟁이 연일 끊이질 않고 있다. 그러다 보니까 감정싸움으로까지 치달으며 그룹 채팅방이 전투장을 방불케 하고 있다. 문제의 발단은 역시 최순실 국정농단게이트와 관련되어 벌어지고 있는 탄핵 찬반과 특검의 수사에 대한 옹호와 비난이다. 이것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여기에다 대선 후보들까지 입질에 오르내리며 온갖 추악한 스토리들이 여과없이 범람하고 있다. 한마디로 난장판을 연상시킬 정도이다. 자신들이 퍼온 글에 대한 주의와 경고를 던지면 무조건 대척 개념을 두고 기다렸다는 듯이 으르렁대는 형국이다. 무엇이 이들을 이렇게 표독스럽고 극명하게 편갈이를 시키는지 참으로 두려운 양상으로 치닫고 있어 간혹 모골이 송연해 지는 느낌이다. 마치 공산주의와 민주주의의 이념대립을 연상시킨다. 진보와 보수의 대립이라고 혹자는 말하지만 기실 시중 여론을 보면 그것도 아닌 것 같다. 보수라는 개념을 도매금으로 넘겨 버리는 개념도입에 있어 오류가 너무나 많다는 지적도 있다. 보수라고 해서 무조건적으로 불법과 잘못된 것을 옹호하지는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이른바 국정농단은 불법적인 국정농단이라는 것이다. 대다수 국민들은 모든 것이 민주주의의 법과 원칙에 따라 처리됨이 마땅하다는 논리이지 궤변에 의존하여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치졸한 행위에까지 당연하다고 맹종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정상과 비정상은 이성에 따라 판단하는 것이지 궤변에 따라 판단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의 현대사는 좌우 이념대립과 갈등으로 점철된 아픈 상처를 간직하고 있다. 이는 바로 남북이 갈라지는 엄청난 역사적 사건으로 투영됐다. 이 때문에 우리는 동족상잔의 비극과 남북대립의 고통스런 현실을 안고 살아가고 있다. 이는 우리의 역사이고 현실이다. 그런데도 아직도 무수한 남남갈등, 진보와 보수의 대립이 마주보고 달리는 기차처럼 한 치의 양보도 없이 펼쳐지고 있으니 안타깝기 짝이 없다. 정치지도자들이 썩었다고 하더라도 이 땅의 주인인 국민이 썩거나 바른 판단을 하지 못하면 민주주의 국가의 국민임을 포기하는 거와 진배가 없다. 벌써 우리는 엄청난 대가를 치르고 있다. 남북분단의 비극에서 말이다. 그런데도 이를 가볍게 여겨 대한민국을 반석위에 올려놓지 못하거나 줏대를 바로 세우지 못한다면 대한민국의 미래는 없다. 그 어떤 이유로도 불의와 부정부패를 척결되어야한다. 이에 박수를 치는 국민이 있다면 이는 정상성을 벗어난 사람임을 자인하는 것에 다름이 아니다. 소리를 낸다고 다 바른 소리가 아니다. 여기에 올바른 사람소리인지 똥개 짓는 개소리인지도 분명히 가려내야 한다. 왜냐하면 거짓은 결코 진실과 정의를 이길 수 없기 때문이다. 이조차도 구별하지 못한다면 이른바 개념없는 사람이다.

요즘 카톡방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 사람들은 아예 채팅방에서 퇴장하며 집단스트레스를 벗어나고자 하는 모습도 자주 접한다. 한 치의 혀를 잘못 놀리면 개망신을 자초하는 것이 바로 요즘 세상이다. 언젠가 노인폄하발언으로 정치적인 생명에 치명상을 입는 정치인과 국회의원들도 보았다. 생각하는 대로 멋대로 말한다고 다 말이 아니다. 글도 마찬가지이다. 특히 공인들은 더욱 그러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요즘 대한민국의 위기 상황에서 볼라치면 너무 국민들을 이분법으로 재단하며 무모한 편갈이를 일삼는 정치인들의 추한 모습도 보게 된다. 참으로 연민의 정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카톡방 등을 장식하는 무수한 가짜뉴스와 불순한 의도를 담은 출처불명의 정보들이 우리 사회와 국민들의 정신을 좀먹고 있지는 않는지 냉철히 살펴 볼 일이다. 디지털 혁명이 가져온 쌍방형 커뮤니케이션 시대의 무서운 병폐가 바로 SNS를 통해 실시간으로 이뤄지는 무차별적인 그릇된 정보의 범람과 작위적인 여론 호도라는 점에서 이를 정제하고자 하는 자기능력도 필요한 것 같다.

대한민국의 모든 현안을 고스란히 옮겨 놓은 듯한 논의의 장이 바로 SNS가 되고 있지만 분명한 것은 거짓과 불의를 대중에게 심고자 하는 불순세력의 준동을 경계해야 할 시점에 와 있다는 것이다. 오늘의 대한민국 위기는 분명 국민들에게는 청천벽력과 같은 사태이다. 그동안 경제난의 길고 긴 터널에서 국민들은 그나마 새벽을 딛고 일어서 열심히 생업에 종사해 왔을 뿐이다. 왜 선량한 국민들이 아무런 관계도 없는 황당녀인 최순실이라는 강남아줌마의 사리사욕과 국정농단 때문에 극심한 자괴감과 집단적인 패닉 상황에 처해야 하는지 너무나 안타깝다. 정치인들과 비선실세들의 이런 황당한 국정농단은 결코 가볍게 보아서는 안 되는 중차대한 사건임을 그 누구도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이 막중한 위난의 시기에 헛발질을 하거나 헛소리로 국민들의 고통을 가중시키는 불순세력들이 있다면 이는 역사의 이름으로 단죄를 받아 마땅할 것이다. 대선주자들도 우후죽순처럼 등장하여 저마다 자기자랑에 혈안이 되어 있다. 큰 감동을 주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이다. 무엇보다 우리의 아픈 현실을 바로보기 위하여 언론사들의 논조는 물론 우리가 늘 접하는 카톡방 등 SNS를 들여다보며 작금의 현실을 올바로 진단해야 한다. 그래서 국민 피로감이 한계점을 넘어서고 있는 이 난국을 하루빨리 슬기롭게 극복해야 한다. 국민통합과 미래비전을 제시하는 진정한 지도자가 절실한 시점이다. 과연 누가 우리 대한민국을 바르게 이끌 진정한 지도자인지를 철저하게 검증 또 검증하여 앞으로는 불행을 자초하는 국민이 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 바로 작금의 대한민국 사태가 보여주는 아픈 교훈이다. 누가 뭐래도 우리 국민들이 정신 바짝 차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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